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언제 할래?” “나는 언제 손주 안아보니?” “둘째는? 외동은 외롭대”….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받는 명절 잔소리.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7일 온라인 교육업체 에듀윌이 공개한 20~40대 성인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4.2%는 ‘추석 연휴가 기다려진다’고 답했으나 35.8%는 ‘추석이 오히려 스트레스’라고 답했다. 스트레스 이유(복수 응답)로는 ‘가족 및 친척들의 참견이나 간섭’(53.5%)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른 이들은 친척들의 불편한 질문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자연스럽게 자리를 피한다는 ‘회피형’부터, 역으로 질문하는 ‘역공형’이나 동정심을 유발하는 ‘자학형’까지.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각종 대처법을 담은 게시글이 온라인을 달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명절 잔소리 대처 유형을 5가지로 정리했다. 단, 이것은 예시일 뿐. 가족 간에도 지켜야 할 존중의 에티켓이 있다. 딱히 할 말이 없더라도, ‘할까 말까’ 싶은 질문은 입에 올리지 말자.
1. 회피형
“그러게요.” 어떤 잔소리가 날아와도 적당히 대답하고 흘리는 유형이다. 가장 에너지가 덜 드는 방법이다. 영혼 없이 대답하는 게 티 나지 않도록 고개 끄덕이기 등 적절한 동작을 섞어 반응하는 게 중요하다. 딴생각을 하거나 속으로 노래를 부르는 등 다른 데 정신을 집중하면 그럭저럭 견딜 수 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땐 자리를 피하는 방법도 있다. 화장실 가는 척, 회사에서 연락 온 척, 설거지 도우러 가는 척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머쓱한 표정으로 “ㅎㅎ 그러게요” 하고 대답하면서 자리를 뜨자.
2. 메아리형
질문의 마지막 어구만 따서 그대로 대답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가수 김종민이 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공개한 대처법이기도 하다. “만나는 사람은 있니?” 하면 “만날게요”, “회사는 잘 다니니?” 하면 “잘 다녀야죠”, “취직은 안 하니?” 하면 “해야죠”라고 답하는 식이다. “애는 언제 낳아?”라고 한다면? “낳아야죠, 낳아야죠.”
3. 거울치료형
생애주기에 맞게 표현만 바꿔 질문을 돌려주는 이들도 있다. “애 안 낳니?”라고 물으면 “노후 준비는 어떻게 돼가셔요?”라고 ‘역공’을 하는 방법이다. 다만 “왜 이혼 안 하세요?”처럼 강약조절을 잘못했다간 불필요한 갈등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4. 버럭형
갈등이 두렵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반격해 볼 수도 있다. 방송인 박명수는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할명수> 영상에서 제작진이 “빨리 결혼해서 애 낳아야지”라며 상황극을 시작하자 “애 낳으면 키워줄 거야? 애 낳으면 키워줄 거냐고!”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연 금리가 5%이고 경제성장률이 2%밖에 안 돼요. 진짜 결혼을 원한다면 3억원만 주세요” 등 통계를 제시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5. 자학형
갈등 회피도 정면 돌파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동정심 유발’ 전략을 사용해 보자. 채용 서류를 넣은 회사에서 줄줄이 떨어지고 있는데 “취직 언제 하냐”고 묻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표정을 짓고 이렇게 대답할 수 있다. “취직도 못했는데 무슨 명절이에요. 나쁜 취준생! 취준생은 나쁜 집벌레예요. 취준생은 벌을 받아야 해요.” 그렇다고 지나치게 정색한 ‘메소드 연기’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