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맥박수보다 심장 리듬 먼저 잡아라

박효순 기자

뇌경색 위험 높은 심방세동 환자

국내 유병률, 9년 새 약 3배 증가

“진단 1년 내 리듬조절 치료하면

맥박수 조절 치료에 비해 효과 커”

의료진이 심방세동 부정맥 환자의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심장의 구조 및 기능 이상 등을 확인하는 데 유용한 진단법이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의료진이 심방세동 부정맥 환자의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심장의 구조 및 기능 이상 등을 확인하는 데 유용한 진단법이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잔떨림이 발생하는 심방세동은 심장 부정맥 중 가장 흔하다. 대개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을 보인다. 혈액의 흐름이 불규칙해 혈전(피떡)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뇌경색)의 위험요인이다. 심방세동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뇌경색 발생 위험이 5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 환자에게 리듬조절 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김대훈 교수와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연구팀은 21일 “심방세동 환자에게 진단 후 1년 이내에 리듬조절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심방세동은 약물치료와 전극도자절제술,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 치료를 기본으로, 리듬조절(rhythm control) 치료와 맥박수조절(rate control) 치료가 있다. 리듬조절 치료는 심장을 정상 리듬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맥박수조절 치료는 심방세동을 정상 리듬으로 되돌리기보다 맥박수를 조절해 빠르고 불규칙한 심박동으로 인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리듬조절 치료와 맥박수조절 치료는 심방세동으로 인한 심장혈관계 합병증 예방 효과에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정보영 교수 연구팀의 분석 결과 심방세동 진단을 받고 1년이 지나기 전에 리듬조절 치료를 하면 맥박수조절 치료보다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심방세동 진단을 받은 환자 중 뇌졸중 위험도가 2점 이상이며,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2만2635명을 대상으로 진단 1년 내(조기)와 1년 후(지연)의 리듬조절 치료와 맥박수조절 치료의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조기에 리듬조절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맥박수조절 치료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 등의 위험이 19%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리듬조절 치료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맥박수조절 치료보다 좋은 결과를 보였다. 발병 후 9개월 이전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가 1년 이전 치료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대략 리듬조절 치료와 맥박수조절 치료의 이득과 위해(危害) 비율을 계산했을 때 조기 리듬조절 치료의 경우 이득이 2배 정도 높았다. 지연 리듬조절 치료는 큰 이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영 교수는 “리듬조절 치료는 1년 이내, 특히 9개월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맥박수조절 치료에 비해 효과가 크다”면서 “심방세동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하는 시간을 최대한 당겨 조기에 리듬조절 치료를 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고, 심방세동 진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부정맥학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심방세동 환자는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환자 유병률이 2004년 0.5%에서 2013년 1.4%로 늘어났다. 2060년에는 전 인구의 6% 정도가 심방세동으로 고통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심방세동 등 부정맥이 있는 환자들은 술·담배·카페인을 끊고,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잘 풀어야 한다. 심장병을 적극 치료하고,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동맥경화 같은 만성질환을 적극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장에 부담이 적은 적당한 운동, 즉 호흡이 가쁜 심한 운동보다는 걷기 등 편안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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