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공화국 전사(前史)>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5공 신군부가 쓴 ‘승리의 역사서’다. 동시에 ‘패배의 과정’을 자인하는 기록물이기도 하다. 군부 독재정권이 자신들만의 역사를 쓰고 있던 시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은 ‘민의의 역사’를 한 줄 한 줄 써내려갔다. 어깨를 겯고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들은 결국 권위주의 정권을 넘어 스스로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5공 전사>는 1981년 3월 전 전 대통령의 12대 대통령 취임 직후를 기록하며 끝난다. 책은 마무리됐지만 역사의 종착점은 아니다. <5공 전사>가 지우고, 숨기고, 왜곡한 ‘진짜’ 이야기가 행간에 남아 지금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5공화국체제를 넘어 온 사람들, 그리고 이후 세대들에게 물었다. ‘왜 여전히 5공화국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사람들은 달랐지만 답들은 서로 닿아 있다. 5공을 겪은 이들은 자신들이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실현돼온 역사를 돌이켜봤다. 5공 이후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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