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알뜰폰 시장도 절반 삼켰다

이유진 기자

이동통신유통협회 “자회사 위주 지원책…중소 사업자 붕괴 위기”

휴대폰 회선 가입자 49.9% 쏠려…국회·정부, 점유율 제한 움직임

국내 알뜰폰 가입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국회와 정부를 중심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마저 ‘나눠먹기’를 하면서 원래의 사업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22일 통신 3사가 알뜰폰 자회사에 차별적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대형 통신사 자회사의 불공정 영업행위로 대리점 가입자의 이탈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면서 “통신 3사 자회사들이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 경쟁을 벌이며 부당한 지원을 하는 현실은 시장 내 불공정 영업행위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센티브 정책 측면에서도 통신 3사가 알뜰폰 사업자와 일반대리점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회는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력에 의한 알뜰폰 시장의 출혈 경쟁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붕괴로 이어지고 대기업 독과점으로의 시장 재편은 결국 전체 이용자 후생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규제 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은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전체 알뜰폰 점유율은 32%에 불과하지만 ‘사물 간 통신’(M2M)을 제외한 ‘순수 휴대폰회선’ 가입자만 놓고 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점유율이 49.9%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부가 2012년 알뜰폰 시장 진입 조건으로 붙인 ‘통신 3사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율 50% 제한’에 육박하는 수치다.

양 의원은 “알뜰폰 휴대폰 회선 시장을 통신 3사 자회사가 싹쓸이하면서 통신 3사가 장악한 시장 구조를 개선한다는 당초 알뜰폰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통신 자회사들의 시장 점유를 제한하고, 시장 점유율 산정 방식을 즉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는 현재 양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통신 3사 자회사의 점유율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이다. 과기정통부에서도 통신 3사 자회사의 점유율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 3사 자회사로의 과도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자회사 합계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가 규제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통신 3사 입장은 엇갈린다.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가 규제에 반발하는 데 반해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은 SK텔레콤은 ‘통신 3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결정이 나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알뜰폰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면 정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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