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권리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권리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고, 2004년 아동의 무력분쟁 참여에 관한 ‘제1선택의정서’와 아동매매·성매매·음란물에 관한 ‘제2선택의정서’를 비준했습니다.
그러나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말하고 진정할 수 있는 “제3선택의정서”는 아직 비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아동을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권리는 ‘선언’만으로 완성될 수 없습니다. 침해받은 권리가 실질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보장돼야 그 의미를 갖습니다. “제3선택의정서”의 비준은 아동 권리 보장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실효성 있는 장치이며, 아동인권보장을 위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역시 2019년 한국에 “제3선택의정서”를 비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제3선택의정서”에 따른 진정과 결정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앤 마리 스캘턴 전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은 “2017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합류했을 당시에는 제3선택의정서에 따른 결정이 4건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0건이 넘는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습니다.
제3선택의정서 비준은 한국 정부가 아동권리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국내 제도를 더욱 촘촘하게 정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이는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자, 한 사회가 아동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한국도 이 약속에 함께 해야 합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은 18세 미만의 모든 사람으로 정의되기에 이 글에서 ‘아동’은 아동·청소년을 모두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