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에 서식하는 거북이와 새들
갈라파고스 거북이 학교

갈라파고스 군도의 산타크루스 섬, 주도 요라에 있는 카사레스 고등학교의 생물시간,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의 이름을 차례로 말하는 게임이 시작됐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
갈라파고스에서 볼 수 있는 동물들

갈라파고스에만 사는 종달새, 바다이구아나, 푸른발얼가니새 따위가 줄줄이 불려나왔다.

“갈라파고스에는 이렇게나 많은 고유 종이 있습니다. 거북이도 바다거북이와 육지거북이가 있죠. 갈라파고스는 이 생물들을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는 섬입니다”

선생님이 강조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보존의 필요성을 잘 안다. 저마다 좋아하는 동식물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친구’가 하나씩은 있다.

땅거북이 보존구역에서 탐사를 하는 학생들
아이들은 주말마다 땅거북이 보존구역에서 탐사를 한다.

거북이 몸에 전자칩도 심었다. GPS를 통해 거북이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갈라파고스라 해도 어디서든 땅거북이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풀이 우거진 늪지대를 좋아한다. 아스팔트 도로를 깔고 건물을 올린 곳 주변에서는 좀처럼 거북이를 찾아볼 수 없다.

도로 주변에는 로드킬을 우려해 ‘거북이 조심’ 표지판을 세웠다.

거북이 서식지 주변 농장 주인들은
거북이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울타리를 땅에서 높이 띄워 세우고
절대 철조망을 두르지 않는다.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몸으로 뚫고 지나가며 길을 만드는 거북이가 다칠까봐서다.

외로운 거북이 조지 동상
조지가 죽자 광장과 가게 곳곳에
외로운 조지의 조형물이
세워졌다.

이곳 주민들이 이토록 거북이를 소중하게 여기게 된 것은 6년 전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한 마지막 핀타섬땅거북이 ‘외로운 조지’ 때문이다.

조지의 죽음으로, 당시
갈라파고스 땅거북이 종은 10개로 줄었다.
섬의 마스코트 조지가 죽자
온 마을이 슬픔에 잠겼다.

최근에 새로운 육지 거북이 종이 발견돼 갈라파고스 땅거북이 종은 10종에서 11종이 됐다.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스테렌보쉬 학교 모습

조지는 이미 가고 없다. 조지의 종이 왜 멸종됐는지보다 흥미로운 것은 조지에 대한 주민들의 사랑이었다. 섬 사람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동물들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갈라파고스 사람들에게 자연보존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새벽 6시, 어부들의 배가 닿자 산타크루스의 선착장은 어시장으로 변신한다. 곧 진기한 풍경이 펼쳐진다. 동물들이 시장에 나온다.

물개 두 마리가 어부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생선을 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어부들은 살코기는 발라 손님에게 팔고 남은 머리와 뼈를 통째로 물개들에게 준다.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은 사람들을 보고도 왠만해선 피하지 않는다.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길가 벤치 위에는 갈색 물개가 늘어져 잠을 잔다.

다윈이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처음 발을 내디뎠던 산크리스토발섬은 물개가 주인이다. 한바탕 물놀이를 즐긴 물개 무리가 해변 그늘가에서 낮잠을 잔다.

섬의 가장 주요한 일자리는 관광업 아니면 환경 관련 사업이다. 다양한 동식물종의 보고이자 진화론의 증거인 갈라파고스가 파괴된다면 인간도 이곳에 더 이상 발붙일 이유가 없게 될 것이다.

갈라파고스 사람들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기후변화,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절박하다.

분리수거통

거북이 조지가 죽은 다음해인 2013년부터 산타크루스섬에서는 재활용품 분리수거가 의무화됐다. 이곳의 모든 분리수거통에는 고유번호가 매겨져 있다. 주민들은 쓰레기통을 살 때에도 반드시 이름을 등록해야 한다.

카사레스 고등학교의 시시(17)는 집으로 초대해 분리수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시에게 분리수거는 전혀 귀찮은 일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사라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의 물개
“특히 물개는 호기심이 많은데,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먹다
죽는 일이 많이 일어나요.”

시시가 가장 좋아하는 바다거북이도 물 속의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를 삼켜 죽어가곤 한다.

오염된 바다
거북이
갈라파고스 학생

“시간은 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은 지 얼마나 오래됐던가. 투명하고 아름다운 강의 모습을 본 지 오래, 깨끗한 공기를 마신 지도 오래됐다. 단지 옛추억이 됐을 뿐. 그러나 우리 지구를 살리려는 노력은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갈라파고스 주민들은 섬의 주인은 생물들이라고 말한다. 주민들은 이 생물들을 보존하는 관리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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