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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출근합니다

누군가에겐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는 공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노동의 현장이라는 점을 우리는 얼마나 인식할까요. 그 공간이 ‘집’, 아파트라면 말이죠.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아파트 거주 가구는 1001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50.1%를 차지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셈입니다.

아파트는 1970년대 서울 강남이 개발되며 새로운 주거지로 떠오릅니다. 광풍이라고 할 만큼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한옥과 2~3층짜리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던 마을들은 아파트촌으로 변모되었습니다. 동시에 개발 또는 재개발로 살던 곳을 떠나야만 했던 원주민들에게 아파트는 애증의 대상이었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아파트의 주거 형태는 현대인의 소통 단절을 상징하기도 했죠.

그런데 ‘집’으로만 여겨졌던 아파트는 ‘일터’이기도 합니다. 24시간 움직이는 경비노동자, 각종 시설을 점검하는 시설관리노동자, 곳곳을 쓸고 닦는 청소노동자…. 매일같이 마주하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수많은 노동이 아파트에서 이뤄집니다. 잘 돌아가면 인지하지 못하지만, 없어지면 불편한 이 숨은 노동이야말로 아파트를 집으로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공동주택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똑같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사실 많은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안락한 주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하성규, <아파트 노동자의 현실>

본지는 창간을 맞아 <아파트 노동>을 주제로 인포그래픽형 기사를 제작했습니다. 기사 일부를 온라인에서 보기 좋게 재구성 하였습니다.

…새벽 5시30분쯤 출근해
다음날 새벽 6시쯤 퇴근해요

아~ 아~ 관리사무소에서
안내드립니다!

맞벌이 부부 10명 중 6명이
육아를 조부모에게 맡깁니다

조심해서 다녀오거라!

고맙다는 말씀 한 마디에 힘을 얻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하루 13시간
일하는데 늘 바쁘네요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하루에 200개가 넘는 집을 방문합니다

올 해 과로로 죽은 동료들만 12명…

배달 왔습니다~

배달 시키고 자리를 비우지는 말아주세요~

그래서 어린왕자는 B612 행성을 떠나…

1년 365일, 24시간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요즘은 별점 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아요

물이 새면 큰일이죠!

추락 사고가 많은
위험한 일입니다!

거 잘 좀 잡아봐요!

열악한 처우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아요

앗 찾았다!

드르륵~ 드르륵~

세탁~ 세탁~

경비노동자

  • 노동자 수16만명 (2017년 기준)
  • 고용형태간접고용 84%, 직접고용 16%
  • 성별 비율남 99%, 여 1%
  • 일평균 노동시간16시간 54분
인터뷰구문

주민들 대부분은 좋은 분들…
다만 경비원도 휴게시간이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7년 전 처음으로 경비일을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용역업체와 3개월에 한번씩 계약서를 쓰고 있어요. 아파트에서 1~2년 단위로 용역업체를 변경하는데 업체가 바뀔 때마다 재계약을 못할까봐 긴장되고 불안하죠.

반면 주민들은 유별난 사람은 극소수고 대부분은 좋은 분들이에요. 다만 경비원에게도 휴게시간이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점심시간이나 새벽에도 출입문 카드를 분실했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거나 택배를 찾으러 오는 분들이 많아요. 점심도 제대로 먹기 힘들죠. 자정이 넘은 시간에 부모님을 깨울 수 없다며 문을 열어달라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날은 다시 잠들기 어렵죠. 특히 순찰을 돌거나 청소 중이라 초소에서 연락을 받지 못하면 관리사무소에 경비원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민원을 접수하거나 직접 내려와 화를 낼 때도 있어요. 경비노동자의 업무 특성에 대한 배려가 없어 아쉬워요.”

이상훈(67·가명) 아파트 경비노동자

새벽 5시30분쯤 출근해 다음날 새벽 6시쯤 퇴근하죠.

“아파트 경비노동자는 대부분 격일제로 근무해요. 저도 오전 5시30분쯤 출근해 다음날 오전 6시쯤 퇴근하죠. 점심과 저녁 등에 휴게시간이 있는데 제가 있는 곳은 사실상 잘 지켜지지 않아요. 출입문을 열어주거나 택배를 받아야 해서 초소에서 꼼짝을 못하거든요. 친구들이 찾아와도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건 상상도 못해요. 식당에서 밥을 배달시켜서 초소에서 먹는 중에도 택배를 찾으러 오는 분들이 많아 제대로 쉰다고 할 수 없죠.

