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요! 희귀질환

정확한 정보, 따뜻한 손길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인터뷰]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

희귀질환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인 관심이 부족하다 보니 희귀질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희귀질환자들의 고통분담을 위해 지난해 1월 ‘희귀난치성질환자 산정특례제도’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희귀질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극복해요! 희귀질환’이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 주>

장민후 대표는 “현재 레어노트는 총 18개 질환별 국내외 치료제 개발 현황, 임상연구 현황, 유전자검사 안내 신청 및 결과 해석, 건강설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한국임상정보’를 론칭해 희귀질환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민후 대표는 “현재 레어노트는 총 18개 질환별 국내외 치료제 개발 현황, 임상연구 현황, 유전자검사 안내 신청 및 결과 해석, 건강설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한국임상정보’를 론칭해 희귀질환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희귀질환자들은 소수이기 때문에 진단까지 막대한 시간이 소요된다. 희귀질환자가 최종진단을 받기까지는 무려 4개 이상의 병원을 거쳐야 하는 일종의 ‘진단방랑’을 겪는다. 또 치료제 역시 개발까지 막대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제약사에서도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희귀질환자들은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간다. 이에 팔을 걷어붙여 희귀질환자들과 같이 싸우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휴먼스케이프’다. 휴먼스케이프는 현재 ‘레어노트’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희귀질환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에 장민후 휴먼스케이프 대표를 만났다.

- 휴먼스케이프에 관해 소개 부탁한다.

휴먼스케이프는 2016년 설립된 헬스케어데이터 기업이다. 대표 서비스는 희귀난치성질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레어노트’ 애플리케이션이다. 레어노트는 미국의 루게릭병 환자단체에서 시작한 웹 기반 환자 커뮤니티 ‘Patient Like Me’를 초기모델로 했으며 현재 18개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질환정보, 최신 치료제 개발 현황 등 환자의 치료 여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레어노트가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통 희귀난치성질환을 의심하거나 진단받은 환자는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한다. 문제는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희귀난치성질환 정보에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많다는 것이다. 또 희귀난치성질환은 환자가 극소수로 정보량 자체가 적다. 이에 레어노트는 산정특례뿐 아니라 환자 전 주기의 치료 여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한 곳에 정리해 제공한다.

이밖에도 레어노트는 휴먼스케이프 유관병원과 협력해 유전상담리포트를 제공한다. 희귀질환에서 유전자검사는 최종진단을 위해 진행하는 일종의 관문이다. 문제는 유전자검사 결과는 전문적인 영역이라 환자가 모든 정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레어노트는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시각화된 유전상담리포트를 제공한다. 특히 유전질환을 갖고 있는 부부가 자녀계획을 세우는 경우 유전자검사를 통해 자녀에서 유전질환 발병률을 예측하고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환자만족도가 높다. 이때 환자데이터는 직접수탁기관과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V)의 모든 동의를 받은 후 데이터를 수집한다. 현재 등록된 데이터는 3400여명으로 많은 수의 환자가 등록돼 있다.

- 레어노트 구축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맞다.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해석이 틀리면 환자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질환에 따라 진행하는 유전자검사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역량이 필요하다. 가령 신경섬유종증의 경우 ‘단일유전자검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유전성망막질환은 원인 유전자가 300여 종에 이르기 때문에 ‘전장엑솜분석’을 시행한다.

따라서 사업 초기에는 자료 번역과 의료진 감수에 집중했다. 하지만 결국 콘텐츠의 최종 수요자는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공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에 회사 내부에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퍼블리싱하는 자체 역량 구축을 서둘렀다. 현재 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팀의 경우 의료진, 약사, 생물학 및 생명과학 전공자 등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로 구성돼 있다.

- 레어노트는 환자들을 위해 제약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들었다.

환자들에게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제약사와 협업하고 있다. 제약사는 임상연구를 위해 정교화된 자료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휴먼스케이프는 환자 동의하에 ▲개발 후보 물질 발굴 및 선정 단계-연구에 필요한 All in One 데이터 패키지 ▲신약 허가 및 시판 후 단계-질환 인지도 제고 캠페인 ▲환자 데이터 정기 구독 서비스 ▲환자와 의료진 라포 형성을 돕는 KOL모바일 상담솔루션 등을 제약사에게 제공해 치료환경 개선을 꾀한다.

- 환우회, 환자단체와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것 같다.

레어노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환우회와 환자단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레어노트 개발·운영 초기에는 유전성망막질환자들이 모여 있는 ‘실명퇴치운동본부’와 긴밀히 협업해 왔다. 이밖에도 한국폼페병환우회 등 여러 단체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다행히 환자단체의 경우 환자들과의 접점 기회가 많았지만 개별 환자의 접촉이 어려웠다. 이에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최근에는 환자 본인이 제공한 데이터가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치료환경 개선에 자신이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효능감이 데이터 제공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환자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보안이 무척 중요하다.

맞다. 헬스케어 데이터에는 의무기록과 일상생활에서 축적되는 라이프로그 데이터 등이 광범위하다. 데이터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블록체인 ▲국제표준 정보보호 경영시스템 인증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데이터 보호에 힘쓰고 있다.

우선 레어노트를 사용하는 환자데이터와 접근 현황 등은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특히 환자 데이터를 제3자가 열람할 경우 이동 정보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게 이더리움 기반으로 기록해 환자정보 유출방지를 꾀하고 있다. 또 4월 20일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지정한 정보보호 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 27001)과 의료개인정보보호 시스템 국제표준(ISO 27799)인증 동시 취득 등 국제적 수준의 정보보호 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밖에도 유전체 데이터는 민감하기 때문에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중 ‘콜드 월렛’이라는 별도의 보관소를 설계해 운영 중이다.

- 레어노트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개선하고자 하는 부분은.

데이터 수집 방법을 개선하고자 한다. 현재 의무기록은 병원을 방문해 사본을 받아야 한다. 또 유전자데이터는 환자들이 USB에 저장해 보내는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론칭한 ‘나의 건강기록’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에 축적된 데이터를 레어노트에 자동업로드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환자 동의하에 과거 병원 방문기록을 빠르게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향후 목표는 무엇인지.

올해는 ‘한국임상정보’ 서비스 론칭이 주 목표다. 현재 레어노트는 총 18개 질환별 국내외 치료제 개발 현황, 임상연구 현황, 유전자검사 안내 신청 및 결과 해석, 건강설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따라서 올해는 한국임상정보 서비스를 론칭해 더 많은 임상연구 정보를 선보이려 한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