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상담소

물을 얼마나, 어떻게 마셔야 할까

최미랑 기자
[끼니 상담소]물을 얼마나, 어떻게 마셔야 할까

독자님, 안녕하세요.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 끼니로그를 보내 드리는 도토리 에디터입니다.

무더위와 냉방병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요. 습하고 더울 때일수록 물을 잘 챙겨 마시는 게 중요한데요.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놓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국영양학회 분석 결과를 보면 물을 충분히 마시는 사람은 10명 중 4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해요. 특히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지속해서 가벼운 탈수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흔해, 관련 연구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만성적 수분 부족은 피로와 무기력을 부르고, 신장 결석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평소 물을 어떻게 챙겨 마실지 고민되셨다면, 이 기사를 찬찬히 읽어주세요. 약간만 주의를 기울이면 수분 부족을 충분히 피할 수 있답니다.

하루 2ℓ까지 마시지 않아도 돼요

혹시 ‘물은 하루에 2ℓ쯤 마셔야 한다’라고 알고 계신다면, 절반 정도만 맞는 말입니다. 성인 기준으로 하루 2ℓ 이상의 수분이 우리 몸에 필요한 건 맞지만, 음식을 통해서도 많은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이 많은 양을 물로 마셔야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상적인 수분 섭취량에 있어 누구에게나 통하는 정답은 없습니다. 평소 많이 먹는 음식, 날씨, 일하는 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쳐요.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수분 충분 섭취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독자님의 나이와 성별에 해당하는 섭취량을 한번 점검해 보세요. (실제로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보시는 게 좋습니다.)

표

표에 나오는 ‘액체’에는 ‘물’과 ‘음료’ 모두 포함됩니다. 예컨대 35세 여성이라면 1000㎖를 물 또는 음료로 섭취하는 게 적당하다는 뜻입니다. 1000㎖니까, 200㎖들이 컵으로 다섯 잔이면 되겠어요.

한국영양학회는 “당류나 나트륨, 카페인, 알코올이 든 ‘음료’는 줄이고, 되도록 생수나 보리차 등 ‘물’ 위주로 액체를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해외 보건당국 권고 사항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영국 보건당국(NHS·국가의료서비스)은 “물, 우유, 차와 커피 등 ‘무설탕 음료’를 하루 6~8잔 마실 것”을 권합니다.

음료수 대신 물이 올라온 식탁.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Maddi Bazzocco

음료수 대신 물이 올라온 식탁.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Maddi Bazzocco

맹맹한 물이 싫다면 물에 티백이나 레몬, 라임을 조금 넣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설탕이 들지 않은 차와 커피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이지만, 카페인이 든 음료는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수분 배출을 늘린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카페인 대사와 작용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커피를 마신 후에 목이 마르거나 수분 배출이 활발한 게 느껴진다면 따로 물을 꼭 챙겨 드시는 편이 현명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물을 마시고 일과를 시작해요

혹시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마시는 게 커피라면, 습관을 한번 바꿔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루 중 가장 수분이 부족한 시간이 잠에서 깨어난 이른 오전이거든요.

모닝커피가 물의 자리를 대신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Devin Avery

모닝커피가 물의 자리를 대신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Devin Avery

먼저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면 몸이 제 기능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위와 대장의 활동을 자극해 소화와 배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요.

날씨가 무덥고 갈증이 나면 시원하고 달콤한 탄산음료와 주스류가 당기게 되는데요. 당장엔 갈증을 해소해 주는 것 같지만, 포도당 비율이 높아 체내 수분 흡수율이 오히려 떨어진다고 합니다.

운동할 때 마시면 좋다고 광고하는 ‘스포츠음료’는 특히 경계해야 해요. 이정민 세브란스병원 영양사는 <식탁의 정석>에서 “당분이 10% 이상 함유된 이온 음료도 수분 흡수율을 저하하고 당분 섭취량을 늘리므로, 혈당 관리나 체중 조절을 목적으로 운동하는 경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했습니다.

식사와는 거리를 두는 편이 좋아요

음식을 먹으면서 물을 포함한 액체류를 마시는 건 피하는 게 좋답니다.

