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내려놓고 ‘글로벌’ 주력…남궁훈 ‘신사업’ 투트랙 체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카카오 제공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14일 의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신사업은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글로벌 확장 업무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전사 임직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앞으로 엔케이(남궁 대표 내정자)가 ‘비욘드 모바일(Beyond Mobile)’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며 “출발점은 일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자회사들이 개별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앞으로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글로벌 브랜드 확장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2000년 한게임 재팬을 설립해 일본 시장을 개척했다. 2017년부터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를 맡아 한국과 일본 현지를 오가며 사업에 참여해 왔다. 그는 카카오 이사회에서 사임한 뒤 픽코마 중심의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카카오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 창업자로서 미래 성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역할은 유지할 계획이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 형태를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로 재구성해 카카오의 국내외 성장을 이끈다. 남궁 내정자는 “한글 기반 스마트폰 인구는 5000만명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인구 50억 명의 1%에 해당한다”면서 “이제 카카오는 1%에서 99%로 나아가야 한다. 카카오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범수 의장 대신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 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홍은택 센터장은 이미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되어 있는 김성수 공동센터장(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공동체의 사회적 책임과 전략방향을 조율하고,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 행보를 도울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말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사퇴하고, 기존의 여민수 대표도 물러나면서 남궁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카카오 이사회 개편은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