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의 날

‘간경변증’,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 아닙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간경변증환자 증가세…5년 새 13.8%↑
초기 증상 없어도 원인은 비교적 명확
원인 조절하고 고위험군 정기검진 필수

간경변증은 만성간질환과 술, 지방간 등 과거부터 지속돼온 여러 원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원인을 적극 조절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간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면 간경변증을 얼마든 조기발견·예방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간경변증은 만성간질환과 술, 지방간 등 과거부터 지속돼온 여러 원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원인을 적극 조절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간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면 간경변증을 얼마든 조기발견·예방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0월 20일은 간(肝)의 날이다. 간질환은 워낙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전문가들은 늘 조기발견과 예방의 기회는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간경변증은 하루아침에 오는 병이 아니다. 대부분 만성간질환에서 진행해 이때 바짝 관리하면 얼마든지 간경막을 수 있는 것이다. 아직 간경변증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이미 국내 간경변증환자는 최근 5년간 13.8%나 증가(2016년 10만3350명→2020년 11만7686명),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간손상, 간경변증 불러

간은 재생능력이 좋은 장기다. 하지만 아무리 회복능력이 뛰어나도 지속해서 손상되면 버티지 못하고 간기능도 점차 떨어진다.

특히 간세포에 염증이 반복되면 정상세포가 파괴되고 상처 회복과정에서 흉터조직처럼 대체된다. 이를 간 섬유화라고 하며 이 상태가 심해지면 간이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든다. 이것이 바로 간경변증이다. 상처 난 자리에 계속 상처가 나면 해당 부위가 쭈글쭈글해지는 것을 떠올리면 한결 이해하기 쉽다.

■초기 증상 없어 더욱 주의해야

간경변증 역시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설령 증상이 있어도 식욕부진, 피로,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쾌감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어서 단번에 의심하긴 어렵다.

보다 뚜렷한 증상은 합병증이 발생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간경변증은 합병증 유무에 따라 대상성 간경변증과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하일 교수는 “다만 만성간염환자에서 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때 뚜렷한 증상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꼭 필요하다”며 “비대상성 간경변증까지 진행한 경우 황달이나 복수, 혈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이 경우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간염, 술, 지방간 등 원인 명확

간경변증은 증상이 없어 더욱 위험하지만 대부분 원인이 명확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바이러스간염, 술, 지방간 등이 대표적이다.

▲만성 B형·C형간염=바이러스성간염 중 급성 A형간염은 만성화되지 않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B형·C형간염은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면 만성화돼 간경변증은 물론, 간암의 씨앗이 된다. 특히 40세 이후부터 발생위험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정기검사를 통해 B형·C형간염 감염여부를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술=음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같은 양이더라도 한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더 위험하다. 직업 특성상 음주가 불가피하다면 스스로 음주량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마다 음주량과 횟수, 알코올 대사능력, 성별 등 개인차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소주 8잔, 여성은 4잔 이하가 안전하다고 알려졌다. 단 이미 간경변증이 발생한 상태라면 금주만이 답이다.

▲지방간=지방간은 간경변증의 중요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로 크게 음주에 의해 발생하는 ‘알코올성지방간’과 비만 등에 의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특히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환자가 지방간을 동반할 경우 만성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는 별다른 증상 없이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원인질환을 관리하고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정기적인 간검사 통해 꾸준히 관찰

간경변증은 정기검진을 통해서도 충분히 조기발견·예방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신동현 교수는 “대표적으로 간과 연관된 혈액검사에는 간기능검사(AST/ALT)가 있는데 이는 간 내부에 있는 효소로 간이 손상되면 농도가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며 “따라서 해당 수치가 높게 나오면 간손상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간질환이 있어도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거나 질환이 없는데도 나이나 체중에 따라 수치가 올라갈 수 있어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안심해선 안 된다”며 “특히 간경변증 고위험군은 정기관찰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만성간염 가능성이 높은 경우 ▲간기능검사에서 이상을 보일 원인이 없는데 간수치가 6개월 이상 지속해서 높거나 ▲관련 검사에서 진행된 간섬유화 의심소견이 보이는 경우 등은 정기적으로 간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경변증은 복부초음파, CT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간경변은 이들 검사만으론 진단이 어려울 수 있어 탄성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원인이 모호한 경우 다른 간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이미 간경변증이 발생했다면 적절한 치료와 생활관리를 통해 간암 예방에 바짝 신경써야 한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매년 간경변증환자 중 약 5~7%에서 간암으로 발전한다.

다행히 국가암검진제도를 통해 ▲만 40세 이상의 간경변증환자 ▲B형 바이러스항원 양성자 ▲C형 바이러스 항체 양성자 ▲B·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자는 6개월 주기로 간초음파검사 및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 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