식사 중에 많은 양의 물, 국, 주스를 마시면, 밥에서 분해된 당분이 물에 녹아 빠른 속도로 십이지장까지 넘어간다고 합니다. 혈당이 올라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위산이 많이 나와서 위염, 식도 역류, 복통 등이 일어날 수 있어요.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식사 종류가 무엇이 되었든 액체류는 적게 먹는 것이 좋다. 뿐만 아니라 음식이 위에 머물러 있는 식후 1시간 이내에도 액체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요

갈증 해소엔 어떤 음료수보다 물이 좋습니다.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Lanju Fotografie

갈증 해소엔 어떤 음료수보다 물이 좋습니다. 사진 출처 : 언스플래시 Lanju Fotografie

어떤 섭취 권고량보다 중요한 게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물을 가까이 두고 자주 마시면서 얼마나 마실 때 가장 편안한지 검사해 보세요. 이럴 때는 꼭 물을 마셔야 합니다.

- 진한 노란색 소변이 나온다.
- 입, 입술, 눈이 건조하다.
- 피곤하거나 현기증이 난다.
- 하루 4번 미만으로 소변을 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챙겨 마실까

중요성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실천이 어렵다면, 다른 분들의 습관에서 힌트를 얻어 보세요.

뉴스레터 끼니로그를 통해 비법을 공유해 주신 일곱 분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참고할 만한 것이 있다면 꼭 메모해 두셨다가 한 번 해보세요.

Ga 님

바깥에서는 텀블러에 챙겨 다니고, 집에서는 생수병 물이나 끓인 보리차를 마십니다.

원래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기도 하지만, 확실히 물 먹는 양을 기록하거나 목표량을 정하는 앱을 사용하니 꾸준히 마시고, 다른 음료수 먹는 빈도도 줄었습니다.

유미 님

물 2ℓ에 베이킹소다로 껍질을 잘 씻은 레몬 슬라이스 4개를 넣어 전날 냉장고에서 천천히 우린 후 먹어요! 레몬의 구연산 성분이 더 많은 물을 먹도록 도와줘서 평소보다 더 자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컵에 한 잔씩 따라 마시면 얼마나 마시는지 가늠이 안 돼서, 큰 통에 담아두고 하루 목표량을 정해 레몬 물, 녹차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시니 확실히 소화도 잘되고, 더위도 피할 수 있어요.

채현 님

저는 혼자 사는데,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ℓ 용량인데 아침에 ‘브리타로 물을 거르고 하루 안에 다 먹겠다’라고 저와 약속해요. 물이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야 잘 챙겨 먹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일단 눈뜨자마자 양치 후 한 컵 마십니다! 그리고 되도록 아침 식사 전 물을 500㎖는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식전에 물을 마시면 과식을 막을 수 있어요!

단호박 님

가끔 얼음물에 레몬즙을 몇 방울 떨어트려 마셔요!

‘물을 자주 마셔야 건강해진다’ ‘오래 산다’ 자기최면을 걸면서 마셔요. 디카페인 차나, 물 대신 마실 수 있는 차를 찾아보면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앵몽 님

보리차 외 각종 차를 마십니다. 물을 늘 가까이 두세요!

오뚜기 님

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면 큰 텀블러에 물을 가득 채워 빨대로 수시로 마십니다.

커피 마신 입안도 헹궈지고 이렇게 하니 물을 많이 마시게 되더라고요.

아라리 님

어느 순간 맹물을 마시기 힘들어져서 주로 티백을 많이 마셔요! 요즘엔 날이 더워서 새콤한 히비스커스를 마시는 중입니다.

옆에 무언가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먹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용량 텀블러에다 물을 잔뜩 담아서 두고두고 마시고 있어요. 투명 텀블러를 쓰는 중이라 물을 다 마시면 금방 눈치채기 좋고요.

참고한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2021.4)

보건복지부, 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2020.11)

영국 국가의료서비스(NHS) 웹사이트(2022.8.5)

이정민, <식탁의 정석>, 봄이다프로젝트

이의철, <조금씩 천천히 자연식물식>, 니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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