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에 ‘올인’하는 KT, 미디어공룡 되나…드라마 예능 물량공세 나선다

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윤용필 skyTV 대표(왼쪽), KT 커스터머부문장 강국현 사장(가운데),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T제공

통신사 KT가 ‘콘텐츠’로 사업의 중심을 차근차근 옮기고 있다. ‘원천 지적재산(IP) 확보-콘텐츠 기획·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한 KT는 7일 구체적인 콘텐츠 제작 계획도 밝혔다. 디지털플랫폼기업 ‘디지코’로의 변신을 넘어 ‘미디어공룡’ 자리까지 넘보겠다는 전략이다.

KT는 이날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KT스튜디오지니, skyTV와 KT그룹 미디어데이를 개최해 새로운 콘텐츠 라인업, skyTV의 채널 리론칭 등 콘텐츠 사업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KT는 지난해 3조6000억원 수준인 그룹 미디어 매출을 2025년 5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1위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KT는 지난해 3월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준비해왔다. KT스튜디오지니는 웹툰·웹소설 IP 기반 사업체인 ‘스토리위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KT 시즌’을 비롯해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skyTV 등을 총괄하는 KT의 ‘콘텐츠 컨트롤타워’다. 최근에는 CJ ENM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아 콘텐츠 공동 기획·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다음달 4일 첫 방송되는 곽도원·윤두준 주연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오리지널 드라마 24편을 공개한다. 김철연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지난 1년간 원천IP 확보와 제작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KT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기초체력을 다졌다”며 “올해부터 KT스튜디오지니의 웰메이드 드라마를 선보이고 국내외 다양한 사업자와 함께 유통 채널과 제작 스펙트럼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skyTV는 엔터테인먼트를 앞세운 패밀리 채널 ‘ENA(Entertainment+DNA)’을 새롭게 선보인다. skyTV의 7개 채널과 미디어 지니가 운영하는 5개 채널을 조정해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skyTV는 지난해 <강철부대>, <나는 SOLO> 등 오리지널 예능을 성공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3년간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예능 300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KT가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막강한 가치사슬을 구축하면서 미디어업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KT는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CJ ENM 채널과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이같은)강력한 콘텐츠 사업 인프라를 보유한 사업자는 KT가 국내 유일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독주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할 지도 주목된다. 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는 CJ ENM의 티빙과 KT의 시즌이 향후 통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은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면서도 “국내 토종 OTT의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는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