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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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사망 줄잇는 현대제철…노조 “비극 막아달라” 호소
2022년 3월2일 당진공장 추락사, 2022년 3월5일 예산공장 철골 구조물에 깔려 사망, 2023년 12월27일 당진공장 추락사, 2024년 2월6일 인천공장 폐수 처리 수조 청소 중 질식사, 2024년 12월12일 당진공장 가스 누출 사망, 2025년 3월14일 포항공장 추락사.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만 현대제철에서 노동자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조는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어달라”며 고용노동부에 법 시행 이후 발생한 현대제철 중대재해 사고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금속노조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제철은 비상경영 선포 이전부터 안전보건 예방 비용을 대폭 축소했다”며 “예견된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동기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은 “철강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선비, 안전 개선비, 설비 유지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며 “전기로를 쓰는 사업장들은 설비 유지·보수 비... -
“꼼수로 퇴직금 가로챈 쿠팡…노동부, 확인 후 처벌해달라”
쿠팡 노동자들이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바꿔 퇴직금을 못 받게 된 것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퇴직금 체불을 인정하고 쿠팡을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등은 19일 경기 성남시 노동부 성남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노동부 부천지청에서 쿠팡 퇴직금 체불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으므로 현재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노동부는 쿠팡의 불법적 취업규칙 변경을 확인하고, 퇴직금 체불을 인정하라”고 했다.CFS는 2023년 5월 취업규칙을 개정해 일용직 퇴직금 지급 기준을 ‘1년 이상 근무했고, 해당 기간 동안 4주 평균 주당 15시간 이상 일한 경우’로 바꿨다. 1년 넘게 일해도 중간에 4주 동안 주 평균 15시간 미만 일한 기간이 있으면 계속근로기간이 다시 1일차가 돼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대법원 판례와 노동부 행정해석은 퇴직금 지급을 위해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할 때 ‘...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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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한화오션이 교섭에 나서라” 조선소 하청 노동자의 외침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 30m 높이의 폐쇄회로(CC)TV 철탑에 올랐다. 지회는 원청인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동자와 교섭하는 일에 책임 있게 나서달라고 요구했다.김 지회장은 “이런 선택을 결행하는 것은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결의”라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철탑은 높기도 하지만 성인 한 사람이 눕기도 버거울 정도로 좁다. 김 지회장은 웅크려 앉아 비닐 한 장을 두른 채 1일차 밤을 보냈다.지회는 지난해 3월부터 한화오션 사내협력사 20여개와 단체교섭을 벌여왔다. 지회는 협력사에 상용직 고용 확대, 상여금(현행 50%) 인상,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해왔다. 다단계 하청 구조로 이뤄진 조선업은 1차 하청업체 외에도 물량팀(2·3차 하청), 이주노동자 등 고용 구조가 복잡하다. 노조는 조선업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를 상용직으로 고용해야 ...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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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에 사직 의사 밝히자…“일단 쉬고 오라” 해놓고 해고한 회사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사직서를 낸 직원에게 “조치를 할 테니 일단 쉬고 오라”고 지시해놓고 돌연 해고를 통보한 것은 ‘부당 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준영)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2월13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A사에서 상품기획자(MD)로 일하던 B씨는 2023년 3월 회사 대표에게 “팀장과 대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청해 “빨리 조치를 하겠다”는 답을 받았다. 다음날 B씨는 대표에게 서명하지 않은 사직서를 사진 찍어 보내며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 대표는 B씨에게 전화해 “차근차근 풀어나갈 테니 조금 휴식을 취하라. 부장을 통해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B씨는 재택 근무를 하며 일부 업무를 처리했다.그런데 B씨가 소속된 부서의 부장은 사흘 뒤 “근로가 어렵게 됐다”며...
