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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행공 프로젝트 Seoson2 화원공설시장편
화원시장 상징 꽃 데코 1 화원시장 상징 꽃 데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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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데코 01

첫번째:

크지만 작은 시장

대구 화원시장 위치 1 대구 화원시장 위치 2

대구 지하철 1호선의 끝자락, 화원역. 화원역 2번 출구 앞은 과일과 생선, 옷을 사고팔려는 사람들로 넘쳤다. 50여m쯤 걸으니 ‘화원전통시장’이라는 간판이 나왔다.

이곳에서부터 500여m 길이의 골목이 이어졌고, 골목 왼쪽과 오른쪽에는 상점과 좌판이 늘어섰다. 이곳은 매 1일과 6일에 열리는 화원시장의 5일장이다.

이 골목의 끝자락, 2층 건물. 건물 1층에는 국밥, 칼국수, 채소와 참기름 등을 파는 36곳의 상점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에서 매일 열리는 시장은 화원시장의 상설시장이다.

화원전통시장은 5일장과 상설시장을 통틀어 말한다. 매일 열리는 상설시장은 5일장이 서는 날에는 붐비지만, 5일장이 서지 않는 날에는 한산하다.

인터뷰 썸네일
"1일과 6일 열리는 5일장에는 손님이 많이 오시다가, 5일장이 열리지 않는 날에는 손님이 없어요"

화원상설시장에서 27년째 도배·장판 영업을 하는 김홍진씨(66)는 “오늘처럼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골목이 더 잘되고 있지만, 상설시장에는 손님들이 잘 안 온다”고 말했다.
이날 5일장을 찾은 주민 김정숙씨(62)도 “골목 끄트머리에 상설시장까지 가려면 불편하니까 잘 안 가게 된다”고 말했다.

꽃 데코 02

두번째:

108년 전통, 유동인구 적지 않지만...

화원시장 과거 사진

화원시장은 108년의 전통이 있는 곳이다. 1700년대 후반 대구부 화원현에서 5일장이 시작됐다. 1914년 대구 시가지가 대구부로 승격되고, 대구부를 뺀 지역과 현풍군(현 현풍읍)이 합쳐져 달성군이 출범했다. 이 때 화원시장은 정기시장으로 등록됐다.

인터뷰 썸네일
"대장간도 있었고, 산에서 나무를 해와다 파는 데도 있었고, 자전거 집도 있었어요"

60여년째 젓갈과 소금을 파는 김태연씨(80)는 “아주 옛날에는 나무를 해다 땔감으로 팔기도 하고 대장간도 저기에 있었다”고 기억했다. 떡집을 하는 김춘자씨(82)도 “자전거집도 있었고, 닭을 파는 데도 있었다”며 “그때가 아무래도 낫지 싶다”고 말했다. 35년째 장사를 하는 이소남씨(68)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이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재래시장을 잘 안 찾는다”며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간격 띄우기용 이미지

구도심인 화원읍은 인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신축 아파트나 교육시설이 들어서 인구가 늘고 있는 인근의 다사읍이나 유가읍과는 대조적이다. 좋은 소식도 있다. 1971년부터 인근에 있던 대구교도소가 곧 이전을 완료한다. 교도소 부지에 주택이나 공원으로 만들어지면 화원시장에 닿는 발길이 늘어날 수 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인구수 변동

자료 출처: 대구 달성군청

화원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노력은 지속돼 왔다. 2001년 현대식 건물을 만들었고, 2012년 상가에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2017년에는 주차장을 만들었다. 2019년에는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시장 골목을 꽃을 주제로 꾸미고, 방치돼 있던 옥상에서 체험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대형 마트·온라인 상점과 경쟁해야 하는 전통시장은 여전히 어려움 속에 있다.

인터뷰 썸네일
"시장에 손님을 어떻게 더 많이 모실지가 관건이에요"

이주희 대구 달성군 주무관은 “시장 인근에 초등학교, 중학교가 있고,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올 예정이다. 향후 주변 인구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을 화원시장으로 어떻게 더 많이 모실지를 고민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화원시장 주변 환경 이미지

손님을 ‘더 많이 모시기’ 위해 이곳에 공공디자인을 적용했다. 공공디자인은 공공장소·시설을 누구나 안전하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공공디자인은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을까.

꽃 데코 03

세번째:

정체성을 담아 업그레이드

상가건물의 옥상은 업그레이드됐다. 2019년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당시 방치됐던 660㎡(200평) 크기 옥상에 무대와 이동식 부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이 곳은 쓰이지 못했다.

사문진 모티브 이미지 1 사문진 모티브 이미지 2 사문진 모티브 이미지 3

변화된 옥상공원은 화원읍의 정체성을 담았다. 홍창기 총감독은 “화원읍에 있는 사문진 나루터를 모티브로 옥상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사문진 나루터는 과거 경상도 관아와 대구지역의 물류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곳이다.

사문진 나루터. 자료 달성군청 사문진 나루터

무대로 향하는 유도선 기능을 하는 파란색 잔디는 낙동강 물결을 연상케한다. 기존 이동식 부스의 지붕을 꾸며 마치 캠핑장의 텐트를 연상케 했고, 조약돌 모양의 벤치와 나무 조형물은 쉼터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전을 위해 폐쇄 회로(CC)TV도 설치했다.

변화된 옥상에선 플리마켓이 열렸다. 변화된 공간에 새로운 콘텐츠가 생긴 것이다. 플리마켓은 화원읍 천내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기획했다.

