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 논의에 ‘시민’이 빠져 있다”

노도현 기자
원용진 서강대 명예교수(왼쪽에서 네번째)와 토론자들이 30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M에서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플랫폼 공공성의 관점에서 라인사태 다시 읽기’ 토론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노도현 기자

원용진 서강대 명예교수(왼쪽에서 네번째)와 토론자들이 30일 서울 마포구 스페이스M에서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플랫폼 공공성의 관점에서 라인사태 다시 읽기’ 토론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노도현 기자

일본 정부의 이례적인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를 둘러싼 논의에서 플랫폼의 성장에 기여한 주체 중 하나인 ‘시민’이 빠져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태의 당사자인 기업과 정부, 시민 모두가 공공성의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원용진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30일 문화연대 주최로 열린 ‘플랫폼 공공성의 관점에서 라인사태 다시 읽기’ 토론회 발제를 통해 “라인야후 사태가 생긴 뒤 다양한 담론이 제시됐지만 시민의 이야기가 상당 부분 빠져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2021년 펴낸 저서 <메가플랫폼 네이버>를 통해 포털사이트에서 플랫폼 기업이 된 네이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바 있다.

원 교수는 “플랫폼 비지니스는 사회적 공장”이라며 네이버가 스스로 성장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원 교수는 “플랫폼은 여러 형태의 사회적 기여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며 “공적 자원 투여, 이용자의 참여와 정보 제공, 전통적 미디어의 콘텐츠 제공 등이 없었다면 플랫폼의 성장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산업, 이용자, 사업 주체 모두가 성장으로부터 혜택을 받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사회 제도 전반이 기여한 바에 인식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플랫폼 사업자의 지위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물음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플랫폼에 공공성이 있다면 그 다음 고민은 거버넌스라고 원 교수는 말했다. 그는 해외 사업을 하는 플랫폼에 대해 “지도와 규제도 필요하지만 보호도 필요하다. 이 같은 거버넌스 체제를 만드는 작업에 시민사회 영역을 빠뜨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를 ‘한·일 외교관계와 별개의 사안’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너무 적은 것 아닌가”라고 했다. 플랫폼이 미래 먹거리이고, 한국 직원 수천명의 고용 문제가 얽힌 데다 잠재적 고용까지 고려하면 ‘기업 간 문제’로만 바라볼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원 교수는 “‘이토 히로부미’라는 말이 없더라도 공공성을 이야기하면서 분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일 감정이나 민족주의를 동원하지 않고도 충분히 시민과 공공성의 관점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날 토론회에선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

토론자들도 각국에서 ‘데이터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담론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병권 전 정의정책연구소 소장은 “플랫폼이 준공공재, 사회 인프라적 성격이 있을 때 우리가 공공성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공공적 성격을 띨 때 정치가 개입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뒤집어 보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조치할 게 많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인야후 건은 그것대로 구체적으로 풀어가되 논의의 지평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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