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게임업계 실적은…중견 게임사 성장, 대형 게임사 주춤

이윤정 기자
지난해 게임업계 실적은…중견 게임사 성장, 대형 게임사 주춤

한국 게임업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중 넥슨과 넷마블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 수익원인 확률형 아이템이 논란에 휩싸였고 신작까지 부진했다.

대형게임사들이 주춤하는 동안 중견 게임사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위메이드 등이 약진했다. 게임업계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성장동력으로 ‘P2E(돈을 벌 수 있는 게임)’에 주목하며 새로운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2K’로 불리는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3N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액 1조8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고 10일 공시했다. 당초 3N에 이어 ‘2조(원매출)클럽’ 가입도 유력했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3% 줄어 6396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 계절적 비수기, 서비스 안정화 노력 등이 이유라고 크래프톤은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125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 당기 순이익 520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72% 증가했고 순이익은 무려 671% 늘었다. 카카오게임즈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에 이어 연매출 1조원을 넘긴 6번째 게임사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의 선전은 신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성공 덕이다. 지난해 6월 출시한 오딘은 ‘절대 강자’였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100일 이상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44% 증가한 561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3260억원, 순이익은 485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순익만 보면 국내 게임사 3위 안에 드는 수치다. P2E 게임 ‘미르4’가 세계 시장에서 선전했고, 암호화폐 ‘위믹스’ 유동화(매도) 매출이 반영된 결과다.

3N의 맏형격인 넥슨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2020년 한국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주목할 만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넥슨 매출은 전년 대비 6% 하락한 2조8530억원이었고, 영업이익도 18% 감소해 9516억원에 머물렀다.

넷마블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넷마블은 매출 2조5059억원, 영업이익 1545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2%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제2의 나라’, 8월 ‘마블퓨처 레볼루션’ 등을 잇달아 출시했지만 게이머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3N의 또 다른 축인 엔씨소프트는 오는 15일 실적을 발표한다. 엔씨소프트 또한 지난해 5월 출시한 ‘트릭스터M’, 8월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가 기대에 못 미친 만큼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희비가 엇갈리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게임사들의 향후 경로는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한 ‘P2E’ 시장 개척이 핵심이다. 명칭은 P&E(게임을 즐기면서 재화를 얻음), C&E(게임 이용자가 크리에이터가 돼 수익 창출) 등으로 다양하지만 결국 게임을 하면서 수익을 얻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P2E게임은 불법이지만 한국 게임사들은 해외에서 P2E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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