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영상만이 살 길? 인스타그램, 동영상 서비스 ‘릴스’로 통합… SNS 틱톡화되나

이윤정 기자
인스타그램 릴스.

인스타그램 릴스.

사진 공유로 큰 인기를 모아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짧은 영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 하고 있다. 우선 한국에서 피드 동영상 게시물을 짧은 영상 플랫폼인 릴스로 통합해 시범 운영한다. 한국 시장의 반응을 보고 릴스 플랫폼 확장성을 가늠하려는 것이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숏폼 비디오 플랫폼’ 틱톡의 전 세계적인 성공 이후 인스타그램은 물론, 페이스북, 유튜브 등도 짧은 영상 서비스를 확대하며 젊은 사용자 모시기에 나섰다.

인스타그램은 6일부터 한국에서 ‘동영상 게시물’과 ‘릴스’로 구분됐던 기존의 동영상 서비스를 릴스로 일원화해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원래 릴스는 영상 길이가 1분까지인 콘텐츠만 지원하지만 시범국가인 한국과 브라질에서는 15분 미만의 동영상 공유를 지원한다. 그동안 릴스에만 지원됐던 스티커, 그리기, 텍스트 등의 편집 도구를 피드 동영상 게시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한국이 영상 콘텐츠 사용량이 많고, K콘텐츠 열풍 등 전 세계 인스타그램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라는 점에서 시범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이용자들의 반응이 글로벌 정식 업데이트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영상 SNS들은 틱독을 따라 짧은 영상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틱톡은 2020년 페이스북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앱)에 올랐고, 매달 접속하는 이용자도 10억명을 돌파했다. 틱톡을 견제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은 틱톡 영상과 닮은 꼴인 릴스를, 유튜브는 ‘숏츠’를 내놨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를 이끄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릴스에 콘텐츠를 올리는 크리에이터들에게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를 지원하겠다는 방침까지 내놨다.

틱톡이 1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점도 글로벌 SNS 회사들이 짧은 영상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다. 틱톡의 핵심 이용자 평균 연령은 16~24세의 ‘Z세대’로 알려졌다. 틱톡의 한국 사용자 연령대를 보면 10대가 15.36%를 차지하지만 페이스북의 10대 이용자 비중은 9.43%에 불과하다. 메타는 틱톡으로 빠져나가는 Z세대를 잡기 위해 비슷한 서비스인 릴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릴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분기 메타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본 20개 게시물 중 11개가 릴스 콘텐츠였다. 하지만 콘텐츠 차별화에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이 나온다. 상위 릴스 11개 중 2개는 틱톡에서 유행한 비디오를 재활용한 콘텐츠였다. 모든 영상 SNS들이 비슷한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디오 SNS인 클럽하우스가 유행하자 지난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각각 비슷한 서비스인 ‘스페이스’와 ‘라이브 오디오룸’을 출시했었다”면서 “글로벌 SNS 업체들이 과도하게 서로를 모방하거나 신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배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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