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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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와 난방비에 고통받는 한·중·일
기록적인 한파가 동아시아 지역을 휩쓸고 있다. 서울의 기온은 영하 15도 아래로 떨어졌고, 중국 헤이룽장성은 지난 22일 영하 53도로 중국 역대 최저 기온을 경신했다. 일본 홋카이도 지역도 영하 26.9도까지 떨어졌다. CNN과 가디언, BBC 등 외신들은 일제히 “동아시아 지역의 살인적 한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며 한·중·일의 한파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추위와 싸우고 있는 한·중·일은 치솟는 난방비와 가스공급난 때문에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세 나라 모두 난방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맹추위 앞에 놓여진 세 나라는 똑같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중국, 고층 아파트 창문에 “춥다”라고 쓰여진 종이 나붙어“밤새 우리는 감히 난방을 틀 수 없었어요. 대여섯시간 동안 난방을 틀면 가스 공급이 멈춰버립니다.” 중국 북부 허베이성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뉴욕타임스... -
지역난방 사업자,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늘린다는데...
지역난방 사업자가 200억원 규모의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책을 내놨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취약계층 대상으로 97억원의 난방요금을 감면하고, 한국집단에너지협회는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난방비 폭탄’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자, 정부의 협조 요청에 관계기관에서도 대응책을 내놓는 모습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서울 강남구 집단에너지협회 회의실에서 ‘지역난방 사업자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협조 요청 회의’를 갖고 보완책을 논의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에너지공단, 집단에너지협회, 집단에너지사업자 20개사가 참석해 취약계층 지원책을 살폈다.회의 결과 한국지역난방공사는 97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45억원은 임대주택 및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쓴다. 기본요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52억원은 기초수급자·장애인·차상위계층 등 자격별로 일정 액수를 지원하기 위해 쓸 예정이다.다만 이는 사실 완전히 새로 편성하는 돈은 아니다. 지난해 41억원을 배... -
민주당 “윤 정부, 난방비 손 놓고 있다가 전 정부 탓···유체이탈 화법”
더불어민주당은 27일 난방비 폭등 책임을 전 정부에 돌리려는 정부와 여당에 대해 “유체이탈 화법으로 거짓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또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난방비 폭등 대책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정부에 민주당이 제안한 7조2000억원 규모 에너지 물가지원금 지급을 논의하자고 거듭 제안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북 익산시청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난방비 폭탄 사태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크다”며 “남 탓만 하는 유체이탈 화법으로는 문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취약계층 난방비 추가 지급 방안에 대해 “안 하는 것보다 나으니 잘했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여론에 등 떠밀려서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땜질 정책을 할 게 아니라 국민 고통 덜어드릴 특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초생활수급 가구 등 취약계층 117만6000가구에 지급하는 에너지 바우처 지원금(15만2000원)과, 한국가스공사의 ... -
"여기는 북극이야 북극"...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한파
눈이 내린 뒤 다시 한파가 찾아온 27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았다. 좁은 골목길에 빼곡하게 모인 쪽방들 사이로 매서운 칼바람이 불었다. 창문 난간에 쌓여있던 눈이 바람을 타고 목덜미를 파고들었다. 골목을 걸어 인기척에 한 건물로 들어섰다. 위태롭게 철근이 드러난 시멘트 계단 아래 수돗가에서 한 주민이 대야에 받은 물로 씻고 있었다. 찬물이었다. 세수를 하던 김정수씨(56·가명)는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매일 아침 씻는 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폐지를 모아 생활하는 김씨는 한파가 찾아오면 길이 미끄러워 리어카를 끄는 것 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건물에 들어서자, 수도관 동파로 빙판이 된 계단을 한 어르신이 불안하게 내려서고 있었다. “여기는 북극이야 북극, 계단이 얼어붙은 건 집주인한테 말해야 해결해 준다고 해서…” 할아버지는 근심스런 한숨을 지었다. 한파는 취약계층에 더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었다.난방비가 폭등한 탓인지 건물 내부 어디에... -
김성환 “서민 중산층 다 난방비 폭탄”···에너지·고물가 지원금 필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7일 ‘난방비 급등’ 논란과 관련한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 제안이 포퓰리즘이란 여당의 공격에 대해 “유럽도 다 포퓰리즘 국가라고 해야 되나”라고 반박했다.김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퍼주기 포퓰리즘이라고 한다’라는 진행자 질문에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우리보다 훨씬 에너지 요금이 많이 올랐는데 대부분 해당 지역 국민들에게 에너지 관련 지원을 해주거나 세제를 깎아줬다”며 이같이 말했다.민주당은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계층에 에너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4인 가구 기준 소득 하위 30%에 100만원, 30~60%는 60만원, 60~80%는 40만원을 주자는 방안이다.김 의장은 “저희 당이 집권했으면 코로나 재난지원금 수준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을 당연히 집행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라며 “서민 중산층이 다 난방비 폭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기초수급권 분들뿐 아니라 일반 서민들도... -
