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소송에 43년전 SF영화 증거물로 제출

백인성 기자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43년 전에 만든 공상과학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A Space Odyssey)’가 삼성과 애플의 태블릿PC 특허소송에 증거물로 제출됐다.

삼성전자는 “수십년 전 만들어진 영화에 아이패드와 유사한 디자인의 태블릿PC가 등장했다”면서 “아이패드의 디자인은 애플의 전유물이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작 공상과학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한 장면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도용했다”면서 수입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삼성, 애플 소송에 43년전 SF영화 증거물로 제출

삼성전자가 증거로 제출한 영화 장면은 목성 탐사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한 우주 비행사 2명이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우주 비행사들은 식사를 하면서 현재의 태블릿 PC와 비슷한 디지털 기기로 TV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는 장면이 등장한다.

삼성전자는 “영화에 나오는 기기들은 직사각형 모양의 테두리가 없는 디스플레이 스크린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애플이 특허를 낸 디자인과 흡사하다”고 밝혔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독자적인 디자인이 아니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법정에 등장한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세계 3대 공상과학소설가로 꼽히는 아서 클라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상과학 영화다. 클라크는 큐브릭과 함께 이 영화의 각본을 공동 집필했다. 원작에서는 삼성이 태블릿PC와 유사하다고 주장한 기기를 ‘뉴스패드(Newspad)’로 표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이 아이패드를 처음 내놓았을 당시 전자업계에서는 태블릿PC가 이미 30년 전 소설 속에 나왔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포스페이턴트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삼성전자는 아이패드와 유사한 디자인이 68년 제작된 영화에서도 나오는 점을 들어 애플이 디자인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는 애플의 주장이 나온 뒤 많은 사람들이 과거 공상과학영화나 TV 시리즈에 유사한 디자인의 기기가 나온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며 “삼성전자의 주장이 판결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변호인단이 실제 영화를 반론 자료로 제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영화를 다른 법정에도 증거물로 제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9개국에서 태블릿PC 디자인 관련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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