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일하는 직원들, 어떻게 회사로 부를까…IT 기업들 ‘당근책’ 고민읽음

이윤정 기자

출근하면 음식 무료 제공, 퇴근하면 회사 인근에서 콘서트와 맥주 시음회. 이런 ‘당근’으로 재택근무에 익숙한 직원들을 회사로 불러들일 수 있을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발빠르게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이제는 사무실 출근을 검토하고 있다. ‘비대면 회의’로는 부서간 협업 효과 등을 극대화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지난 2년간 생산성과 효율성에 큰 차이가 없었다며 사무실 출근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인 네이버는 오는 6월까지 전면재택 근무를 유지한다. 이후에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최근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5일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이 41.7%, 하이브리드 근무제(주 1~4회 사무실 출근)를 원하는 직원은 52.2%였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선택지를 주되 만나서 협업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 등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도 올 상반기에는 전면 재택근무를 유지한다. 이후 근무체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두 달 가량 재택근무 기간이 남은 만큼 성급하게 근무형태 전환을 논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ICT 업계에선 섣불리 사무실 출근을 강행했다가 핵심 인재가 이탈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NHN은 올해 경력사원을 공개 채용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 이후에도 주 4일 전면 재택근무 유지 조건’을 내걸었다.

SK텔레콤 서울 신도림 거점 오피스 ‘스피어’.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서울 신도림 거점 오피스 ‘스피어’. SK텔레콤 제공.

거부감이 큰 사무실 복귀 대신 공유오피스나 거점오피스를 활용하는 곳도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서울 신도림과 경기 일산, 분당 등 세 곳에 대규모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마련했고, KT도 경기도 분당 사옥과 서울 광화문 사옥에 원격오피스를, 서울 여의도와 석촌, 경기 일산 등에는 공유오피스를 마련했다.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 경기 과천, 판교에 분산오피스를 열었다.

해외 IT기업들은 보안 문제와 협업, 소통 등의 이유로 직원들에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혜택을 내걸었다. 구글은 캘리포니아 본사 근처 극장에서 직원들을 위한 공연을 준비하는 등 복지와 엔터테인먼트 혜택을 늘릴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음악회, 맥주·와인 시음회, 취미 클래스 등을 준비했다. 퀄컴은 매주 화요일 무료 음식 가판대를, 수요일엔 피트니스 클래스 등 주간 이벤트를 열기 시작했다. ‘주1회 출근’을 내건 애플은 엔지니어 등 일부 직군에 스톡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IT 종사자들은 재택근무 종료를 반기지 않고 있다. 최근 잡코리아가 조사한 설문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87.3%가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6%가 하이브리드 근무형태를 희망했다. 설문을 진행한 닉 블룸 스탠포드대 경제학 교수는 “우수한 직원들은 단지 회사가 준비한 콘서트나 음식을 제공받기 위해 사무실에 출근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출근 유인책 마련에 시간과 돈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는 유연한 근무방식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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