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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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 자금 1000억원 등 농협, 산불 피해 농가 지원
농협은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무이자 자금 1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산불 피해 농가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10일 밝혔다.농협은 ‘농업인 행복콜센터’를 통해 고령 농업인의 피해상황을 파악한 뒤 생필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봄 영농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비닐, 종자, 육묘상자, 상토, 비료는 물론 호미·낫·삽 등 농기구도 무상지원하기로 했다. 재해지역에 수의사 44명을 긴급 파견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한 가축에 대한 진료에도 나선다. 농협은 피해농가 등에게 농협 속초수련원을 임시숙소(25실)로 제공하고, 재해지역 주민들을 위해 휴대용 가스버너, 담요(모포), 생수, 라면, 빵, 쌀 등을 긴급지원한다. 파손된 주택에 대한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건축·기술 전문가 4명을 긴급파견하기로 했으며, 신용카드 대금 결제를 유예하고 연체료를 면제하는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농협은 임직원들이 모은 성금 7억9000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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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한 포기 없는 검은 사막…비 예보에 ‘산사태 날라’ 또 불안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강원도 고성·속초, 강릉·동해, 인제군 등 5개 시·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속 10~20m의 강풍을 타고 급속히 번지면서 여의도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산림 530㏊(잠정 집계)를 태웠다.30~40년생 소나무들은 숯덩이로 변했고, 지표면은 온통 까만 재로 뒤덮였다. 지상은 물론 땅속 생명체까지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검은 사막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그러나 현재의 피해가 끝이 아니다. 참상을 전해들은 강릉시 사천면 석교리 주민들은 17~19년 전 2차례에 걸쳐 겪은 악몽 같은 기억을 떠올리며 산불 후 신속하게 재해 예방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더 큰 재앙이 찾아올 수 있다고 9일 경고했다.사천면은 2000년 4월 발생한 대형산불이 고성·삼척·동해·강릉 등 동해안 지역의 4개 시·군을 휩쓸며 2만3138㏊의 산림을 초토화할 당시 1400여㏊가량의 산림 피해를 본 곳이다. 산불 직후 40㎜ 안팎의 비가 내리자 사천면 석교리 일대 ... -
정부 “재난방송 개선…대피·구조 정보 우선 제공”
정부가 재난방송 매뉴얼을 개선키로 했다. 강원도 대형산불 사태에서 재난 주관 방송사인 KBS 등의 재난방송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정부는 9일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재난방송과 관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화재 상황 중계보다는 대피·구조 위주 정보를 우선 제공하고, 장애인을 위한 수화 방송과 외국인을 위한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재난방송 매뉴얼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재난방송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재난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려주면서 국민과 재난 지역 주민이 취해야 할 행동요령을 상세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이나 외국인까지도... -
반려동물은 대피소 출입 불가?
“산불 대피소에 반려동물 출입 가능한 곳 있나요? 강아지를 차에 태워 대피소 3곳에 가봤는데 출입 불가라서 계속 맴돌고 있습니다.”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속초 시내로 번진 지난 5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반려동물이 들어갈 수 있는 대피소를 묻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재난 대피소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 등 ‘봉사용 동물’을 제외하고 동물 출입이 금지된다. 주택가까지 덮친 화마에 목줄에 매인 채로 불에 타죽거나 화상을 입은 반려동물들이 속출하면서 재난 발생 시 동물 대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9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강원 산불로 폐사한 가축 등 동물은 4만2048마리다. 이 중 닭, 오리 등 가금류 피해가 4만여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정부는 폐사한 기타 동물 155마리 중에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일부가 포함됐을 것으로 본다. 소나 닭처럼 재산으로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의 정확한 피해 실태는... -
“대피방송 듣고 집 나섰다 강풍에 변 당했는데…산불 피해자가 아니라니요”
