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표준적인 치료법이 없었던 중심성망막염 치료에 레이저의 강도를 미세조절해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안과병원 노영정 교수 연구팀은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단위로 레이저 에너지를 조절해 중심성망막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치료법을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의 광응고 레이저보다 훨씬 짧은 시간 동안 방출되는 마이크로초 레이저를 통해 망막 조직의 온도 상승을 막아 시세포 손상 없이 중심성망막염을 치료했다.
중심성장액맥락망막병증이라고도 불리는 중심성망막염은 망막 4대 질환 중 하나로, 황반에 액체가 고여 시각 왜곡과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20~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이 질환이 만성화되면 시력 상실이나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표준치료법이 없던 가운데 기존의 레이저 치료법들은 시야의 중심에 안 보이는 부위가 생기는 ‘중심암점’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있어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527nm 파장의 1.7마이크로초 레이저로 시세포 손상 없이 황반에 많이 모여 있는 망막색소상피세포 일부를 미세하게 응고시키는 반응을 일으켰다. 그 뒤 빛을 흡수하고 망막을 유지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하는 이 색소상피세포를 증식시켜 재생을 유도하는 선택적망막치료술을 시행해 중심성망막염 환자 29명을 치료했다. 레이저 치료부위의 안저 이미지를 분석해 기존 레이저 치료법보다 더욱 세밀한 에너지 강도 조절 후 시술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치료 대상 환자 중 시각 왜곡을 유발하는 액체가 소실된 비율은 치료 후 3개월에 65.5%(19명), 6개월에 89.7%(26명)를 기록했다. 재치료가 필요한 환자 비율은 34.5%(10명)였으나 레이저로 인한 중심암점 등의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중심성망막염이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이 흔하고 50% 이상은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영정 교수는 “표준치료법이 없다 보니 만성으로 진행된 중심성망막염 환자들에게 시도할 수 있는 치료법 선택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만성화된 중심성망막염은 임상 양상이 매우 다양해 유병기간이 경과할수록 치료가 어렵기에 발병 후 3개월 내 자연치유가 되지 않으면 망막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