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코로나가 키운 의료기

라스베이거스 | 글·사진 조미덥 기자

‘CES 2022’ 헬스케어 큰 관심

진단·비대면 치료 기술 부각

VR게임으로 ADHD 확인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 걸러낼 수 있다고 소개한 에어크좀의 마스크를 기자가 직접 착용해 보고 있다. 조미덥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 걸러낼 수 있다고 소개한 에어크좀의 마스크를 기자가 직접 착용해 보고 있다. 조미덥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 헬스케어 기술이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코로나19 진단과 비대면 치료 기술이 혁신상을 휩쓸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처음 열리는 오프라인 전시인 데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유행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공기로 코로나19 실시간 파악

미국 옵티브는 이날 헬스케어 업체들이 모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부스를 마련하고 공기 중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해 알려주는 자사 제품 바이러원(virawarn)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무실처럼 넓은 공간에서도 몇 분 안에 바이러스를 찾아내는 모델과 가정집 방 정도 크기에 효과적인 소형 모델이 공개됐다. 입으로 숨을 불어넣으면 5초 안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개인 기기도 공개했다. 옵티브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큰 기기를 작동시킨 상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지되면 개인용 기기로 누가 감염됐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스타트업들이 모인 베네치아 엑스포에는 다른 방식으로 금방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기가 전시됐다. 프랑스 업체 그랩힐 관계자는 “센서가 내장된 휴대용 키트 테스트엔패스에 체액을 묻히면 3분 이내에 스마트폰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랩힐은 이 기술로 헬스케어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같은 프랑스 기업 에어크좀은 여과 장비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오염물질을 99.94% 걸러내는 마스크를 개발했다. 오는 3월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가격은 500달러로 6개월마다 필터를 갈면 4년 동안 쓸 수 있다. 평소에 쓰던 천 마스크와 비교해 무게감과 이질감은 있지만 플라스틱 재질이 얼굴에 밀착돼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프랭크 글라이잘 최고경영자(CEO)는 “큰 도시 어디서든 유용하다”며 “마스크계의 슈퍼맨”이라고 강조했다.

■‘홈 X레이’ 선보인 한국 기업

오톰이 개발한 휴대용 X레이. 사진기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조미덥 기자

오톰이 개발한 휴대용 X레이. 사진기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조미덥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대면 치료가 어려워지면서 비대면 치료 분야 기술도 부각되고 있다. 강원 원주시 디지털헬스케어 규제특구에 위치한 오톰이 개발한 휴대용 X레이 누카M30은 손바닥 2개만 한 크기에 카메라와 비슷하게 작동한다. 병원용 기기보다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90% 적다. 오톰은 대한방사선방어학회의 성능시험에서 76.4점(60점 이상이면 충족)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2020년 중국 우한 교민들이 입국했을 때 폐렴 증상을 체크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임시 허가도 받았다. 오준호 대표는 “집에서 격리돼 치료받는 분들은 병원 가서 X레이를 찍기 어려운데 우리 기술을 많이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기업 에센스는 노인이나 집에서 치료받는 환자를 의사가 원격으로 실시간 체크하는 바이탈온 기기 세트를 선보였다. 목걸이, 체중계, 혈압측정기, 손가락에 끼우는 기기 등을 통해 환자의 정보가 의사의 태블릿PC로 전송된다. 환자는 목걸이 버튼을 누르거나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것만으로 응급 구호를 요청할 수 있다. 회장이 헬스케어 기업 최초로 CES 기조연설에 나섰던 애보트는 팔에 붙여두면 수시로 혈당을 측정해 알려주는 기기를 선보였다.

마사지해주는 로봇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의 마사지 로봇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마사지 체험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 EPA연합뉴스

마사지해주는 로봇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의 마사지 로봇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마사지 체험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 EPA연합뉴스

인지 및 정신 관련 질환 분야에서는 한국 스타트업 히포티앤씨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상현실(VR) 게임을 통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진단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숫자를 고르고 튜브에 공을 넣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손가락과 시선의 움직임 등을 측정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 스타트업 이모코그는 경도 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의 디지털 치료를 돕는 애플리케이션 ‘코그테라’를 공개했다. 디지털 치료 진단을 받은 뒤 앱을 깔면 매일 수준별로 과제를 주고 대화를 통해 치매를 치료한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