요즘은 주민들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무슨 일이 있으면 한참 어린 사람도 다짜고짜 욕부터 하는 경우가 있어요. 주민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택배가 오면 빨리 찾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순찰이나 청소를 하러 나갈 때 택배가 분실될까 우려돼 경비초소 문을 잠그는데 그때마다 전화로 택배 찾으러 왔다는 분들이 많아요. 경비노동자도 엄연한 한 사람의 노동자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육종(73) 아파트 경비노동자

경비노동자는 아파트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노동자다. 경비노동자의 주 업무는 단지 내 순찰과 보안업무이지만 우편물 및 택배 수령 대행, 주차단속, 재활용품 정리 등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관리사무소장

  • 노동자 수1만5000명 (2015년, 주택관리사 기준)
  • 고용형태간접고용 74%, 직접고용 26%
  • 성별 비율남 75%, 여 25%
  • 일평균 노동시간8시간
인터뷰구문

이제는 자격증이 있어야 소장으로 취업할 수 있어요, 입주자분들이 편안하게 휴식하는 환경 만든다는 자부심 느낍니다.

“21년째 관리소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요. 급여도 아파트마다 천차만별이고요. 보통 3년 단위로 계약하지만 짧게는 1~2개월 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요. 체감으로는 평균 1년6개월 정도 버티는 것 같습니다. 입주민 대표의 부당한 요구와 갑질을 견디기 어려운 경우 대개 퇴사를 합니다.

관리소장으로 오래 일하면서 아쉬운 점은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아파트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가끔 아파트 비리와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우리 아파트도 그런 것 아닌가’ ‘우리 관리소장도 설마?’라며 의심과 걱정 섞인 연락이 오는데 허탈하지요.

과거에는 자격증 없는 사람들도 관리소장을 맡아 입주민 대표와 짬짬이로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었겠지만 1990년대부터는 공동주택관리법에 의해 자격증이 있어야 소장으로 취업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아파트 관리의 질이 높아졌어요.”

김영근(58·가명)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150세대 이상으로 승강기가 설치되거나, 중앙집중식 난방을 사용하는 공공주택의 경우 주택관사보·주택관리사를 반드시 관리사무소장으로 채용해야 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업무의 책임자로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집행하고 관리한다.

가사도우미

건설방수노동자

황혼 육아 중인 조부모

  • 노동자 수약 340만명 추정
  • 방문 형태비동거 방문양육 78.6%
  • 성별 비율남3%, 여96%

전국 맞벌이가구의 수는 567만이다. 2014년 육아정책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약 60%가 아이의 양육을 위해 조부모 및 친인척의 손을 빌린다.

택배노동자

  • 노동자 수5만명 (2017년, 16개 택배회사 소속 기준)
  • 고용형태간접고용 80%, 직접고용 20%
  • 성별 비율남 96.2%, 여 3.8% (2017년, 서울 기준)
  • 일평균 노동시간13시간 22분
인터뷰구문

“기운이 남아있을 때 단독주택이나 빌라, 계단 있는 지역을 먼저 배달하고 오후가 되면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나, 빌딩 등 고층건물들을 배달하게끔 일에 순서를 짜요.

요즘에는 대부분의 고객이 고맙습니다. 저희는 일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감사하다고 말 한마디 해주시니까. 힘을 얻고 있습니다”

윤중현 택배노동자

택배노동자의 하루는 이른 새벽에 시작된다. 물품 배송 전 집하된 물품을 구역별로 나누고 정리하는 분류작업, 택배 수령자의 전화로 문자를 발송하는 일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업무를 끝내면 출근시간이 되어서야 배달을 시작 할 수 있다. 퇴근은 배송하는 물품의 개수에 따라 유동적인 편이다. 서울지역 택배노동자 노동실태조사에 따르면 택배노동자는 하루에 평균 187개의 물건을 배송하고. 성수기에는 276건의 물건을 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택배노동자의 하루 노동시간은 13.37시간, 한달 노동시간은 320시간에 이른다.

가전제품 설치노동자

가정을 방문해 가전제품을 설치하는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설치 후에도 수리 등 사후 서비스를 함께 담당하고 있다.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관리하는 업무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불만을 현장에서 직접 듣는 등 감정노동도 함께 하는 셈이다. 업체에 따라서는 가전제품 설치 노동자가 고객 관리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설치 노동자들의 고용 형태는 모두 다르다. 정규직, 개인 사업자, 파견업체 직원, 특수 고용직으로 분류돼 각기 다른 처우를 받는다. 올해 6월에는 실제 사용자인 원청의 직접고용과 임금체계 등을 개선하기 위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 출범했다.

청소노동자

  • 노동자 수18만8000명 (2018년 기준)
  • 고용형태간접고용 89%, 직접고용 11%
  • 성별 비율남 10%, 여 90%
  • 일평균 노동시간6시간 6분
인터뷰구문

8년째 일하다보니 주민분들을 만날 때마다 꼭 인사를 해요. 내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청소하고 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청소를 해요. 1층부터 15층까지 매일 아파트 한 개 동의 복도와 계단, 엘리베이터를 쓸고 닦아요. 2년에 한번씩 재계약을 하는데 이 아파트에서만 8년째 일하다 보니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꼭 인사를 해요. 어떤 분들은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지만 아직도 대놓고 무시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좋지는 않아요.

