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챗봇 '이루다'가 돌아온다···내달 비공개 베타 테스터 모집

지난해 12월 출시 직후 혐오발언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내년 1월 ‘베타테스트’를 거쳐 다시 출시될 예정이다. 이루다 페이스북 캡쳐

여성·장애인·성소수자 등 약자에 대한 혐오발언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서비스가 중지됐던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돌아온다. 개발사는 내년 1월 ‘베타 테스트’를 거쳐 ‘이루다2.0’을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루다는 21일 페이스북에 새로운 프로필과 커버 사진을 업데이트하면서 활동 재개 소식을 알렸다.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은 이날 “공식 출시에 앞서 서비스 고도화 등을 위해 내년 1월11일부터 ‘이루다2.0’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루다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20대 여성 컨셉의 일상대화형 챗봇(open-domain chatbot)이다. 출시 2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40만명을 넘기며 인기를 끌었으나, 약자·인종 혐오발언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스캐터랩이 별도 서비스에서 수집한 이용자들의 대화 데이터를 무분멸하게 이루다 학습에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까지 일었다. 결국 이루다는 출시 3주 만인 지난 1월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4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스캐터랩에 과징금 5550만원과 과태료 4780만원을 부과했다.

이루다는 21일 페이스북에 새로운 프로필과 커버 사진을 업데이트하고, ‘클로즈 베타테스터 모집’ 안내글을 올렸다. 이루다 페이스북 캡쳐

스캐터랩은 “AI 챗봇 윤리 준칙을 제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AI 윤리를 점검하고, 내부 기획자·리서처·엔지니어 등과 논의를 거쳐 윤리 준칙을 수립했다는 설명이다. 또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는 이루다2.0은 가명처리한 데이터베이스(DB)로 학습 과정을 거쳤으며,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딥러닝 알고리즘이 생성한 문장으로 답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 시 특정 단어·문맥을 탐지해 선정적이거나 공격적, 또는 편향적 문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어뷰징 탐지 모델’을 접목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루다2.0 베타 테스터 모집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1월4일까지다. 이루다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약 3000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베타 테스터로 선발되면 1월11일부터 약 3주간 이루다2.0과 대화하면서 챗봇이 ‘문맥’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답변하는지 검토하게 된다. 또 선정적·공격적·편향적인 단어나 문맥을 탐지해 대응하는지도 살핀다.

베타 테스터로 선정된 사용자들은 스캐터랩에 대화 경험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단 이루다2.0과의 대화 경험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스캐터랩 관계자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통해 AI 챗봇과의 대화 경험을 사용자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사용자의 의견 및 개선 사항 등을 점검하겠다”며 “내년 안에 이루다2.0의 공식 출시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