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체중이 오르내리는 일이 잦고 그 변동 폭이 크면 조기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류지원 교수, 서울대병원 의공학과 윤형진 교수 연구팀은 체중이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체중 사이클’과 조기 치매 발생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에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검진을 받은 40~64세 360만여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했다.
중년기 이후의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는 건강에 나타난 적신호일 수 있다.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면역력 저하, 골다공증 등 다양한 중증 질환과 치매 등 인지장애와의 연관성이 깊은 데다 체중 변동이 클수록 사망률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 체중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단순히 체중이 오르내리는 변화량만을 기준으로 했던 한계를 인식하고, 추가로 체중 증감이 반복되는 주기적 사이클 측면까지 고려해 치매 유병률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연구에서는 1~2년 간격으로 5회 이상 검진을 받은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체중 변화 사이클에서 변동 폭이 이전 체중에 비해 각각 3·5·7·10% 이상이었던 4개의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체중 변동 폭이 3% 미만이었던 정상군과 비교해 3% 이상의 체중 변동 사이클을 경험한 그룹은 치매 발생 위험도가 1.2배 높았다. 10% 이상 그룹에서는 위험도가 2배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추적관찰 기간인 10년 동안 변동 폭이 10% 이상인 체중 사이클을 2회 이상 경험했을 경우 치매 위험은 2.5배까지 증가했다. 체질량지수까지 고려했을 때 1단계 비만 기준에 해당하는 25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치매 위험 역시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체중이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요요현상이나, 이른바 ‘벌크업’이란 표현처럼 체중을 갑자기 늘렸다가 감량 또한 급격하게 진행하는 등의 신체 관리를 되풀이하면서 변동 사이클이 크고 잦을수록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며, 조기 치매 발병률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원 교수는 “체중 관리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는 연구 결과”라며 “체중의 지나친 변동은 대사 스트레스 등 인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중년기 이후라면 적정한 체중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