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큰손도 구독서비스 ‘눈독’, MS·소니…이유있는 게임사 ‘빅딜’

조미덥 기자

다운로드서 스트리밍으로 전환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처럼

자사 독점 콘텐츠 늘리기 경쟁

연초부터 글로벌 게임업계 ‘큰손’들의 ‘빅딜’이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82조원)에 인수키로 한 데 이어, 지난 1일엔 소니가 게임 개발업체 번지를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인수 경쟁은 단순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MS의 엑스박스 등 콘솔(비디오 게임기)용 게임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다. 게임 시장이 ‘건별 결제, 다운로드 중심’에서 ‘월정액을 내고 스트리밍으로 즐기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독점 콘텐츠를 늘리려는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대세가 된 영상 콘텐츠 시장처럼 게임 시장도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 시장 조사업체 뉴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800억달러(약 215조원)로 영화 시장의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앞으로 게임 시장은 클라우드와 가상현실 등의 흐름과 결합하면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등 빅테크 업체들이 최근 몇년 사이 앞다퉈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뛰어든 이유다.

그중에서도 MS와 소니는 기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다수 갖고 있기 때문에 구독 게임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콘솔 시장 점유율에서 소니(70%)에 뒤지던 MS(25%)가 구독 모델로의 전환에 적극적이다. MS는 2017년 매달 7900~1만9000원을 내면 엑스박스의 100여가지 게임을 제한 없이 즐기는 구독형 서비스 ‘게임패스’를 출시했다. 게임패스 가입자는 지난해에만 700만명이 늘어 약 2500만명이 됐다. MS는 클라우드에서 아마존에 이은 세계 2위 업체이기 때문에 게임과 클라우드의 결합 효과를 내기에도 좋다. MS가 최근 블리자드를 거액에 인수한 건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처럼 고객을 유치할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콘솔의 강자인 소니는 지금까지 구독 전환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소니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라는 구독 모델을 운영 중이지만 최신 게임이 없고, 클라우드 활용은 플레이스테이션 소유자끼리 온라인으로 연결해 게임할 수 있게 하는 데 머물고 있다.

소니의 번지 인수는 MS에 대한 반격으로 볼 수 있다. MS 엑스박스의 전용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끈 ‘헤일로’ 시리즈를 개발한 번지가 앞으로는 소니의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

‘스트리밍 구독’ 모델의 성공 여부는 고해상도에 빠른 반응을 요구하는 고사양 게임을 클라우드 서버에서 시간 차 없이 구동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분간 고사양 게임을 클라우드에서 구현하긴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스트리밍 구독’으로 가는 큰 흐름이 역행하진 않으리란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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