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치료 도입, 국내 암 치료 새 시대 여나

박효순 기자

연세대의료원, 상반기 국내 첫선

정밀 조사로 신체에 영향 최소화

기존 양성자보다 2~3배 효과 높아

투병 생활 전반에도 개선 기대감

치료 시간 2분 남짓…통증도 없어

“폐암 등 고형암 생존율 높일 것”

금년 상반기에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입자치료가 국내에서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중입자치료센터에 설치된 입자가속기. 연세의료원 제공

금년 상반기에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입자치료가 국내에서도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중입자치료센터에 설치된 입자가속기. 연세의료원 제공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치료 장비를 이용한 암 환자 치료가 금년 상반기에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암 환자가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 원정을 떠나면 드는 비용은 1억~2억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수천만원이면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의료원(연세의료원)은 3일 “꿈의 암 치료로 평가받는 중입자치료를 2023년 상반기에 시작한다”면서 “중증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해 새로운 치료법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입자치료의 원리는 가속기 싱크로트론이 탄소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조사(照射)하는 것이다. 중입자는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다.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크다. 또 목표 지점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중입자의 특성으로 암세포가 받는 충격을 더욱 키울 수 있다. 이런 특성이 기존 양성자치료보다 암 치료효과가 2~3배 높게 평가되는 주요 이유이다.

X선은 피부에서부터 몸속 암세포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생체 조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암세포에 강한 충격을 주고 싶어도 정상세포의 손상을 고려해 에너지를 조정해야 한다. 반면 중입자는 신체 표면에서는 방사선량이 적고 목표한 암 조직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한다. 이러한 중입자 특성을 ‘브래그 피크’라고 부른다. 암세포 외에 다른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은 환자가 겪는 치료 부작용과 후유증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우수한 치료 효과 외에 암 환자가 겪어야 하는 투병 생활 전반에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홍인 교수는 “중입자치료는 췌장암, 폐암, 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 희귀암의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 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50여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회전형 치료기를 2대 선보이는 것은 연세의료원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곳에 불과하며 회전형이 들어간 곳은 일본 2곳, 독일 1곳이다. 3곳도 회전형은 1대씩 보유 중이다. 회전형은 방사선을 암 부위에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만큼 치료 효과는 높이는 동시에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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