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기능 손실로 ‘유연한 사고’ 어려워져…변화라는 두려움에 맞서보자
“할아버지는 내비게이션 말만 들으세요. 제가 매일 다니는 출퇴근길이라 알아서 간다고 해도 내비 시키는 대로 하라고 우기세요.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의견 충돌이 잦으신 거 같아요.” 한숨을 쉬며 손녀가 물었다. “나이가 드시면 모두 고집불통이 되나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집이 세질 가능성은 크다. 무엇보다 원래 고집 세던 사람이 나이 들어 더하는 경우가 많다.
노회로 인한 심신의 변화도 한몫한다. 생물학적으로 대뇌 신경 네트워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유연한 사고를 하기 어려워진다. 심리적으로는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에 변화를 통한 도전을 두려워한다. 우울증이나 불안증도 고집이 세어지는 원인이 된다.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인지가 지배적이라 변화의 결과가 나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게 된다. ‘싫어, 안 해, 못해’ 등 부정적 반응이 고집쟁이로 오해받기 쉽다.
고집을 부려 늘 좋은 결과만 낳는다면 그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연하지 않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과 마찰이 생기기 쉬우니 환영받기 어렵다. 어색하고 잘 안되더라도 SNS도 하고 키오스크로 주문도 해보고 인터넷뱅킹도 해보자. 변화의 어색함과 두려움에 맞서는 것은, 고집과는 별개로, 현명하게 늙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