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 민감도 떨어져…위험 표지에 붉은색 쓰면 어떨까
빨간 바지도 모자라 빨간 구두를 신은 할머니께서 ‘과한 거 아니냐’는 딸의 지적에 ‘밖에 나가봐라, 나 같은 산타클로스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고 하셨다. 이미 입술 또한 붉은색이 선명했다.
늙으면 왜 원색, 그것도 강한 붉은색을 더 선호하는 것일까? 독일의 연구진은 19세에서 90세까지 842명을 조사한 결과 나이가 들수록 파란색보다는 붉은색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색을 구분하고 시각적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수정체 혼탁과 같은 노화가 진행되어 파란색의 인식 민감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강렬한 색채를 선호하는 이유는 색상의 강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져서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노화에 따른 당연한 변화라고 하지만, 선호 색깔이 달라지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일부 치매의 경우 대뇌 후두엽 시각피질의 이상이 생겨, 녹색이나 자홍색의 인식도가 떨어지게 된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고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노인의 경우 붉은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노인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험 표지판이나 공사 현장에 붉은색을 더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나이가 들면 무엇보다 ‘안전 제일’이 우선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