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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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핏줄 터지고, 손가락 너덜너덜…몸 멀쩡한 선수가 없었다
주장은 허벅지 핏줄이 터져 테이핑을 칭칭 감고 나왔다. 주전 세터는 손가락이 성치 않아 토스를 온전히 올리기 쉽지 않았다. 멀쩡한 선수 하나 없이 4강까지 오른 한국 여자배구의 투혼은 대회 끝까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도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공격, 리시브가 모두 김연경을 향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한·일전 극적인 5세트 역전승 때는 오른쪽 허벅지에 실핏줄이 터져 맺힌 피멍이 화제가 됐다. 그러고도 김연경은 풀세트를 뛰며 30점을 올리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연경은 2008년 무릎 관절 연골이 파열될 때까지 시즌을 치른 뒤 국가대표 경기에 나섰고,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따기 위한 예선 때는 복부 근육이 찢어진 상태에서 진통제로 버텨가며 끝내 팀을 올림픽 본선에 올렸다.‘코트 위 야전사령관’으로 꼽히는 세터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이번 대회 염혜선의 토스는 늘 비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염혜선을 탓할 ... -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 허벅지 통증 기권
한국 선수단 중 마지막으로 도쿄 올림픽 메달에 도전했던 ‘귀화 마라토너’ 오주한(33·청양군청)이 결국 부상으로 레이스 도중 기권했다.오주한은 8일 일본 삿포로 오도리공원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15㎞ 지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레이스를 멈췄다. 오주한은 초반 선두권을 형성했다. 10㎞ 지점을 30분53초로 6위로 통과했다. 하지만 약 13.5㎞ 지점을 통과하면서 이상징후를 보였다.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이 불편한지 조금씩 속도를 줄이다가 레이스를 멈추고 말았다.케냐 출신인 오주한은 유소년 시절부터 자신을 지도했던 한국인 지도자 고 오창석 코치의 도움으로 성장했다. 2018년 9월 한국 국적을 얻었고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오주한의 개인 최고기록은 2시간05분13초로 세계 정상권에 근접해 있다. 그 역시 “동메달이 목표”라고 말해왔다.오주한은 자신을 발굴하고 지도한 오창석 코치가 지... -
의문은 껐지만, 질문은 남았다…‘올림픽이란 무엇인가’
축제 사라진 시합…올림픽의 의미는정치·경제의 그림자…누굴 위한 대회인가뿌듯하고 행복한 4등…메달이란 무엇인가안팎에서 개최 반대 목소리가 컸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4차 대유행을 향하고 있었다. 개회 전날까지도 일본 내 여론조사에서 반대 목소리가 50%를 넘겼다.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신국립경기장에서 개회식이 열렸다. 1조원 넘게 들인 경기장 안은 텅 비었고, 경기장 밖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반대 시위를 열었다. 온 나라가, 전 세계가 ‘거리 두기’를 강요받는 가운데 ‘축제’라는 올림픽이 가능한가. 아니, 과연 하는 게 맞을까.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은 심각한 질문을 안고 시작했고, 여러 질문을 남겼다.■ 올림픽이란 무엇인가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 선수들의 동선이 격리 수준으로 제한됐다. 야구 대표팀 고영표는 “선수촌에서 돌아다니는 한국 선수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격리 셔틀버스에서... -
“한국, 16위 성적 아쉬워…신진 많이 등장한 건 큰 자산”
세대교체·종목 다변화 ‘성과’유도·레슬링·태권도 등전통적 강세 종목 부진 ‘숙제’한국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로는 금메달 6개로 16위, 메달 수 합계로는 20개로 12위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했던 수치에는 조금 모자랐지만 새로운 선수들의 발굴과 세대교체, 스포츠의 새로운 가치와 감동을 전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8일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버블로 치러진 대회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전해줬다”며 “당초 예상치에는 메달 수가 모자라지만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페어 플레이를 하는 모습과 여자배구 김연경 선수의 헌신하는 리더십에서 새로운 감동을 안겨준 대회”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 금메달 7개로 메달 순위 10~15위를 예상치로 삼았다.세대교체와 종목 다변화가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 출전 대표 선... -
BBC “성과를 거둔 도박”
AP “자부심·불안감 섞여”트랜스젠더·망명 선수 등국제적 화두 긍정적 조명“성과를 거둔 도박이자 현대사에서 가장 큰 논쟁의 여지가 있는 스포츠 행사”(BBC), “자부심과 불안감이 뒤섞인 감정”(AP통신), “대가도 받지 못하는, 초대형 이벤트만을 위한 선박으로 전락”(뉴욕타임스). 2020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 치러져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이 막을 내린 8일, 외신들은 도쿄 올림픽이 지닌 양가적 의미를 짚었다.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은 이번 올림픽으로 두 개의 새로운 기록을 썼다. 일본은 메달 종합 순위 3위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일본 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 올림픽 개막 7일째인 지난달 29일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후 일본에서는 매일 1만2000~1만5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최초의 ‘무관중 올림픽’에...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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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자”는 도전은 멋졌다