그래도 내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청소하고 있어요. 최근에 70대 아파트 노동자들을 내보냈다는 기사를 보고 관리소장에게 여기도 나이제한이 있냐고 물으니 ‘건강하기만 하세요. 나이는 신경쓰지 마시고요’라고 얘기해줘 고마웠어요.”

김순영(71·가명) 아파트 청소노동자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휴게 공간…환기도 잘 안되서 여름이면 숨 쉬기도 어려워요.

“청소를 깨끗하게 해도 저희가 지나간 뒤에 주민분이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음식물 쓰레기 봉지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조금만 기다리면 저희가 가서 치울 텐데 바로 관리사무소에 청소가 안됐다고 민원을 넣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는 힘이 빠져요.

일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제대로 된 휴게공간이 없다는 거예요. 큰 규모의 아파트에는 휴게공간이 잘되어 있겠지만 가구수가 적은 아파트는 청소노동자를 위한 휴게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요. 아파트 지하 주차장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는 에어컨 설치는커녕 환기도 잘 안돼서 여름이면 숨 쉬기도 어려워요. 관리사무소에서 선풍기와 미니냉장고를 구해와 쓰고 있는데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김진영(67·가명) 아파트 청소노동자

가스검침·점검노동자

  • 노동자 수4300명 (2019년 기준)
  • 고용형태간접고용 100%
  • 일평균 노동시간8시간

2015년, 서울시내의 가스검침노동자는 1인당 4267세대의 검침을 담당했다. 일 평균 하루에 200여 가구 이상을 점검한 것이다. 가스 검침원의 업무는 계량기 검침만이 아니다. 6개월에 한 번씩 하는 안전 점검과 가스비 고지서 송달도 모두 검침원의 주요 업무다. 검침은 주로 직접 방문을 통해 이뤄진다. 문자나 자가 검침표를 이용하는 공동주택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검침원이 가정에 방문해 가스 사용량을 직접 확인한다. 때문에 고객이 부재중이면 다시 방문해야 한다. 여성가스검침원이 성추행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집배노동자

  • 노동자 수1만7000명 (2019년 기준)
  • 고용형태공무원 88%, 비공무원 12%
  • 성별 비율남 99%, 여 1%
  • 일평균 노동시간11시간
인터뷰구문

전체 배달물량의 80%가 아파트… 수상한 사람 아니니까 인사드리면 반갑게 받아주면 좋겠어요.

“제가 일하는 곳은 ‘신도시’라고 불리는 지역이에요. 아파트가 많지요. 매일 총 배달시간이 6~7시간인데 60% 이상을 아파트에서 보냅니다. 전체 배달물량의 80%가 아파트거든요. 아파트 배달은 일반 주택가보다 더 오래 걸려요. 물량도 많지만 엘리베이터를 한번 놓치면 많게는 5~10분을 기다려야 해요. 저도 아파트에 사는데 퇴근해서 집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예요.

일반 주택단지와 달리 아파트는 공동주택이라 우편함이 1층에 몰려 있어요. 등기 같은 경우 직접 전달해야 하는데 재방문 쪽지를 붙여도 확인을 안 하시거든요. 그러면 해당 집을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해요. 또 집배원이라고 말씀 드려도 한번에 문을 열어주는 경우가 드물어요. 수상한 사람 아니니까 인사 드릴 때 반갑게 받아주시면 좋겠어요.”

송성빈(35) 집배노동자

2017년 기준 집배노동자 1명이 하루에 배달한 우편물의 수는 980통, 연 평균 업무시간은 2745시간으로 2016년 전체 임금노동자 보다 700여 시간 길게 일했다. 집배노동자의 과중한 업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9년에 사망한 집배노동자만 벌써 12명에 이른다

건물 도장 노동자

도배사

플랫폼 배달노동자

  • 노동자 수53만8000명 (2018년 기준)
  • 고용형태플랫폼과 계약 체결 34.6%, 미체결 65.4%
  • 성별 비율남 66.7%, 여 33.3%
  • 일평균 노동시간6시간 9분 (평균 주 6일 근무)
인터뷰구문

집 주인이 키우던 개에 물려서 깁스를 몇번…배달노동자들의 인권도 생각해줬음 좋겠어요.

“부산에서 7년째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아파트 단지에 들어갈 때면 차단기가 올라가는 걸 기다리는데 꽤 시간이 걸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배달을 시킨 뒤 마트를 가는 등 자리를 아예 비우거나 인터폰을 안 받으세요. 배달은 속도가 생명인데 발을 동동 구르죠.

