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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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박해지는 생존자 구조 가능성…“7개 지역서 구조활동 종료”
14일(현지시간) 사흘만에 다시 찾은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매몰자가 혹시라도 낼지 모를 희미한 소리에 귀 기울이며 조심스레 잔해 제거 작업을 펼치는 모습보다,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철골과 콘크리트를 들어내며 건물 철거 작업을 벌이는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헤집어진 건물 사이로 노란색·검은색 가방에 담긴 시신이 놓여 있었다. 사실상 구조작업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철거와 시신 수습 단계로 넘어간 모양새였다.7.8 규모 강진이 덮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희생자가 벌써 3만7000명을 넘어섰다. 지진 발생 후 8일이 지나면서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매몰된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 작업을 종료하는 지역은 늘어나고 있고, 매몰자 구출보다 생존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이날 푸앗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하타이, 카라만마라슈, 아디야만에서 매몰자 구조작... -
튀르키예 향해 쏟아지는 온정···“기부 좋지만, 중고품은 안 돼요”
튀르키예 이재민을 돕기 위한 구호 물품 지원과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이 “중고 물품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14일 주한튀르키예대사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튀르키예 현지로 보내진 중고물품은 재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측은 “현지 상황이 아주 열악해 보낸 물품을 소독하고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사관에서 기증받은 물품을 다 소독해서 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기에 중고물품 기증은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보건 의료체계가 붕괴돼 입거나 쓰던 중고 물품이 전해지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국내에서 튀르키예로 보내지는 구호물품은 인천 중구의 한 물류센터 창고에서 1차로 취합된다. 하루 평균 5t에 달하는 물품이 이곳에서 튀르키예로 전달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가운데 10%는 중고물품인 것으로 알려졌다.대사관에 따르면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에서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
여야, ‘강진 피해’ 튀르키예·시리아 지원 촉구 결의안 채택
여야가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최근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신속한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의결했다.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희생자 추모 및 복구 지원 촉구 결의안’을 재석 229명 중 찬성 228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결의안에는 국회가 이번 지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튀르키예 및 시리아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지진 피해에 대해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긴급 구호 및 피해 복구 지원이 이뤄지도록 이번 지진과 향후 유사시 국회 차원에서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우리 정부로 하여금 국제적 위상에 부합하는 인도적 지원, 긴급구호활동을 추진하고, 우리 교민과 유학생, 여행객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 앞서 전체회의를 열고 결의안을 의결했다.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의원들의 2월분 일반수당의... -
튀르키예 강진, 한국 지하수 수위 바꿨다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강진이 무려 7400㎞ 떨어진 한국의 지하수 수위를 바꿨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향후 나라 밖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지하수 유입과 유출 경로가 바뀌면서 땅 속에 매립한 폐기물이 지중 오염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지진파와 지하수의 움직임과 관련한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수형 박사팀은 지난 6일 오전 4시17분(현지시간) 발생한 튀르키예 강진의 본진(규모 7.8)과 같은 날 오후 1시24분 여진(규모 7.5) 때 경북 문경시와 강원 강릉시에 각각 설치한 관측용 우물(관측정)에서 지하수 수위가 변했다고 14일 밝혔다.연구진에 따르면 문경 관측정에서는 본진 뒤 지하수 수위가 7㎝ 상승했고, 여진 때에는 되레 3㎝가 내려갔다. 강릉 관측정에서는 본진 뒤 수위가 3㎝ 올라가는 변화가 나타났다.이런 일이 생긴 이유는 지진파 때문이... -
구호물자 들어갈 시리아 구호통로 2곳 추가…유엔·시리아 합의
유엔과 시리아가 이번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시리아 북서부 반군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할 통로 두 곳을 새로 열기로 합의했다.13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엔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튀르키예에서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서부로 국제사회 구호물자를 전달할 국경 통로 두 곳을 3개월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로 추가되는 국경 통로는 바브 알살람과 알라이에 열린다.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을 만나 이같이 합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 같은 합의 내용을 전달했다.이날 합의로 기존의 바브 알하와 이외에 두 곳의 통로가 더 확보됨에 따라 지진 피해가 극심한데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던 시리아 북서부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각국 구조대와 구호물품이 쇄도하는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 북서부 지역은 그동안 유일한 구호물자 제공 통로였던 ... -
