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파킨슨병의 날

‘파킨슨병’, 일찍 치료 시작하면 일상활동도 OK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운동장애증상 특징…변비, 우울감 등도 주의 깊게 살펴야
약물치료, 수술 등 증상 따라 다양한 치료 시도할 수 있어
꾸준한 재활치료 증상 개선 도움…집에서도 걷기운동 가능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가만히 있는데도 손이 떨리거나 몸이 뻣뻣해지면서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면 파킨슨병을 의심하고 속히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가만히 있는데도 손이 떨리거나 몸이 뻣뻣해지면서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지면 파킨슨병을 의심하고 속히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파킨슨병은 환자의 약 85%가 70대 이상일 만큼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치매보다 인지도가 낮아 조기진단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떨림, 경직 등 주 증상…초기엔 다른 증상 나타날 수도

파킨슨병은 도파민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은 몸의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뇌신경 전달물질로 마치 기계의 윤활유처럼 우리가 움직이고 싶을 때 움직이게 해주고 더 잘 움직일 수 있게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파킨슨병환자들은 도파민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도파민을 분비하는 특정 신경세포들이 파괴돼 생성되지 않거나 잘 분비되지 못하기 때문. 이에 손발이 떨리거나 움직임이 느려지고 몸이 뻣뻣해지며 걸음걸이가 불안정한 증상이 나타난다.

더구나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이러한 특징적인 증상들마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허륭 교수는 “파킨슨병 초기에는 전형적인 운동장애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후각장애, 변비, 우울증상이 먼저 나타나 단순 노화인 줄 알고 있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부모님께 평소와 다른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기본은 약물치료…약효, 증상 따라 수술도 고려

파킨슨병으로 진단되면 기본적으로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한다. 다행히 약물을 복용하면 거짓말처럼 좋아지는데 문제는 약 효과가 잘 듣는 일명 허니문기간(대개 5~7년 정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져 떨림, 경직 등 파킨슨병의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장기간 약물복용으로 소화장애, 변비 같은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으며 우울감, 수면장애 등도 나타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오랜기간 약물을 복용해 약효가 짧아지고 운동 합병증이 심하다면 뇌심부자극술 등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하지만 적용 가능한 사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술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 증상을 5단계로 분류한 호앤야 척도.

파킨슨병 증상을 5단계로 분류한 호앤야 척도.

이때 활용되는 것이 호앤야 척도다. 이는 파킨슨병을 증상에 따라 총 5단계로 분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중기단계인 3단계 이전에 수술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허륭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수술 후 전기자극 발생장치를 작동시키면 뇌에 심어둔 전극에 전기자극이 시작돼 운동장애증상이 서서히 호전되면서 일상생활의 질이 향상된다”며 “파킨슨병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은 완치보다는 증상 악화를 막아 환자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기치료로 삶의 질↑…가족 노력·꾸준한 운동도 필요

이처럼 파킨슨병은 아직 난치성질환이지만 분명한 것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일반적인 사회활동은 문제없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김희진 교수는 “파킨슨병은 난치성질환이지만 치료제와 치료기술의 발달로 증상 악화를 막아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약물과 수술 외 지속적인 운동도 치료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혼자 운동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재활치료를 통해서라도 꾸준히 운동하라”고 조언했다.

가족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파킨슨병환자들은 낙상위험이 크기 때문에 집안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좋다. 특히 너무 깊숙이 들어가거나 낮은 의자는 바꿔야 한다. 무게중심이 뒤로 처져 있어서 한 번 앉으면 쉽게 못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화장실에는 미끄럼방지 타일을 깔고 항상 물기가 없게 유지해야 한다.

또 보행장애가 심하다면 집안 바닥에 초록색 테이프를 붙여놓고 이를 보고 걷게 하는 것이 좋다. 부족한 도파민 대신 시각적인 자극이 몸을 움직이도록 돕는 것이다. 꾸준히 하면 움직임 개선은 물론 운동효과도 얻을 수 있다.

* 이 증상 나타난다면 파킨슨병 의심!

- 쉬고 있을 때 한쪽 손이나 발 또는 턱이 떨리는 경우
- 걸을 때 한쪽 팔이 흔들리지 않거나 한쪽 다리가 끌리는 느낌이 있는 경우
- 자꾸 몸이 앞으로 숙여지면서 종종걸음이 걸어지는 경우
- 옷을 입고 단추를 채우는 데 전보다 오래 걸리는 경우
- 목소리가 작아지거나 발음이 웅얼거리듯 들리는 경우
- 걸음이나 행동이 전보다 느려지거나 소파에 깊숙이 앉으면 일어나기 힘든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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