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도 ‘가성비’ 따진다····증가하는 알뜰폰 가입자에 흔들리는 이통3사 3강 구도

이윤정 기자
알뜰폰 가입자 추이 및 시장 점유율.

알뜰폰 가입자 추이 및 시장 점유율.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3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5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알뜰폰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통신3사가 내놓은 ‘올해 5G 가입자 3000만명’ 목표 또한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알뜰폰의 4G 이동통신(LTE) 이용자는 지난 5월 1000만명을 넘어선 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중에서도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1010만명을 기록해 1000만명 시대를 열었고, 지난 10월엔 1125만명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국내 알뜰폰 LTE 가입자(852만명)와 비교하면 32%나 성장한 것이다.

반면 이동통신 3사의 5G 가입자 증가폭은 둔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통신3사의 5G 가입자는 2685만명이다. 전체적인 가입자 수는 알뜰폰 LTE보다 크지만 증가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5G 가입자는 2092만명으로, 전년 동월(1185만명)과 비교해 1년 동안 900만명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5G 가입자는 593만명 증가에 그치면서 이통3사가 올해 내세운 ‘5G 가입자 3000만명’ 목표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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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통신시장 점유율도 변하고 있다. 10월 기준 2G~5G 전체 가입자 점유율을 보면 SK텔레콤(40.0%), KT(22.9%), LG유플러스(20.8%), 알뜰폰(16.3%) 순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몇 년 안에 알뜰폰이 LG유플러스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알뜰폰에 LTE 가입자를 빼앗기면서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1위 업체였던 SK텔레콤의 점유율도 낮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점유율이 연내 4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이 30%대로 내려오면 1994년 이후 처음이 된다. KT의 점유율 또한 지난해 말(24%)보다 떨어졌다. LG유플러스 점유율은 20%대에서 정체돼 있다.

알뜰폰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통신시장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행태에 있다. 알뜰폰 업체는 통신3사에 통신망을 도매가로 빌려 사용한다. 마케팅·부가혜택 등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훨씬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예컨대 알뜰폰 LTE는 데이터 100기가바이트(GB) 제공 기준 2만원대 요금제 등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5G와 LTE의 품질 차이가 크게 없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주요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사실 국내는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이 많고, LTE 속도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즐기는 데 큰 불편이 없다”라며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최신폰을 따로 구매해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통3사의 자회사들이 알뜰폰 사업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SK텔링크, 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자회사들이 사실상 알뜰폰 시장에서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과 상생을 택한 이통사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모든 알뜰폰 사업자의 요금제를 개통할 수 있는 통합 공용유심 ‘원칩’을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중소 사업자들이 유심을 따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따른 제작·홍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출시 1년여만에 누적 개통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특히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중소사업자를 통해 알뜰폰에 가입한 이용자 중 원칩을 이용한 비율은 올초 7.4%에서 10월 20.2%로 늘었다.

알뜰폰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행 한시 조항인 기간통신 사업자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통신 서비스를 도매가로 제공하는 의무를 영구화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알뜰폰 요금 산정 방식도 개편해 할인율도 더 높이려 한다. 올 초 한국소비자연맹이 5G 가입자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66%가 “LTE로 전환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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