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대 노화에 쉰 소리·성량 부족…물 섭취·금연·금주로 지키자, 내 목소리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시작은 괜찮았다. ‘그래 두렵지만’까지도 조금 떨렸으나 그럭저럭 들을 만했다. 하지만 ‘어디에 있나요’부터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도대체 음정이 올라가지 않았다. 결국 ‘정말 들리시나요’에서 마이크를 내려놓고 말았다. 동기가 낄낄거리며 놀린다. “늙으면 왜 ‘고해’를 못해?”
나이가 들면 목소리도 늙는다. 주름이 늘고 머리가 세는 것처럼, 쉰 소리가 나고 음성의 강도도 떨어진다. 성대 상피층의 점액이 줄고 경화가 일어나 경직되기 때문에 고음불가가 되기 쉽다. 목소리가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의사소통을 위해 절대적인 것은 물론이고, 첫인상의 주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저음의 굵은 톤은 믿음을 주고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는 왠지 주눅 들어 보인다. 목소리가 노화하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불안과 걱정이 증가하니 사회활동이 위축되기 쉽다. 음성 장애는 성대폴립, 고혈압, 당뇨, 갑상선 질환 등 다양한 질환 또는 항히스타민이나 스테로이드 등 약물의 부작용이 원인이다. 하지만 단순히 노인성 음성 변화라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물을 자주 마시고 큰 소리 내는 것을 자제하며 흡연과 음주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목소리를 지킬 수 있다. 비록 노래방에서 폼은 못 잡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친구들과 수다라도 잘 떨려면 또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늙어도 할 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