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은 부자와 빈자를 대표하는 두 가족을 대비시킴으로써 계층 구조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그런데 영화 전반부에서 ‘가난한 가족’은 그리 비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농담 섞은 대화를 이어가고 맥주 한 캔의 작은 사치를 즐기는 모습이 사뭇 여유롭다. 그들에게서 웃음이 싹 사라지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이 위태로운 양극화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어쩌면 웃음이다. 사소한 농담, 근거 없는 낙관주의, 별것 아닌 일에 깔깔대는 친구들, 그 짧은 시간의 충만감, 이런 것들이 있어서 이 가혹한 사회가 너무 잘 유지되는 중인지도 모른다. 지난주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지칭한 어느 공청회 발언들로 내내 시끄러웠다. 고용센터 실업급여 담당자가 했다는 발언 내용을 듣고 한동안은 절망감이 컸다. 따라가서 봤을 리 없는 ‘해외여행’ ‘명품 선글라스’ 같은 말까지 동원해 여성과 청년 실업자를 혐오하는 저의가 의심스럽고 화가 났다.며칠이 지나자 다른 점이 보였다. 여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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