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0대 청소년들에 유해 콘텐츠 반복 노출 비판 이어지자 꼬리내린 SNS, 알고리즘 수정읽음

조미덥 기자

미국 민주당 집권 이후 규제 강화
페이스북 직원, 유해성 폭로 영향
틱톡, 원하지 않는 영상 배제 권한
인스타, 내년부터 AI 추천 폐지
한국도 이용자 보호 논의 목소리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들이 10대 청소년들을 유해 콘텐츠에 반복 노출시키는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 같은 알고리즘이 10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이용자 수가 10억명이 넘는 짧은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청소년에게 유해할 수 있는 콘텐츠의 노출을 줄이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틱톡은 거식증, 슬픔, 이별 등 같은 주제의 콘텐츠를 과도하게 보여주지 않는 방법을 고안 중이다. 틱톡은 사용자가 보기를 원치 않는 영상을 선택할 권한도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동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은 내년부터 아예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기반한 콘텐츠 추천을 폐지키로 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몇 달 동안 게시물이 올라간 시간 순서대로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옵션을 운영해왔고, 내년 초부터 그렇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이용자가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상품담당자(CPO)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알고리즘 도입 후 이용자 시청 시간이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그 유해성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10대를 유해한 환경에 노출시킨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9월 페이스북(현재 메타)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겐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10대 자살률을 높이는 등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응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체 실험 결과 우울한 감정을 가진 것으로 설계된 틱톡 계정이 36분간 추천받은 콘텐츠 278개 중 93%가 우울증과 관련되거나 슬픈 내용이었다”며 “틱톡의 알고리즘이 탈출하기 힘든 토끼굴로 이용자를 몰아넣는다”고 지적했다. 13세로 설정된 틱톡 계정에는 몇 주 만에 ‘하루 300㎈ 이하로 섭취하기’ 등 수만 개의 체중 감량 동영상이 추천됐다. 이런 영상의 반복 시청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섭식 장애로 입원한 어린이가 3배 이상 늘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도 있었다.

미국이 민주당 집권 후 인터넷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미 의회가 10대에 대한 유해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이 알고리즘 수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아직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의 영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어떻게 해야 (알고리즘이) 이용자를 편리하게 만들고 보호할 수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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