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IT업계 연쇄 파업으로 번지나…웹젠 노조에 이목 집중

이윤정 기자
게임·IT업계 연쇄 파업으로 번지나…웹젠 노조에 이목 집중

국내 중견 게임사 웹젠의 노동조합이 다음달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게임업계에 만연한 ‘성과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통보식 연봉협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카카오와 넥슨 등 다른 전자통신(IT) 기업들의 노조도 웹젠 파업에 연대하기로 하면서 이번 파업이 IT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도 생겼다.

웹젠 노조는 지난 7~8일 이틀간 진행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92.8%가 참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주요 게임업체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만약 파업이 실행된다면 게임업계 첫 사례가 된다.

웹젠 노조는 지난해 12월22일 진행된 임금교섭에서 일괄적으로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평균 10%(470~500만원 추정) 인상과 성과에 따른 차등 지급 입장을 유지하자 지난달 초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달 15일 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평균 16% 연봉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의 수정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과 평가 B등급 이상 직원만 200만원 지급을 고수했다.

웹젠 노사 간 갈등의 중심에는 일방통보식 연봉협상과 임원진에게 집중된 성과급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웹젠은 ‘임직원 연봉 평균 2000만원 인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로 일반 직원은 100만원 단위의 인상만 이뤄지고 대부분의 수혜는 고위직에 집중된다고 웹젠 노조는 주장했다. 지난달 열린 웹젠 주총에서 통과된 임원 6명에 대한 보수 한도액은 100억원이었다. 웹젠은 2003년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 게임사로 지난해 매출 2847억원, 영업이익 1029억원을 기록했다. 노조는 “(공시에 따른) 웹젠 연봉은 7000만원 수준이지만, 임원들 연봉을 빼면 실제 웹젠 직원들 평균 연봉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면서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소수 임원들에 집중된 성과급 시스템은 웹젠을 비롯한 IT업계 전체의 문제다. 공시만 보면 IT업계의 평균급여가 높아보이지만 임원들의 몫을 걷어내면 일반 직원들이 가져가는 금액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미등기 임원 119명의 평균급여가 4억원대로 일반 직원의 3배가 넘는다.

웹젠 파업이 IT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웹젠 파업을 앞두고 지난 12일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업계 노조가 모여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에서 이런 연봉협상은 오랜 관행이었다”면서 “노조활동이 비교적 빨리 시작된 카카오, 네이버, 넥슨 등은 그나마 사측이 직원 업무 평가 시스템을 공개하지만 중견게임사나 IT기업의 경우 여전히 연봉협상 등 처우가 열악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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