플리마켓 손님 신정순

인용 데코 이미지

플리마켓을 찾은 주민 신정순씨(57)는 “깔끔하고, 조금 친근감이 드는 것 같다. 약간 정원 같은 느낌이 들고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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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들과 플리마켓 상인들과의 상생이죠"

이날 옥상에서 열린 플리마켓에서 유기농 제품을 파는 이현국씨는(44)는 “화원시장 상인들이 ‘우리가 이곳에서 물건을 파니까 너희들은 들어 오지마’ 이런 게 아니라, ‘같이 살자’라고 하는 상생”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저처럼 창업을 한 사람들에겐 이런 기회가 많이 없다. 이런 공간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리마켓 상인 조아람

인용 데코 이미지

대구 시내에서 꽃집을 하는 조아람씨(29)도 이날 플리마켓에서 꽃을 팔았다. 조씨는 “대구 시내에는 주로 20대, 30대 손님들이 찾는데, 여기는 50대, 60대 손님들이 찾는다”며 “오늘 화원시장에서 플리마켓을 한다고 SNS에 올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이런 식으로 화원시장에 젊은 층의 유입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간격 띄우기용 이미지

옥상 이외의 공간에는 ‘화원시장의 역사’를 심었다.

기존 화원상설시장 입구는 방치됐었다. 허물어진 민가의 창고를 뒤에 둔 상설시장 입구에는 5일장에서 나온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이곳에 나무벽으로 가림막을 세우고 ‘화원전통시장100’이라는 글씨가 보이도록 했다. 보부상의 그림도 넣었다. 나무 벤치는 5일장이 열리는 날 난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볼라드를 설치해 무단 주차도 막았다.

화원시장 복도에도 ‘화원시장의 100년 전통’을 강조했다. 기존에 ‘어서오세요’라고 쓰였던 간판을 치우고 ‘통로 역사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복도 사업 후 사진
복도 사업 후 사진 연도별 2 복도 사업 후 사진 연도별 1 복도 사업 후 사진 연도별 3

통로 역사관에는 화원시장의 시대별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이 곳에 소개된 사진들은 주민들에게 기증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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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된 서민의 역사, 우리 할머니와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면 공간에 대한 애정이 생겨요"

홍창기 총감독은 “서민의 공간인 화원시장의 역사는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며 “과거 보부상들이 어떻게 활동했고, 6·25 전쟁 때는 어떤 모습이었으며 1970, 80년대에는 또 어떻게 변화됐는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 공간에서 할머니와 아버지가 우리를 어떻게 키웠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로역사관 시민 백승열

인용 데코 이미지

이날 통로역사관의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던 주민 백승열씨(62)는 “화원시장이 이렇게 역사적 가치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이 정도로 자부심이 있는 곳인줄 몰랐다. 잘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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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건물이지만, 이곳에 엘리베이터가 꼭 필요했다. 2층에 있는 달성복지재단의 ‘시니어클럽’을 찾는 이들과 3층 옥상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여느 지방도시처럼 화원읍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많고,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도 노년층이 많다. 시장 상인들이 군청과 총감독에게 가장 주요하게 요구했던 것도 엘리베이터 설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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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카트를 끌고 온 주민 정명희씨는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카트는 아는 사람한테 맡겨놓고 계단으로 올라갔을 것"이라며 "엘리베이터가 없었으면 많이 불편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옥상공원 입구 원본
옥상공원 입구 하이라이트

옥상공원에 올라가는 간판의 입구를 바꿔 ‘옥상 공원’에 이르는 길을 명확하게 보이도록 했고,

상가 내 조명을 달아 전체 분위기를 밝게 했다.

이밖에도 화장실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개선했다.

화장실 개선 후 사진

화장실 개선 후

꽃 데코 04

네번째:

소형 전통시장의 부활, 숙제는

물론 상가의 시설이 바뀌었다고 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상인들과 주민들의 참여와 의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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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에 문화공간, 젊은층과 시너지가 생길거에요"

노성식 화원읍 천내리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장은 “올해 말까지 5차례 플리마켓이 계획돼 있다. 꼭 플리마켓이 아니더라도, 옥상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이나 클래식 공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 소장은 이어 “‘전통시장은 어르신들이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주변 아파트에 사는 젊은층들이 이곳을 찾으면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희 주무관도 “벌써부터 군청에 옥상공원을 공연할 수 있는 장소로 대여해달라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플리마켓뿐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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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관광지와 화원시장을 연계해서 손님들이 더 찾을 수 있게 할 거에요"

정정규 화원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상설시장 점포들을 깨끗하게 할 수 있는 ‘크린데이’를 정해서 ‘고객이 참 깨끗하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점포 수를 늘려 상품군을 다양하게 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화원유원지와 문화유적인 남평문씨 본리세거지, 마비정 벽화마을 등 인근 관광지와 화원시장을 연계해서 손님들이 찾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원시장처럼 작은 전통시장은 사라지고 있다. 전국 전통시장(1401곳)의 62%(857곳)는 화원시장처럼 점포수가 100개 미만인 소형시장이다. 전체 전통시장은 2018년 1437곳에서 2020년 1401곳으로 줄었는데, 이 중 소형시장이 사라지는 비중(921곳에서 857곳으로 축소)이 가장 크다.

전통시장 중 소형전통시장 감소 비율

자료 출처 : 「2020년 전통시장·상점가 및 점포경영 실태조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국에 화원시장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소형전통시장이 857곳이다. 공공디자인에 힘 입에 화원시장에 꽃이 피는 것처럼, 다른 전통시장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꽃동산 닮은 화원공설시장, 공공디자인으로 활짝 피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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