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성 소화불량과 부부싸움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다 잘 풀린다는 뜻이죠. 그런데, 그 중심이 되는 건 결국 부부 관계일겁니다. 부부싸움이라도 한 날에는 밖에서 일손도 잘 잡히지 않았던 경험들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런 불화가 너무 잦으면, 신경성 소화불량이나 두통처럼 여러 가지 병까지 얻게 됩니다.

사상의학에서는 ‘내 생각과 가치관이 옳은데’라는 태행과 사심에 사로잡히기 쉽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내 옳음의 타당성 점검보다는, 상대부터 빨리 바꾸려 들게 됩니다. 하지만, 배우자 입장에서는 각자의 기준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내 기준에서 옳음을 강조하고, 상대의 허물을 찾는 노력만 하다보면 병은 깊어지게 됩니다. 이제마 선생은 체질별로 음식을 가려먹지 않아서 병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옳음을 상대에게 강요하려는 과정에서 생기는, 심적 갈등이 신체적 질병을 만든다고 강조한 겁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선현들의 지혜를 통해 현대인들의 질병과 삶을 돌아보는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154화에서는 신경성 소화불량과 두통을 호소하는 한 중년남성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늘 명치가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안 되지만, 막상 내시경 검사를 해보면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아침이면 항상 머리가 띵하니 아파서,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질 못합니다. 소화제와 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한의원에선 위가 약하고 담적이란 게 쌓여서 그럴 수 있다며, 한약도 먹었는데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대신, 하루종일 소화도 안 되고 머리가 아프니까, 일도 집중이 안 됩니다.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아져서 친구들도 피하게 되고 자꾸 우울해집니다. 왜 신경성 소화불량은 치료를 받아도 좋아지질 않았을까요?

바로 ‘가화만사성’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늘 아내와의 소통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아내에게 이건 이런 게 옳으니 이렇게 바꿔달라고 하면, 아내는 그걸 또 무시해버립니다. 그럼 A씨는 속으로 몇 번을 참다가, 결국 부부싸움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면, 며칠씩 말을 하지 않고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됩니다. 와중에 아내는 아이들을 심하게 혼냅니다. 그냥 타일러도 될 일도 아이들을 심하게 몰아붙입니다. 그 상황에서 그러지 말라고 하면, 그게 빌미가 되어 또 부부싸움이 생겨버립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A씨는 회피심리가 강해졌습니다. 즉, 골치 아픈 가정으로부터 도피해버리고 싶은 마음이죠. 그렇다고 선뜻 이혼을 할 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맘대로 변해주지도 않습니다. 진퇴양난이죠. 이 때 바로 평소 약한 위장 기능이 더욱 약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더욱 그 증상들에 집중하게 됩니다.

남편의 신경성 소화불량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결국 부부 소통의 문제가 좋아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는 잘 났는데 너는 못 나고 부족하잖아’라는 식의 마음을 돌아봐야 합니다. 이런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일상의 대화에서 배어나게 되면, 배우자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결국 내 가정 전체의 문제로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도 그대로 돌아오게 됩니다. 심통부리기 제 154화에서 자세한 내용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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