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갑질에…토종 OTT도 울고 소비자도 운다

이윤정 기자

웨이브·티빙 등 구독료 2000원가량 올려…웹툰·음원 등 ‘줄인상’ 전망

OTT “수수료만 15%…남는 게 없다”…소비자는 외부결제 불편 떠안아

구글이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의 아웃링크 결제를 막으면서 수수료 부담을 결국 소비자가 떠안게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은 구글 인앱결제 시 수수료만큼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OTT앱은 물론 다른 구독앱들의 인앱결제 가격 도미노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가 수수료 부담을 피하려면 인앱결제 대신 가격을 올리지 않은 PC·모바일웹 등으로 해당 서비스에 접속해 따로 결제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티빙 등 OTT 업체들은 구글 인앱결제 강화 정책 영향으로 다음달부터 인앱결제 가격이 인상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폰에서 인앱결제 또는 제3자결제를 이용할 경우에만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PC나 모바일웹 등을 통한 결제는 기존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안드로이드 앱 내 결제 시 베이직(7900원)은 9300원, 스탠더드(1만900원)는 1만2900원, 프리미엄(1만3900원)은 1만6500원으로 올렸다. 구글이 책정한 인앱결제 수수료(15%)만큼 인상한 것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16일 국내 앱 개발사에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삭제하는 업데이트를 다음달 1일까지 마치지 않으면 6월1일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인앱결제(최대 수수료 30%)를 사용하거나,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 시스템(최대 수수료 26%)을 구축하지 않으면 앱을 구글플레이에 등록할 수 없는 것이다. 앱 개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피하기 위해 사용해온 아웃링크 방식의 결제는 불가능해진다.

구글은 2020년 7월 게임 콘텐츠에 한정돼 있던 해당 정책을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플레이스토어 적용일은 다음달 1일부터다. 구글은 앱 종류별로 게임 30%, OTT 등 일반 구독 콘텐츠 15%, 웹툰·전자책·음원은 10%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OTT는 물론 다른 구독앱의 인앱결제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앱 서비스 업체들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수료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사실상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콘텐츠 사용 비용 등 고정비가 높은 상태에서 15% 수수료까지 떠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웨이브 사용권 가격이 올라간 것은 아닌 만큼 소비자들이 PC나 모바일웹 등에서 결제하면 기존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앱에서 결제할 경우 더 비싼 요금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구글 가이드에 따르면 서비스 업체들은 앱결제 페이지에서 ‘웹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을 공지할 수는 있지만 ‘웹에서 결제할 경우 더 저렴하다’ 등의 외부결제 유도 문구는 사용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이드를 따르지 않으면 앱을 구글스토어에 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을’인 업체들은 강화된 인앱결제 정책을 고스란히 따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구글은 이번 정책이 결제 과정에서의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한 ‘소비자 보호’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들에 강제한 수수료를 결국 소비자가 떠안게 됐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에 이번 정책이 지난 15일부터 시행 중인 인앱결제강제금지법(구글갑질방지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하고 현재 위반 여부를 파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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