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깐부’로 얼버무린 넷플릭스읽음

이유진 기자
‘영희가 지켜보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희가 지켜보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한한 가필드 정책총괄 부사장
“한국 창작 생태계 깐부들 없었다면
지금의 넷플릭스 없었을지도”

간담회 열고 ‘무임승차’ 논란 선그어
“오픈커넥트로 트래픽양 줄이면
대가 낼 필요 없고 해외에도 안 내”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한국 언론과 만났다. 넷플릭스 본사 임원이 한국 기자들과 격의 없이 질문하고 답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주인공처럼 초록색 운동복과 이름표를 달고 기자들 앞에 선 가필드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속 대사 ‘깐부(팀·짝꿍)’를 거듭 언급하며 한국 콘텐츠를 치켜세우면서도, ‘망 무임승차’ 논란과 관련해선 자사의 데이터 임시서버인 오픈커넥트(OCA)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인프라 및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넷플릭스가 약 1조원의 비용을 투입해 자체 개발한 오픈커넥트 기술을 활용하면 트래픽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줄어 망 사용 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전 세계 1000여개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ISP)가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커넥트를 이용해 전체 트래픽의 최소 95%를 줄였고 1조4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오픈커넥트 기술을 적용해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디즈니와 애플의 경우 국내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위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각 기업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자체 CDN으로서 오픈커넥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명대사가 나오는 장면. 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명대사가 나오는 장면. 유튜브 캡처

가필드 부사장의 방한은 이례적이다. 각종 논란에도 대외 접촉을 최소화했던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 내 정치권 움직임에 조급해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망사용료 지급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를 챙겨봐 달라”고 언급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지난 2일 방송통신위원회,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국회 등을 방문해 넷플릭스의 입장을 피력했다.

가필드 부사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 전적으로 존중하고 공감한다”면서 “문 대통령께서 네트워크 관련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래서 방문한 것이며, 겸손한 마음으로 스토리텔링, 기술, 네트워크와 생태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국 국회의 망사용료 의무화 입법 움직임을 두고는 “어떻게 입법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만약 입법화가 된다면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넷플릭스는 해외 ISP 어느 곳에도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는 망이용료에 대한 법이 존재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다”고 답해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의 역차별 문제에 선을 그었다.

소송 중인 SK브로드밴드(SKB)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넷플릭스 서비스가 유발하는 트래픽 비중은 피크타임 기준으로 평균 인터넷 이용료의 2%에 불과하다”며 “SKB와 만나 솔직히 이야기함으로써 많은 부분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브로드밴드는 입장문을 내고 “수차례 협상 의사를 전했으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겠다고 나선 건 넷플릭스였다”면서 “넷플릭스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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