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스튜디오’ 생태계, 통신사도 가세

이윤정 기자

SK텔레콤, 미래형 콘텐츠 제작소 ‘팀스튜디오’ 공개

콘텐츠 제작의 대세로 자리잡은 ‘버추얼 스튜디오’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12일 열린 SK텔레콤의 시각 특수효과(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스튜디오’ 프레스투어에서 기술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개관한 팀스튜디오는 3050㎡(약 930평) 규모로 조성됐다. 연합뉴스

콘텐츠 제작의 대세로 자리잡은 ‘버추얼 스튜디오’ 경기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12일 열린 SK텔레콤의 시각 특수효과(VFX)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스튜디오’ 프레스투어에서 기술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개관한 팀스튜디오는 3050㎡(약 930평) 규모로 조성됐다. 연합뉴스

판교에 전문 업체 3곳과 협업 농구장 7개 넓이에 ‘XR 스테이지’ 등 마련
시공간·날씨 등 제약 없고 후반작업도 수월…저무는 ‘크로마키’ 대체
엔터·IT·게임사 등 앞다퉈 진출…아카이브 콘텐츠·전문 인력 확보 경쟁

환했던 거리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한밤중의 도심으로 탈바꿈했다. 불을 밝힌 빌딩 숲 사이로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은 순식간에 처연한 그믐달로 움츠러들었다. 다시 날이 밝자 하늘에서 하얀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고, 이내 함박눈은 소나기로 변했다.

12일 SK텔레콤이 공개한 ‘팀(TEAM)스튜디오’는 시공간이 마법처럼 바뀌는 곳이었다. 스튜디오 벽면과 바닥에 설치된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배경의 영상이 바뀔 때마다 스튜디오는 낮에서 밤으로, 겨울에서 여름으로 재빨리 옷을 갈아입었다.

팀스튜디오는 SK텔레콤이 지난 6월 경기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3050㎡(약 930평) 규모로 문을 연 미래형 콘텐츠 제작소다. 대형 LED 화면을 배경으로 하는 스튜디오 2개를 갖췄다. 길이 21m·높이 5m에 달하는 U자 형태의 ‘볼륨 스테이지’와 길이 5m·높이 3m의 ‘확장현실(XR) 스테이지’다.

이처럼 대형 LED월(wall)을 갖춰 시각효과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버추얼 스튜디오’라고 부른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특수 장면이 필요하면 녹색이나 파란색 크로마키 앞에서 배우를 먼저 촬영하고 추후 배경 그래픽을 덧입혀 왔다.

하지만 버추얼 스튜디오에서는 LED월에 현실 같은 배경이 흐르기 때문에 그런 후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히 배우의 연기 몰입도와 감독의 연출력도 올라간다. 장소, 시간, 날씨 등의 제약도 받지 않는다. 해외 로케이션을 해야 하는 콘텐츠나 현실에 없는 배경을 필요로 하는 공상과학(SF) 콘텐츠 제작에도 용이하다.

이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업은 물론 정보기술(IT)·게임 기업들도 버추얼 스튜디오 제작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메이저 제작사인 CJ ENM은 경기 파주 복합 스튜디오 단지에 버추얼 스튜디오 시설을 선보였다. 게임사 넥슨도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 등 4개사와 합작법인을 꾸리고 현재 경기 의정부에 버추얼 스튜디오를 갖춘 미디어센터를 만들고 있다.

SK텔레콤은 팀스튜디오의 강점으로 국내 주요 버추얼 프로덕션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룬 점을 꼽았다. 2020년 국내 최초 LED월 스튜디오를 개관한 ‘엑스온스튜디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등에서 시각 특수효과를 담당한 ‘미디어엘’, 가상공간 콘퍼런스에 특화된 ‘두리번’ 등 세 기업이 SK텔레콤과 협력해 팀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김혁 SK텔레콤 미디어지원담당은 “최근 버추얼 스튜디오가 많아지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기술과 전문인력을 갖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버추얼 스튜디오 기법을 전면 활용해 제작한 드라마·영화 콘텐츠는 많지 않다. LED 배경에 쓰일 영상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동대문야구장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진 장소 등 다양한 배경을 아카이브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제 콘텐츠 제작은 디지털 기술이 없으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면서 “SK ICT 패밀리 기업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 기업과 협력해 버추얼 스튜디오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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