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침습적 치료로 척추관 협착증 개선

김용철 전 대한통증학회장
[의술인술]최소 침습적 치료로 척추관 협착증 개선

10여년 전부터 지속된 요통과 양측 하지통으로 고생하는 78세 여자 환자는 서 있거나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심하게 저리고, 심지어 밤에는 저려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차라리 이럴 바에는 다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환자분은 전에 심장동맥 우회술을 받았고 뇌경색 때문에 우측 편마비도 있는 상태였다. 당뇨, 갑상샘 기능 저하증, 만성 신부전까지 동반되어 있었고 항응고제를 포함해 한번에 한 줌의 약을 복용해야 했다. 여러 병원에서 수차례 다양한 신경치료를 했으나 일시적 효과만 있어 장기적이고 효과적인 통증 해소를 목적으로 척수자극기를 삽입했다. 이후 하지통은 어느 정도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으나 요통은 좋아지지 않았고, 하지통까지 다시 심해져 급기야 휠체어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 환자는 수술이 필요한 추간판 부위가 두 군데나 되어 수술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척수자극기도 수술에 걸림돌이 되어 통증치료 의사로서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환자의 통증이 너무나 극심해 최신 마취기법인 수면마취로 경피적척추내시경수술을 시행, 마침내 고질적인 척추관 협착증을 해결하게 되었다.

이처럼 최근에는 많은 수술들이 최소 침습적 치료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뇌동맥류 치료도 개두술에서 코일 색전술로, 흉부를 절개하는 관상동맥 우회술은 스텐트 삽입술로,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척추 앞쪽과 뒤쪽을 고정하는 수술에서 경피적척추체성형술로 치료가 바뀌고 있다. 동반 질환이 많거나 증세가 심한 환자분들의 경우 이러한 비침습적인 수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정착되는 추세이다.

경피적척추내시경수술은 수면마취하에서 1㎝ 내외의 절개창을 만든 뒤 내시경을 통해서 수술을 한다. 대부분 하루나 이틀 후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

주요 수술 적응증은 디스크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이다. 디스크 탈출증은 다리를 똑바로 편 상태에서 아픈 쪽 다리를 40도 이상 들어올릴 수가 없고,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극심해진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척추 바깥으로 나가는 구멍이 퇴행성 변화에 의해 심하게 좁아지거나 황색인대가 지나치게 두꺼워져서 척추 중앙의 척수신경들이 압박을 받게 되고, 따라서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려서 구부리고 앉아서 쉬면 증상이 호전되곤 한다. 허리를 구부리고 걸어야 척추신경이 나가는 구멍이 넓어지니 이러한 증상을 가진 분들은 대부분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며 걷거나 조금 걸은 후 주저앉아 쉬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수술 전 신경근전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수술의 예후(질병의 경과에 대한 예측과 결과)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술 전부터 심한 신경 손상이 있는 경우는 수술을 하더라도 기존의 신경 손상에 따른 증상까지 호전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척추관 협착을 개선시켜 주면 눌렸던 신경들의 압박이 해소되어 기존의 신경 증상들도 점차 호전되는 것을 임상에서 많이 경험했다. 수술 부위를 정확히 결정하기 위해서는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선택적 신경블록(신경차단술)을 통해 정확히 확인하고, 이를 자기공명영상(MRI)과 비교해 보는 것이 성공의 열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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