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놀이에서 일터로 영역 확장

이윤정 기자
일본 고베에 있는 가와사키중공업의 생산 공장에서 직원이 홀로렌즈를 끼고 기기를 점검하면(왼쪽) 메타버스 공간인 디지털트윈에서 원격으로 기술자가 문제를 해결한다(오른쪽). MS유튜브 캡처

일본 고베에 있는 가와사키중공업의 생산 공장에서 직원이 홀로렌즈를 끼고 기기를 점검하면(왼쪽) 메타버스 공간인 디지털트윈에서 원격으로 기술자가 문제를 해결한다(오른쪽). MS유튜브 캡처

가상·증강현실 활용 오류 해결 등
MS, 산업용 환경 구축 기술 선봬
국내 LG유플, 가상오피스로 진출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 사라지면
MZ세대 50% 이상 이직 예측도
메타버스 자연스러운 진화 될 것”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친구를 사귀고, 반려동물을 키우고, 패션 아이템을 사고, 가상 부동산을 사고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메타버스는 온라인 세계에서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주목받아왔다. 하지만 방역 지침이 대폭 완화되면서 사람들은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있고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도 사그라들고 있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미래시장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메타버스가 일터에서 먼저 구현돼 일상을 바꿀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재택근무를 경험한 사람들은 예전의 근무 환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고, 메타버스 기술은 업무 공간을 가상세계에서 빠르게 구축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 CNBC는 “즐길거리로 메타버스를 받아들이려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은 데 비해 업무용 메타버스는 사람들의 기대보다 훨씬 더 빨리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5~27일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업무용 메타버스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눈길을 끈 건 클라우드 기술로 공장 내부 문제를 인식하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기술자가 오류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산업용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한 점이었다.

콘퍼런스에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일본 고베에 있는 가와사키중공업의 생산 공장에서 산업용 로봇에 이상이 감지되자 공장을 똑같이 가상세계에 구현한 디지털트윈(메타버스) 공간에도 동시에 경고등이 켜졌다. 공장 내부 직원이 VR·AR 기기인 홀로렌즈를 통해 공장 내부 모습을 전송하자 기술자는 메타버스 속에서 원격으로 기계를 점검해 문제를 해결했다. MS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 등을 동원해 업무 메타버스 환경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영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인 팀스 내에 아바타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최근 3차원(D) 디지털 협업플랫폼 ‘MS 메시’를 공개했다. MS 메시는 VR·AR 기기를 활용해 다른 지역에 있는 사용자들이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메타 또한 MS 메시와 유사한 ‘호라이즌 워크룸’을 공개하고 업무용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 정보통신회사 시스코도 최근 AR 회의 툴인 웹엑스 홀로그램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AR 안경을 착용하고 3D 공간에서 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가 ‘U+ 가상오피스’를 통해 연내 업무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한다. U+ 가상오피스에는 실제 사무실처럼 책상이 있는 업무공간, 휴식을 취하는 스몰톡(가벼운 주제의 대화) 공간, 회의 공간, 비밀 대화가 가능한 공간 등이 구축된다. 감정 표현 기능 등을 갖춘 아바타 서비스로 ‘소통’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MS 팀스를 이끄는 니콜 허스코위츠는 “재택근무가 사라지면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자)의 50% 이상이 직장을 바꿀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면서 “메타버스를 업무 현장에 도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화가 될 것이고 메타버스 기술은 사람들이 어디에서 일하든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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