“과거 두 차례 산불 피해를 입어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노모께서 이번에 산불 대피 방송을 듣고 집을 나섰다가 강풍에 날아 온 함석지붕 등에 맞아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산불 피해자가 아니랍니다.”지난 4일 강원 고성 산불 당시 숨진 박석전씨(70)의 유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이 같은 반발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5일 박씨의 사인을 강풍에 의한 별개 사고로 보고 ‘산불 피해 집계’에서 제외한 데서 비롯됐다. 유족들은 9일 “정부 당국에서 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밝혔다.사고는 4일 오후 9시45분~10시 사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후 7시17분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급속히 번지자 1시간40여분 후 인접지역인 죽왕면 삼포2리 마을에서는 대피를 안내하는 마을 방송이 나왔다. 삼포2리 마을이장 함모씨(73)는 “지난 4일 오후 9시2분쯤 대피를 준비하라는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이 방송을 ... -
이총리 “산불 대응 과정, 백서 발간 준비”
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최근 강원도 대형산불 사태와 관련해 “백서 발간을 준비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관련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번에 산불의 발생, 확산, 진화, 복구과정 모든 것이 훗날에 교훈이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백서를 남김으로써 기존의 매뉴얼을 보강할 수도 있고, 앞날에 올 수 있는 유사한 사태의 거버넌스를 만드는 데 좋은 모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이 총리는 이어 앞으로 집중적으로 대처해야할 과제들을 제시했다. 우선 이재민 대책과 관련해 “(이재민들이) 불편하더라도 (마을과) 가까운 곳에 계시고 싶다는 마음에 공공기관 연수원 입주를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교통지원을 해서라도 연수원에서 주무시고 아침에 마을로 다시 가실 수 있도록 강구해달라”고 했다.농기구 지원,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 생업 대책도 주문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줄어 산불 피해... -
KT&G, 피해 주민들에 5억 긴급 지원
KT&G는 최근 강원도 고성·속초·동해 등 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성금 5억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KT&G는 이번 산불 피해에 대한 공식 기금 모금처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을 전달한다. 해당 지원금은 이재민들의 긴급 주거시설과 피해건물 복구비용, 생계비 및 구호물품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성금은 KT&G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조성한 ‘상상펀드’에서 마련됐다. 상상펀드는 임직원들이 급여에서 적립한 성금에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더해 운용된다.김경동 KT&G 사회공헌실장은 “성금 외에도 직원 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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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다 타고 농사 망쳐 막막…걱정해주니 다시 힘 내야죠”
“불이 났을 땐 많이 놀라고 전쟁도 이보다는 낫겠다 싶었죠. 이제 조금씩 안정이 되는 것 같아요. 서로 도와서 잘 이겨내야죠.” 8일 오전 10시쯤 강원 속초시 중앙동 설악로데오거리 가게 문들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가게 안팎을 청소하고 물건을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이른 시간이라 거리를 지나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다.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는 서경자씨(54)는 휴일엔 가게 문을 닫았지만, 이날 아침 일찍부터 영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씨 역시 지난 4일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까지 번졌을 때 다른 시민들처럼 불안과 공포감으로 하루를 보냈다. 가게가 있는 속초 시내까지 불이 번지지는 않았지만 퇴근 후 계속 확산된 불길이 서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뒷산까지 번져와 차 안에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서씨는 “처음에는 너무 놀라고 무서워 잠도 못 잤는데 어제 하루 쉬고 나니 좀 정신이 든다”며 “피... -
“배상 받을 수 있게 발화 원인 규명을”
“화마에 주택 등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지난 4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강원 고성 산불로 집이 전소된 탁정현씨(82·고성군 토성면 성천리)는 “대다수 피해 주민들이 손해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탁씨는 “정부에서 주택을 잃은 주민들에게 융자를 알선해준다고 해도 벌이가 시원치 않은 농촌 현실상 제때 돈을 벌어 갚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발화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산불은 전신주 주변에서 불꽃이 튀면서 발생했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전신주 개폐기와 전선 등 부속물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한전의 관리 소홀 여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개폐기와 연결된 전선에 이물질이 날아와 충격을 주면서 아크(전기불꽃)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한전 측 설명과 같은 수사 결과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