“촌에는 폭탄이 아니라 핵폭탄” 2배 오른 등유값에 보일러도 못켜
“난방비 폭탄예? 촌에는 옛날부터 폭탄이 아니라 핵폭탄이니더.”경북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 부녀회장 김화자씨(73)가 26일 오전 자신의 기름보일러 눈금 칸을 가리키며 말했다. 김씨는 이달 초에 등유 2드럼(400ℓ)을 넣었다. 비용은 한 드럼당 30만원 정도로 총 60만원이 들었다. 그런데 보름도 안 돼 기름 4분의 1이 사라졌다. 보름 동안 15평 남짓한 주택 난방비로 15만원을 쓴 셈이다.그런데도 김씨의 집안은 훈기가 돌지 않았다. 난방비 부담에 햇볕이 드는 낮 시간대에는 보일러를 끄고 해가 떨어지는 오후쯤 보일러를 켜서다. 이날 김씨의 보일러 온도조절기 온도는 7도로 나왔다.김씨는 “예전에는 한 드럼 넣는데 18만원 정도였는데 요즘은 배로 든다”며 “옷으로 꽁꽁 싸매고, 전기장판 틀어놓고 그렇게 버틴다”고 말했다.120가구 정도가 사는 황지리에는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대부분 가정이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다 보니 도시가스보... -
농촌은 이미 ‘난방비 폭탄’에 쑥대밭…등유 때는 일상은 ‘울상’
“방울토마토가 맛있게 익으려면 영상 14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2도나 낮춰 겨우 12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도 힘이 듭니다.”26일 오전 전남 장성군 황룡면 방울토마토 농장에서 만난 이회식씨(73)는 요즘 농사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당장 출하를 앞둔 방울토마토를 따 바구니에 옮기다가도 한숨을 내뱉었다.이씨는 “농사는 시기와 때가 있는데 올해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욕을 해서라도 말리고 싶다”고 했다.이씨는 7930㎡ 크기의 비닐하우스 3개 동에서 방울토마토를 키우고 있다. 20년 넘게 시설하우스 농장을 운영해온 그에게 이번 겨울은 가장 큰 고비다. 최대 영하 20도에 달하는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고유가로 시설하우스 재배에 따른 난방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그는 “하우스 온도를 2도 정도 낮추면 보일러 등유 사용량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다”면서 “토마토 품질이 떨어질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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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7조2000억 고물가 지원금 지급 제안…“정부 부자감세 노력의 일부라도 관심 가져야”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에 7조2000억원의 지원금 지급을 제안하며 난방비 폭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정부·여당에 부자감세 노력 일부만이라도 서민 대책 마련에 쏟으라고 비판했다. 정부에 ‘난방비 폭탄’ 책임을 물으면서 정책 야당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6일 국회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7조2000억원 정도의 에너지·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유가 폭등으로 많은 이익을 낸 정유사에 ‘횡재세’를 거두자고 거듭 촉구했다.이 대표는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한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 중 5조원의 ‘핀셋’ 물가지원금을 7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 적용하자고 정부에 촉구했다.민주당은 소득하위 80% 가구에 1인당 지원금을 10만~25만원씩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득하위 30% 가구에 1인당 25만원씩, 소... -
당정, 부랴부랴 난방비 대책 마련…야당 ‘추경 편성’ 요구엔 선 긋기
당정이 ‘난방비 폭탄’에 여론이 심상치 않자 26일 일제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산업통상자원부는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취약계층 대상 가스요금 추가 할인 등 대책을 발표했다. 당정은 문재인 정부에서 가스요금을 올리지 않아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여론전도 이어갔다.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후 “(난방비 폭등) 원인을 따지자면 세계적 현상이지만 혹한 겨울에는 난방 에너지 취약계층 등 보살펴야 할 계층이 있으니 그분들을 향해 두껍게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다음주 중 당정협의를 하고 정부와 추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취약계층 117만6000가구에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두 배 인상한다고 밝혔다. 또 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가구에는 가스요금 할인폭을 9000~3만6000원에서 1... -
도시가스 폭탄 청구서에 ‘악’ 소리…공공요금 가파른 상승에 ‘곡소리’
전기료 이어 4월 지하철까지…정부 “물가 인상 전망치 수준”상하수도·종량제 봉투값 등 인상 예정에 ‘물가 압력’ 여전해세종시 84㎡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A씨는 지난달 아파트 관리비로 22만원을 청구받았다. 이전까지 냈던 금액은 10만원대 초반 수준이었는데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A씨는 “겨울이지만 주말에는 거의 집을 비워 전기나 가스 사용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텐데 깜짝 놀랐다”며 “다른 때보다도 물가 상승이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겨울철 난방 수요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큰 폭 오른 도시가스와 전기요금을 시민들이 본격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상반기에는 가스·전기 요금을 비롯해 공공요금의 줄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올해 전체 물가지수는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공공요금이 대폭 뛰면서 체감물가는 지난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가스 도매요금은 4월부터 10월까지 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