202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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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낮다고 동료들 앞에서 몸에 소금 뿌려…화장실도 못 가게 했다”
회사 내 여성 비율이 높은 콜센터 노동자들이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콜센터 내 괴롭힘을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여성위원회, 콜센터사업장 연석회의,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등은 4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콜센터 현장 내 괴롭힘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이들은 “콜센터 업계에는 40만명으로 추산되는 여성 노동자들이 있지만 원청-하청, 센터장-중간관리자-상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는 콜센터 현장 내 괴롭힘을 묵인하고 방조한다. 폭력의 구조 그 마지막에 여성 노동자가 있다”며 “2018년 감정노동자보호법이, 2019년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이 시행됐지만 관리자들의 괴롭힘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괴롭힘 사례 증언이 이어졌다. 김민정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공동본부장 후보는 관리자의 괴롭힘으로 다수의 콜센터 상담사들이 퇴사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관리자는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로 동료들이 보는 앞...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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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 벼랑 끝으로 몬 ‘수입차 딜러들’
지난달 12일 BMW코리아 공식 딜러사 바바리안모터스의 한 지점에서 일하던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자신의 수당으로 고객 할인금을 지급하다 빚을 진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A씨가 지점장 B씨로부터 수시로 폭언을 듣고, 출근 인증샷 보내기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수입자동차 영업 업계에선 A씨가 겪은 일이 드문 사례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2일 A씨 유족과 동료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B씨는 모든 직원이 보는 앞에서 A씨에게 “정신X자” “미친X끼” 등 폭언을 일삼았다. B씨는 ‘벌’을 준다며 출근을 더 일찍 하게 하고, 한동안 매일 ‘출근 인증샷’을 남기게 했다. A씨는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로 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직원들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할인금을 영업직원이 회사에 지불토록 한 ‘직원 입금 시스템’ 문제가 컸다고 했다. A씨는 사망 당시 회사에 빚을 1300만원가량 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했던 영업사원 C씨는 “수당이나...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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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비정규직 “완벽한 사각지대, 우린 무엇인가”
방송 노동자 A씨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제2 오요안나 사건 방지를 위한 방송 노동자 긴급 증언대회’에 참석해 힘겹게 말을 꺼냈다.“이제 저는 저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방송사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다 해고당해 힘겨운 소송 끝에 복귀했지만 현재는 민원 처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제 평생의 꿈이었던 작가 일을 잃었습니다.”그는 2021년 7월, 7년간 일하던 방송사에서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와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인 뒤 승소해 이듬해 8월 복직했지만 작가 업무로 되돌아오지 못했다. A씨는 ‘무기직 행정지원’으로 직급 없이 콜센터 업무를 하고 있다. 연봉계약직인 무기직 행정지원은 일반직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다른 처우를 받는다. 승진을 할 수도, 직군 이동을 할 수도,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도 없다. 그를 부당해고로 내몬 사람들은 지금까지 아무런 징계조차 받지 않았다.16년 동안 일하면서 단 한번도 근로계약서를 써본 적이 없...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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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밖 프리랜서 지키려면…오요안나 유족 “위장 계약 방지법 만들라”
“갑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을들끼리 서로 경쟁하며 물어뜯게 되는 고용 관행을 MBC가 유지해서 발생한 일입니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왜 룰(규제)을 만들지 않나요? 대한민국 사회에 묻고 싶어요.”지난해 9월 숨진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유족 A씨는 지난 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위장 프리랜서 계약을 없애기 위한 ‘오요안나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MBC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하던 오 캐스터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A씨는 오 캐스터가 출퇴근 관리를 받는 등 사실상 ‘노동자’처럼 일했지만, 프리랜서로 계약한 탓에 노동법의 보호에서 비켜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프리랜서라면 무슨 선후배가 있고 그렇게 군기를 잡나”라며 “고용 관계가 아니라며 책임을 피하는 행태”라고 했다.방송사는 수많은 제작 인력을 ‘무늬만 프리랜서’로 고용하며 이득을 봐왔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 비정규직 근로여건 개선방안...
202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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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난동에 밀린 아빠의 죽음…“산재도 중요해요”
안전 난간 없는 이동식 비계 위에서 미장 작업을 하다 1.88m 아래로 추락한 고 문유식씨(당시 72세) 딸 혜연씨(34)는 지난해 1월22일 사고 발생 이후 재판이 이뤄지는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다. 그는 1심 선고가 있던 지난 23일에도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엄중처벌하라’는 팻말을 들고 자리를 지켰다.재판 과정에서 사측은 안전조치 미비 등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혜연씨는 마음을 놓지 못했다. 산재를 방치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기업 사례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는 “유가족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하지만 그의 1인 시위는 선고를 앞두고 뜻밖의 난관을 맞았다. 지난 19일 벌어진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경찰이 서부지법 입구를 통제하면서 혜연씨는 100여m 떨어진 근처 공원으로 떠밀려 시위를 해야 했다. 그는 “재판부에 목소리를 전하려던 1인 시위인데, 제가 보이지 않으면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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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공짜 노동·블랙리스트’에 “관행 개선…과도한 정보 수집 죄송”
21일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서 쿠팡의 연속 야간노동,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대한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쿠팡은 야간노동 규제를 위한 사회적 대화, 물품 분류작업을 배송기사에게 전가하는 관행 개선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과도한 정보 수집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처음으로 사과했다.강한승 쿠팡 대표는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되는 결론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야당과 노동계는 그간 연속 야간노동을 택배기사 과로사 요인으로 보고 규제 방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요구해왔다.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쿠팡 야간 배송기사는) 야간에 고정적으로 노동을 한다. 교대노동 도입 등을 통해 시스템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빨리 배송받을 필요가 없는데 굳이 새벽배송을 해야 되냐고 생각하는 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