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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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허물어진 당 복원에 만족” 개인기로 보수 결집 저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63)가 고개를 숙였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일어났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문 후보에게 큰 격차로 뒤졌다. 정제되지 않은 언행 등으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다.홍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28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 상황실에 나타나 “이번 선거 결과는 수용하고, 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의 ‘당 복원’ 발언은 애초 대선판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출발했지만, 보수층 결집을 이뤄내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도 한때 선거비 보전(득표율 15% 기준)을 걱정했던 한국당이 20% 넘는 지지를 받은 것은 순전히 ‘정치인 홍준표’의 개인기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하지만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자신의 장인을 “영감탱이”로 비하하고, 특정 언론을 향해 “사장과 보도본부장 목을 다 잘라야 한다”고 하는 등 ‘막말 논란’이 ... -
심상정 “새로운 도약의 계기 될 것” 존재감 각인 속 득표율 벽
두 자릿수 득표율의 벽은 아직 높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58)는 6번의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면서 ‘심상정 바람’을 예고했지만, 결국 득표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심 후보는 두 자릿수 득표율 확보가 힘들어진 9일 오후 9시20분쯤 여의도 제2 당사 개표상황실에 들러 “이번 선거는 우리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오늘 끝난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들의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받아안아 우리 정의당은 또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심 후보 측은 TV토론 이후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갈 새로운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사표론’에 밀린 것을 주요 실책으로 분석했다.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있다. 심 후보가 5~6% 득표율로 진보정당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종전 최고 득표율은 16대 대선 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얻은 3.89%였다.특히 TV토론을... -
안철수 “변화 열망에 많이 부족” 양당 사이 제3후보 한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5·9 대선이 낙선으로 끝났다. 5년 전 대선 레이스 도중 자진사퇴한 아쉬움을 딛고 이번엔 원내 제3당을 이끌고 야심차게 재도전했지만 끝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졌다. 확실한 이념적 기반이 없는 제3후보의 한계도 노출했다.안 후보는 9일 오후 10시40분쯤 당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 찾아와 무거운 표정으로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엔 많이 부족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안 후보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양당 정치에 균열을 내고 중도 성향 지지자들의 구심이 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정 지역·세대·이념에 갇히지 않고 고른 지지를 받은 점도 유의미하다. 대선후보 등록과 함께 의원직을 사퇴한 안 후보는 당분간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상황을 둘러보러 외국에 나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
유승민 “개혁보수 새 희망의 씨앗” 집단탈당 딛고 완주 뚝심
‘기적의 역전 만루홈런은 없었다.’바른정당 유승민 후보(59)는 19대 대선에서 목표했던 ‘역전 만루홈런’을 치지 못했다. 개혁보수 신생 정당 깃발을 들고 도전한 첫 대선에서 민심의 벽을 확인했다.유 후보는 투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9일 밤 11시30분쯤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저를 지켜주신 국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이어 “무엇보다 제가 추구하는 개혁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신 국민들 덕분에 바른정당으로서는, 저로서는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며 “이 씨앗을 소중히 키워서 싹을 틔우고 언젠가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쓰라리기만 한 패배는 아니다. 당 의원들의 집단탈당 사태를 딛고도 완주하면서 뚝심을 인정받았다. 선거 막판엔 보수정당으로선 이례적으로 수도권과 젊은층의 지지도가 높아졌다. 개혁보수 지지층을 확장한 것이다. 일부에서 인정받던 ‘소신 정치... -
예고된 여소야대…야당과의 ‘협치’ 없인 국정운영 힘들어
19대 대통령 선거 후 정치권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어느 후보가 이겨도 ‘여소야대’ 구도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정계개편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에 따라 세력 개편의 방향과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개혁이냐 협치냐9일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120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은 20석이다. 여기에 정의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6석과 1석이고 무소속 의원은 5명이다.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의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여소야대 상황이어서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은 정부의 원활한 출범을 위해 여야 간 ‘협치’를 이뤄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는다. 정치권에선 벌써 수권정당이 제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 임명, 핵심 공약과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다른 야당에 일일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낮은 득표율로 당선될... -