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망자 3만7000명 넘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만7000명을 넘어섰다.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3만1643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시리아 북서부 반군 점령 지역에서는 최소 4300명이 숨지고 7600명이 다쳤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밝혔다. 여기에 시리아 정부가 보고한 사망자 수를 합치면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5714명 이상이다.로이터통신과 dpa 통신 등이 집계한 두 국가의 사망자 수는 3만7000명 이상으로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1000명)의 피해 규모를 넘어섰다.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3000명)이다.생존자 구조 소식은 이어졌다.튀르키예 남부 카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3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현지 하베르투르크방송이...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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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지진에 콜레라까지 확산 우려…“시리아를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 북부에서 확산 중인 콜레라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알자지라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지진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수도 등 인프라가 손상되고, 이재민들이 좁은 임시 대피소에 밀집하기 때문에 콜레라나 티푸스 같은 질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시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콜레라가 재확산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지속된 내전으로 관련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식수가 오염되고 북부 지역에서 극심한 물 부족이 발생한 것이 콜레라 재확산의 원인으로 꼽힌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재난보건학과 일란 켈만 교수는 알자지라에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질병이 이미 존재했던 경우가 아니라면 쉽사리 확산하지 않는다”면서 “시리아에는 이미 콜레라가 퍼지고 있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튀르키예까지 번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 -
묘지가 된 공원…깊게 파인 도랑에 슬픔을 묻다
묘비라고 부르기도 어려울 널빤지 위에는 검정 매직으로 쓴 묘비 번호와 이름이 적혀 있다.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하게 쓴 것 같았다. 같은 성을 가진 묘비들이 나란히 눈에 띄었다. 일가족으로 추정된다. 튀르키예 정부가 선포한 국가 애도기간은 13일(현지시간)로 종료됐지만, 가장 비참하고 황망하게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유족들의 애도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해가 막 떠오른 이날 오전 8시쯤 픽업트럭 한 대가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남쪽으로 10㎞ 정도 떨어진 교외의 한 공터에 멈춰섰다. 트럭 짐칸에서 가방에 담긴 3구의 시신과 유족들이 내렸다. 성인 남성 7명이 양쪽과 앞쪽에 나뉘어 서서 운구했다.시신이 향한 곳은 ‘무덤’이 아닌 도랑이었다. 포클레인이 허벅지 깊이 정도로 판 도랑 안에 시신 가방이 하나둘 일렬로 놓이기 시작했다. 도랑 옆에 선 이슬람 성직자는 “신께 기도 올린다”며 간이 장례 절차를 집행했고, 주변에 앉은 유족들은 ...영상 -
사상자 ‘0명’ 건물 붕괴 ‘0건’…‘기적의 도시’ 비결은
튀르키예 남동부 하타이주의 한 소도시가 이번 대지진 와중에도 사상자를 단 한 명도 내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지역당국 관계자는 불법 건축을 철저히 규제한 것이 참사 피해를 최소화한 비결이었다고 강조했다.비즈니스터키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현지시간) 이번 대지진에도 피해가 적었던 하타이주의 소도시 에르진의 사례를 소개했다. 에르진에서는 지진에도 건물이 한 채도 무너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상자도 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외케슈 엘마솔루 에르진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다행스럽게도 에르진에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무너진 건물의 잔해도 없다”고 확인했다.에르진은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인 하타이주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110㎞, 오스마니예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져 있다. 최초 강진의 진앙인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도 서쪽으로 166㎞ 거리에 있다. 그럼에도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엘마솔루 시장은 에르진의 피해가 적은 것... -
다리에 붕대 감고도 생존자 찾아 ‘킁킁’…각국 구조견 맹활약
돌무더기와 벽돌 조각, 철근과 유리 파편이 널브러진 잔해 위에서 개들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며 코를 킁킁 댔다. 땀, 호르몬, 배설물은 물론 숨을 내쉴 때 나는 냄새까지, 사람의 체취를 맡을 때마다 구조견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발을 동동 굴러댔다. 구조대는 구조견이 멈춘 곳에서 잔해를 파헤치고 생존자를 찾아냈다.지진 현장에서 수색견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재난 현장은 유능한 수색견들에게도 위험천만한 곳이다. 멕시코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셰퍼드종인 구조견 ‘프로테오’의 부고를 전하며 “그대는 우리의 튀르키예 형제들을 구조하기 위한 멕시코 파견대의 일원으로서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멕시코는 모두 16마리의 수색견을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보냈다고 발표했다. 2017년 멕시코 대지진에서 많은 사람을 구조해냈던 수색견들도 이번에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파견됐다.프로테오가 죽은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