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 비판한다면서···정부 캐릭터 성적 희화화 논란

이유진 기자

온라인 곳곳 확산…방통위 “사안 인지”

지난 5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카드뉴스는 ‘n번방 방지법’이 사전검열이란 우려에 대한 해명을 위해 만들어졌다. 방통위 네이버 블로그 캡쳐

지난 5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카드뉴스는 ‘n번방 방지법’이 사전검열이란 우려에 대한 해명을 위해 만들어졌다. 방통위 네이버 블로그 캡쳐

디지털성범죄물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n번방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법 시행을 반대하는 일부 누리꾼들이 정부가 만든 카드뉴스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성적 희화화하고 이를 온라인상에 유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정 여성 캐릭터를 성적으로 희화화한 그림들이 공유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만든 카드뉴스에 등장한 이 캐릭터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설명을 위해 쓰였다.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사적 검열 논란이 일자 ‘사적 검열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을 위해 만든 것이다.

특히 카드뉴스 5장 중 정장을 입은 여성 캐릭터가 단호한 표정으로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희화화의 대상이 됐다. 일부 누리꾼은 해당 캐릭터를 ‘해명이’라고 조롱하며 캐릭터의 신체 일부를 강조하거나, 성폭력 피해자를 연상시키는 모습 등을 연출한 그림을 그려 공유했다.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 카드뉴스를 성적대상화한 그림들을 온라인 상에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방송통신위원회 카드뉴스를 성적대상화한 그림들을 온라인 상에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러한 그림들은 방통위 블로그 게시판을 비롯해 온라인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방통위 블로그 댓글창에 정부 캐릭터를 나체로 만든 이미지를 올린 이용자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여성단체 활동가는 “n번방 방지법 관련해 목소리를 냈던 단체나 활동가들에게도 음란물을 보내는 등 도 넘은 행위가 이어지고 있다”며 “캐릭터 성적 대상화는 물론 n번방 방지법 개정 취지에 완전히 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13일부터 유의해서 해당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도 이용하는 방통위 블로그에까지 선정적인 이미지를 올리는 등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게시판 운영정책 등을 살펴 음란 이미지에 대해서는 삭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은 ‘연매출액 10억원 이상 또는 일평균 이용자 10만명 이상 인터넷 사업자가 콘텐츠 유통시 불법 촬영물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 직후 사생활 침해, 검열 등이란 지적이 나오자 방통위는 “정부는 사업자가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잘 이행하는지를 점검하기만 할 뿐, 이용자로 하여금 표현물을 직접 제출하도록 하거나 그 내용을 심사하는 게 아니므로 검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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