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섬 북부 해안의 노스포인트 지역은 로컬 맛집을 찾는 홍콩 여행자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봄 직한 곳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재래시장과 서민 아파트가 모여 있어 현지인들의 삶을 곁에서 체험하기 좋으며 로컬들이 즐겨 찾는 맛집도 밀집해 있다. 가성비 좋은 수준급 호텔들도 여럿이고 이색적인 관광 포인트도 있다. 빅토리아 하버를 바라보는 해안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거나 산책하기도 괜찮다. 전철 노스포인트역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하다.
노천 시장 사이로 트램이 지나가는 춘영 스트리트마켓은 명물로 꼽히는 재래시장이다. 채소와 과일, 수산물과 고기, 건어물, 약재, 잡화, 각종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빼곡하다. 자바스트리트 마켓과 이어져 있는 이 지역은 현지인들의 활력과 에너지, 부산한 삶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싱싱한 과일을 사 먹기도 좋고 만두, 타르트, 바비큐, 두부 푸딩, 완탕면, 토스트 등 군것질거리도 푸짐하다. 푸줏간 입구에 잘라놓은 돼지 다리나 내장 따위를 줄줄 걸어놔 코앞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진열한 것은 국내 시장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모습이다.
미쉐린 가이드 별을 받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은 주로 홍콩섬 센트럴 일대에 몰려 있지만 노스포인트 지역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쉐린 가이드 등재 레스토랑들이 곳곳에 있다. 생선살로 만든 리소토와 파스타, 프라이 등 아이디어 넘치는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피시홀릭’, 광둥지역에서도 음식 맛 좋기로 소문난 지역인 치우차우 스타일의 음식을 선보이는 ‘치우차우 델리커시’, 딤섬집 ‘봉성주가’, 에그와플을 파는 작은 노점 ‘리긍기’ 등이 대표적이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두부 푸딩을 맛볼 수 있는 60년 된 노포 ‘탁힝룽’(Tak Hing Loong), 둥근 소프트롤 안에 커스터드 크림 등이 가득 채워져 있는 푸딩백을 맛볼 수 있는 ‘제이크앤미’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해변에 자리 잡은 하얏트 센트릭 호텔은 빅토리아 하버를 바라보며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명 ‘뷰 맛집’이다. 이 호텔에서 도보로 25분 거리에 있는 익청빌딩은 사진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일명 ‘몬스터 빌딩’으로도 알려진 이곳은 영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도 등장했다. 다닥다닥하게 붙은 창문밖에 에어컨 실외기가 빼곡하게 걸려 있는, ㄷ자로 둘러선 고층 아파트다. 1960년대에 지어져 엄청난 증축을 이어오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됐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자주 소개되면서 관광 포인트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숨이 막힐 정도로 열악한 주거환경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