또 배달을 하다 집주인이 키우는 개에 물려서 깁스를 몇번 했는데 배달원이 오면 반려동물은 직접 잡고 있거나 잠시만 다른 방에 두셨으면 좋겠어요. 속옷바람으로 나오는 분들도 계신데 배달노동자들의 인권도 생각해주세요.”

이정훈(33·가명) 플랫폼 배달노동자

“손님이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하시고 음료수 한 잔씩 주시는 분들 정말 고맙죠. 우리가 고생하는 걸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김명성 플랫폼 배달노동자

정수기 설치노동자

방역 노동자

가정어린이집 교사

  • 노동자 수10만2000명 (2016년 기준)
  • 고용형태직접고용 100%
  • 성별 비율남 1.7%, 여 98.3%
  • 일평균 노동시간8시간 13분
인터뷰구문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나는 모든 분들이 또 다른 선생님이죠

“6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번도 민원이 들어온 적이 없어요. 아파트 1층에 어린이집이 생겨 삶의 침해라고 느낄 수도 있는데 경비아저씨나 청소를 하시는 분들, 어르신들과도 잘 지내다보니 아이들과 산책을 나가면 반갑게 맞아주세요. 아이들도 어른들을 보면 감사하다고 배꼽인사를 하니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만나는 모든 분들이 교사 외에 또 다른 선생님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어요. 또 1층 화단을 생태프로그램을 위해 깔끔하게 가꾸다 보니 주민들이 더 좋게 봐주시고요.”

김윤정(31·가명) 가정어린이집 교사

단지 내에도 차량이 자주 다니는데 아이들이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이해해 서행해주기를 부탁드려요.

“10명 정도의 만 2세반 아이들을 다른 선생님과 함께 담당하고 있어요. 어린이집이 아파트 1층에 있다보니 부모님들이 출근하면서 바로 아이를 맡길 수 있어 시간 소요가 적다는 장점이 있어요. 단지 내에서 부모님들을 만나면 함께 산책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돌봐주시기도 하고요. 1층에 있다 보니 화단을 이용하거나 하는 장점도 있지만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라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요.

열린 유치원으로 운영하고 있어 언제든 부모님들이 방문하실 수 있을 만큼 투명하게 운영하지만, 아직 규칙을 인지하기엔 어린 아이들이 다른 친구를 때릴 때도 있는데, 혹시 밖에서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까 걱정되기도 해요. 단지 내에도 차량이 자주 다니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이해해 서행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나영은(53·가명) 가정어린이집 교사

열쇠수리 노동자

세탁소 사장님

시설관리노동자

  • 노동자 수2만1000명 (2015년, 안전관리자 고용 기준)
  • 고용형태간접고용 77%, 직접고용 23%
  • 성별 비율남 100%
  • 일평균 노동시간14시간 12분
인터뷰구문

1년 365일 이틀에 한번씩 24시간 근무…그래도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는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는 아파트 감시단속적 노동자이지만 사실 아파트 시설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다 한다고 보시면 돼요. 전기·수도·난방 등이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는지 체크하고 사용량과 변화량 등을 점검해요.

정전 등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해 비상발전기 이상 여부도 확인합니다. 단지 내 놀이터에 파손된 시설이나 위험한 곳은 없는지 둘러보고 승강기 상태도 매일 점검해 이상이 있을 경우 유지보수 업체에 보수 신청을 합니다. 도시가스를 제외한 전기·수도·난방 등도 매달 저희가 검침하고 있어요.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는 원격 검침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일일이 가구를 돌며 계량기를 확인해 검침하는 아파트도 있거든요.

저희 업무는 아니지만 주민들이 전구를 갈아달라거나 문고리가 고장났다고 도움을 요청하시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달려갑니다. 1년 365일 이틀에 한번씩 24시간 근무를 하다보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커요. 그래도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종종 ‘왜 관리비를 내는지 모르겠다’거나 ‘당신들이 하는 일이 뭐냐’ 등의 말을 들으면 힘이 빠집니다.”

장순찬(42·가명) 아파트 시설관리노동자

우리의 노동은 연결됩니다. 나의 노동이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나도 타인의 노동에 빚지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아파트로 출근하는 이들을 만나셨다면 따뜻하게 인사 한마디 건네면 어떨까요?

※참고자료 및 통계 출처<하성규 외 6인(한국주택관리연구원), 아파트 노동자의 현실> <김태형, 공동주택 경비원제도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서울 노동권익센터, 서울지역 택배기사의 노동실태와 정책개선방안>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브리프> 고용노동부 및 정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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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주의깊게 보지 못했던
아파트의 수많은 노동자분들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