영향력 커진 TV 토론, 색깔론 걸러낸 팩트체크…선거전 ‘진화’
19대 대통령 선거전이 과거 대선에 견줘 ‘진화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이 나온다. 특히 여섯 차례 진행된 TV토론을 통해 대선후보들의 정책 숙지도 등 내공이 드러났고, 이는 대선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또 각 언론사가 앞다퉈 후보들의 발언이나 공약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하면서 근거 없는 네거티브가 상당 부분 걸러졌고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 여부도 사전 검증되는 결과를 낳았다. ■ TV토론의 진화여섯 차례 진행된 TV토론은 ‘TV토론이 지지율에 영향을 못 미친다’는 기존 통념과는 달랐다. 대선 기간이 짧은 탓에 후보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그나마 토론을 통해 후보들의 내공을 살필 수 있었다. 토론 형식과 진행 방식이 다양해진 것도 주목받았다. 스탠딩·원탁·시간총량제 등 그동안 틀에 짜여진 토론 형식을 파괴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졌고, 시청률 상승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토... -
“통합과 치유의 리더십으로 이념과 세대의 벽 넘어서길”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탄생한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시민들은 일자리 창출,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 육아 시설 확충 등 민생 현안을 해결해달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국정 역사교과서 사태 등의 상처를 치유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이념과 세대를 넘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감도 높았다.■취준생 정보 플랫폼 구축을“취업준비생은 자신이 잘할 수 있거나 좋아하는 일을 만족스러운 근로여건에서 할 수 있는 직장을 찾게 된다. 하지만 막상 취업을 준비하면서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기 어려웠다. 첫 직장 이직률이 높은 것은 취업준비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들도 다시 직원을 뽑아야 하니 그만큼 비용이 든다. 새 대통령은 취업준비생들과 회사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줬으면 좋겠다. 취업준비... -
세월호 생존학생·사드 성주 주민·강원 산불 이재민도 ‘한 표’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전국 각지의 시민들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 주민들, 강원 산불 이재민들도 투표에 참여했다.이날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투표소에서는 정복을 입은 20대 항공 승무원부터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짚은 80대 남성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한 표를 행사했다. 종로구 계동에 사는 신안례씨(85)는 “지팡이 짚고 집에서 투표소까지 죽기 살기로 왔다. 나같이 나이 든 사람들이 잘못 투표하면 또 탄핵에 버금가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대학가 주변의 투표 열기도 뜨거웠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금란고등학교에 마련된 신촌동 제1투표소에서 생애 처음으로 대선 투표에 참여한 대학생 나승희씨(22)는 “대선 후에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대학생 김지원씨(... -
내가 세상을 바꿨다…찰칵!
‘찰칵’.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한 후 ‘인증샷’을 찍는 것이 대세가 됐다. 기표소에서 도장을 손등이나 손바닥에 찍고 나와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음을 기념하는 것이다. 연령 불문, 투표소마다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으로 각 투표소의 외벽에 부착된 투표소 표지 앞이 붐볐다.유권자들은 인증샷을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활발하게 공유하고 투표를 독려했다. 음식점, 서점, 학원부터 온라인 쇼핑몰까지 다양한 곳에서 투표 이벤트를 마련하면서 인증샷을 보여주고 소소한 혜택을 챙길 기회도 늘었다.이날 오후 4시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투표인증’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약 18만5000여개 올라와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의 인증샷은 투표소 표지를 배경으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빨간 기표도장이 찍힌 손을 찍은 것이다. 함께 투표하러 간 사람들이 손을 모아 찍는 경우도 ... -
“잘못 찍었다” 찢고 “투표지 판매” 글도
19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는 잘못 찍었다고 투표용지를 찢어버리거나 기표소 안에서 ‘인증샷’을 찍다 적발되는 유권자가 다수 나오는 등 사건·사고가 속출했다.오전 7시50분쯤 경남 밀양시의 한 투표소에서는 박모씨(85)가 투표용지를 손으로 찢었다. 박씨는 “기표를 잘못했다”며 투표관리관에게 투표용지를 다시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오전 10시40분쯤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한 투표소에서는 전모씨(45)가 기표 후 투표용지를 사진촬영하다가 선관위 직원이 제지하며 “무효가 된다”고 고지하자 투표용지를 찢었다. 오후 1시40분쯤 경기 의정부시 송산1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최모씨(50)가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찢었다. 최씨는 시어머니가 기표를 제대로 못했다고 판단하고 투표용지를 훼손했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오전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