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 신경 반응 늦어져 기도로 음식물 흡인…폐렴·질식 등 주의!
“(콜록콜록) 기침 아니에요. 사레, 사레!” 코로나19의 기세가 무섭던 시절, 때가 때인 만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한 어르신은 주변 사람들 눈치를 보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기침을 한다고 모두 코로나19나 감기 같은 상기도 감염의 증상은 아니다. 보통 숨을 쉴 때는 기도가 열려있지만, 음식물을 삼킬 때는 후두덮개가 기도를 막는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기도로 음식물이 흡인(吸引)되어 사레가 들려 기침을 유발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채성원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사레들림이 잦아지는 이유는 뇌 신경의 반응시간이 지연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면 신호가 모터에 전달되어 문이 열리거나 닫혀야 하는데, 오래된 부품 때문에 신호 전달이 늦어지면 문을 빨리 여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사레들림은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음식물이 폐에 염증을 일으켜 흡인성 폐렴과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고, 자칫 이물질이 기도를 막는다면 질식사의 위험도 적지 않다.
사레가 잘 들린다면,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입에 넣지 말고 나누어 먹고 입안의 음식을 다 삼키고 나서 다음 음식을 입에 넣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무리 급해도 문이 닫히지도 않은 엘리베이터가 출발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