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럽서 AI 기능 출시 보류 “EU 규제 우려”

노도현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애플이 유럽연합(EU)이 시행 중인 빅테크 규제법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아이폰에 탑재될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능을 당분간 유럽에 내놓지 않기로 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올해 EU 국가에서 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맥 화면에 아이폰 화면을 띄워놓고 사용할 수 있는 아이폰 미러링, 셰어플레이 화면 공유 강화 기능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디지털시장법(DMA)으로 인한 규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했다.

애플은 “DMA의 상호 운용성 요구는 우리가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안을 위험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우리 제품의 무결성을 훼손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EU 고객의 안전을 침해하지 않고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유럽위원회와 협력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 10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 등 자사의 모든 기기에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하면서 한층 복잡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EU 27개국 소비자들이 더 똑똑해진 시리를 만나기까진 시간이 걸리게 됐다.

지난 3월부터 EU에서 시행된 DMA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DMA는 애플과 구글, 메타 등 시장 영향력이 큰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규정했다. 이들이 자사 플랫폼과 제3자 서비스 간 상호 운용을 허용토록 했다. 예를 들어 아이폰 운영체제 iOS에서만 쓸 수 있는 기본 기능을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작동할 수 있게끔 하는 식이다. 위반시 전 세계 연간 총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폐쇄적 생태계’를 고수해온 애플은 DMA 시행에 맞춰 EU 국가에서 자체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장터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의 발표를 두고 “게이트키퍼들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규칙을 준수하기만 한다면 유럽에서 그들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AI 아이폰’ 출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AI도 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서방 기업인 오픈AI와의 협업은 더욱 규제의 벽을 넘기 힘들어서다. 중국에선 챗GPT에 접속하기조차 어렵다. 애플은 바이두,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과 접촉하며 ‘현지화’를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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