‘우승 후보’ 브라질은 역시 강했다. 완패를 당했음에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끝까지 ‘파이팅’을 외쳤다. 역경을 딛고 4강에 오른 그들의 투지는 이제 동메달결정전으로 향한다.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6-25 16-25 16-25)으로 패했다. 김연경(중국 상하이)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각각 10득점하며 분전했다.경기를 앞두고 브라질의 주 공격수인 탄다라 카이세타가 금지약물 사용 의혹을 받고 브라질로 귀국하면서 브라질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이 미칠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전력은 강했다. 신장과 힘의 우세를 앞세워 한국 선수들보다 한 뼘 위에서 스파이크를 꽂았고, 중앙 후위 공격으로 한국의 수비를 뒤흔들었다. 주장 김연경이 “가자”를 외치며 기운을 북돋았음에도 한계가 있었다.심판의 석연찮은 판정도 나... -
한국배구, 결승행 제동…‘라스트 댄스’는 동메달 매치
‘우승 후보’ 브라질은 역시 강했다. 완패를 당했음에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끝까지 ‘파이팅’을 외쳤다. 역경을 딛고 4강에 오른 그들의 투지는 이제 동메달결정전으로 향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4강 브라질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6-25 16-25 16-25)으로 패했다. 김연경(중국 상하이)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각각 10득점하며 분전했다.경기를 앞두고 브라질의 주 공격수인 탄다라 카이세타가 금지약물 사용 의혹을 받고 브라질로 귀국하면서 브라질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이 미칠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전력은 강했다. 신장과 힘의 우세를 앞세워 한국 선수들보다 한 뼘 위에서 스파이크를 꽂았고, 중앙 후위 공격으로 한국의 수비를 뒤흔들었다. 주장 김연경이 “가자”를 외치며 기운을 북돋았음에도 한계가 있었다.심판의 석연찮은 판정도 선수들의 의지... -
자매는 대단했다
“대회 있는데 한번 해볼래? 메달 따고 싶지 않아?”아버지가 던진 한마디에 솔깃해진 초등학교 2학년 리사코는 곧바로 어머니가 코치로 있던 주니어레슬링체육관에 등록했다. 한 달간 연습하고 출전한 대회. 그러나 첫 판에서 패했다. 펑펑 울던 딸은 말했다. “나 레슬링 계속 할래.”큰언니가 운동을 하는 걸 보고 동생 유카코와 유리코도 매트에서 함께 땀을 흘렸다. 막내는 도중에 레슬링을 관뒀지만 리사코와 유카코는 “함께 세계 1위가 되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고된 훈련을 이겨낸 자매는 마침내 그 약속을 지켰다.남매가 같은 날 금메달을 목에 건 유도에 이어 이번엔 레슬링 자매가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주인공은 일본 레슬링 여자 57㎏의 가와이 리사코(27)와 62㎏에 출전한 유카코(24) 자매다.리사코는 지난 5일 2020 도쿄 올림픽 레슬링 여자 자유형 57㎏급 결승에서 이리나 쿠라치키나(벨라루스)를 5-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 -
한국 여자골프, 사흘째 안 터진 ‘한 방’…멀어지는 2연패
팬들이 그토록 기대하던 ‘한 방’은 사흘째에도 끝내 터지지 않았다. 박인비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한국 여자골프가 동메달을 따기도 버거운 현실과 마주했다.6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CC(파71)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골프 3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은 상위권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고진영, 박인비는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김효주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김세영이 한국선수 중 가장 많은 3타를 줄이며 합계 7언더파 206타를 쳐 고진영과 공동 10위로 나섰으나 단독 선두 넬리 코르다(15언더파 198타·미국)와는 8타 차로 벌어져 사실상 역전 우승을 바라볼 수 없게 됐다. 김효주는 공동 18위(5언더파 208타), 박인비는 공동 25위(3언더파 210타)다.마지막 날 몰아치기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은, 동메달 도전도 쉽지 않다. 고진영·김세영과 단독 2위 아디티 아쇼크(12언더파... -
근대5종 한국 사상 첫 메달 도전 “끝난 게 아니다”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지난 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근대5종 펜싱 랭킹 라운드가 끝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오면서 시무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선수가 펜싱·수영·승마·육상·사격 경기를 모두 소화해 최고의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근대5종은 올림픽의 경우 첫날 펜싱 풀리그를 먼저 치른다. 남녀부 각각 36명의 선수가 기본 점수 100점을 갖고 에페 1점 승부로 모두 한 차례씩 맞붙어 이길 때마다 6점씩 받는다.전웅태가 이날 거둔 성적은 21승14패.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거둔 13승보다 8승을 더 따냈다. 같이 출전한 정진화(LH)도 23승(12패)을 올려 리우 올림픽 때보다 6승을 더 챙겼다. 둘이 합해 14승을 더 올렸다.그런데도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 것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자책감 때문이다. 전웅태는 이날 초반 출발이 썩 좋지 못했다. 중반까지 5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