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애착템’ 햄스터 인형 부활 “인형이 아니라 ‘추억’을 샀습니다”

이유진 기자
오랜 시간 자신의 애착인형이던 햄스터 쿠션 인형이 옛 모습 그대로 재출시되자, 인형 주인들은 ‘신구’ 인형을 나란히 두고 인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다온코리아 리뷰란 사진 캡처.

오랜 시간 자신의 애착인형이던 햄스터 쿠션 인형이 옛 모습 그대로 재출시되자, 인형 주인들은 ‘신구’ 인형을 나란히 두고 인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다온코리아 리뷰란 사진 캡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느낌. 인형을 산 것이 아니라 ‘추억’을 샀어요”

보들보들하고 촉촉한 촉감, 지그시 지은 미소와 납작한 포복 자세로 보는 것만으로 힐링을 부르는 ‘국민 애착인형’ ‘햄스터 쿠션 인형’이 15년 만에 부활했다. 제조사를 향한 ‘애착인형’ 주인들의 끈질긴 재판매 요청 덕분이다. 햄스터 인형 판매 사이트 리뷰란에는 주인들이 20년 간 품어 너덜너덜 해진 구 애착인형과 새로 산 뽀송한 애착인형을 함께 놓고 찍은 인증 사진들이 즐비하다. 저마다 인형과 함께했던 사연과 함께 말이다.

“야자시간, 쪽잠을 단잠으로 만들어준 햄토리 쿠션, 함께한 지 벌써 15년이 넘었네요.”

“20년 된 햄스터와 한 장 찍어봤어요. 재판매 해주신 덕에 저희 집 햄토리는 이제 쉬러 갑니다.”

무엇이 이 봉제 인형의 재탄생을 가능하게 했을까. 올 2월초 재출시를 시작한 주식회사 성업플러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업플러스는 1986년 성업상사를 시작으로 어린이와 키덜트를 위한 고품질 봉제인형을 만들어왔다.

4년 전부터 성업플러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햄스터 쿠션 인형을 재출시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해왔다.

4년 전부터 성업플러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햄스터 쿠션 인형을 재출시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해왔다.

햄스터 인형 제조사 성업플러스에 ‘인형을 재판매 해달라’는 전화가 오기 시작한 것이 벌써 4~5년 전부터다. 자신의 낡고 다 떨어진 햄스터 인형 사진을 회사로 보내며 읍소한 이도 있었고, 터진 인형을 두고 “아이가 이 인형 없이는 잠을 자지 않는다”며 애태우는 엄마의 사연도 있었다.

변동수 성업플러스 대표는 “재출시 요청 전화가 100통 넘게 왔어요. 그런데 햄스터 쿠션 인형 특유의 촉촉하고 보드라운 원단을 국내외 공장을 다 뒤져도 찾을 수가 없었어요. 한동안 포기 했었죠. 비슷한 원단으로라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애착인형인 만큼 그때 그 촉감이 아니면 의미가 없었거든요.”

몇 해를 동분서주하던 변 대표는 마침내 국내 한 공장에서 원단을 찾아내 반가운 재출시 소식을 들고 올 수 있었다. 가격도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1만 7,900원으로 책정했다.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었다는 전설의 ‘핫템’, 햄스터 쿠션 인형이 단종의 길을 걷게 된 건 무슨 이유였을까?

“과거 햄스터 쿠션 인형은 저희 회사 인형 중 매출의 톱일 만큼 인기가 있었어요. 한 집 건너 한 집에 햄스터 인형이 있을만큼 말이죠. 이렇게 많이 보급되다보니 어느 새인가 판매가 저조해졌어요. 자연스럽게 생산 휴지기를 두게 됐는데 이후 원단이 단종되는 바람에 더이상 생산을 할 수 없었죠.”

변 대표는 햄스터 쿠션 인형이 ‘국민 애착인형’이 된 요인으로는 ‘촉감’과 ‘표정’을 꼽았다.

“햄스터만의 보드라운 느낌 때문에 안고 주무신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또 항상 미소 짓고 있는 표정이 인기 요인이었다고 생각해요. 한 청소년 소비자는 ‘다들 나에게 잔소리만 할 때, 방 안 구석에 있는 햄스터는 늘 미소를 지어주었다’라고 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저도 스트레스를 받다가 햄스터 표정을 보면 좀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옛 느낌 그대로 부활한 햄스터 쿠션 인형, 그래서 반응은 더 폭발적이다. 현재 45㎝ 사이즈만 선보인 인형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사이즈로 출시될 예정이다.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