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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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4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지금 이 생각은 잡념’ 눈 감고 마주하니 비로소 보였다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지금 이 생각은 잡념’ 눈 감고 마주하니 비로소 보였다

    요즘은 집이 좀 더 넓었으면 좋겠다. 방이 딱 한 칸만 더 있거나 마당이 있었으면 좋겠다. 차도 한 대 더 있으면 행복할 것 같다. 그런데 뱃살은 어떡하지? 조금 답답한 상태로 옷을 갈아입다가 거울을 보면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 복근은 내 눈에만 보이나? 40대에도 키가 클 수 있나? 이미 황당한데 거기서 멈추지도 않았다. 영어 말고 컴퓨터 공학 같은 걸 전공했다면 어땠을까? 아, 퇴사는 하지 말걸 그랬나? 그러다 낮에 들었던 말 한마디가 갑자기 떠오르면서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때 못했던 말을 혼자만 생각하면서 상상 속의 말싸움을 다시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업로드한 영상에 달린 그 댓글은 살짝 미친 사람이 쓴 것 같았다. 생각이 날뛰듯 하면서 머릿속에 지옥도를 펼쳐내고 있었다. 아무것도 현실이 아니었는데 마음은 진짜로 상하고 있었다. “나… 엉망진창이네?”해마에 담긴 인생 모든 장면 중일부만 선택해 삶이라 여기는 인간내 안에 어떤 이야...

    2025.05.03 12:00

  • [언어의 업데이트]약자 앞에, 어른 편의 위해 외치는 ‘노’는 NO!
    [언어의 업데이트]약자 앞에, 어른 편의 위해 외치는 ‘노’는 NO!

    우리 집엔 어린이가 산다. 고릴라는 표정을 알 수 없어 무서워하고 경찰은 멋있어서 좋아하는 그 어린이는 아직 모르는 단어가 많다. 그는 아직 우정과 배려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대신 그 어린이는 봄비에 꽃잎이 모두 씻겨 나간 꽃나무를 위로하는 법을 안다. “꽃잎이 다 떨어져서 슬펐을 텐데 내가 바닥에 있는 꽃을 주워서 붙여주면 나무가 따뜻하겠지?” 그 애는 사랑하는 인형과 의리를 지키는 법도 안다. “소방 대피 훈련 때 우리 인형도 대피했지요? 혼자서 남겨지면 위험한데…” 나는 꽃을 잃은 나무에 꽃잎을 붙여주는 마음과 소방 대피 훈련에서 인형 친구도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보다 더 유려하게 우정과 배려를 설명할 자신이 없다. 훨씬 많은 단어를 머릿속에 넣고 살아가는 어른들보다 더 생생한 언어가 그들의 몸과 마음에서 피어나고 있다.우리 집엔 어른도 산다. 그 어른은 너무 많은 말을 알고 있어서 어린이에게 그 뜻을 설명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아이에게 ‘약속’과 ...

    2025.05.03 12:00

  • [수리하는 생활]선으로 연명하는 무선의 함정…컨버터·뜨개질로 되살린 유선의 미덕
    [수리하는 생활]선으로 연명하는 무선의 함정…컨버터·뜨개질로 되살린 유선의 미덕

    바야흐로 ‘무선’의 시대, 블루투스와 충전식 전자기기가 지배하는 세계다. 체감상으로 대중교통이나 카페 등에서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이 얼추 절반은 넘는 듯하다. 쇼핑몰에 가면, 충전식 조명이 진열대에 한가득이다. 캠프용 램프, 독서용 조명, 센서등, 무드등까지 종류가 많기도 하다. 무더운 날 휴대용 선풍기를 손에 든 사람들이 스쳐 갈 때마다 부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돌아보지만, 그 물건이 얼마나 쉽게 고장 나는지 알기에 ‘무선’과 ‘충전’이라는 단어의 이면을 다시금 생각한다.‘무선’ 전자기기는 정말로 우리를 ‘유선’에서 해방시켰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충전식 기기는 반드시 충전해야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것에 맞는 충전 케이블이 필요하다. 제품마다 하나씩 들어 있는 케이블은 정기적으로 버려야 할 정도로 많아진다. 내장된 배터리의 수명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시한부라는 점에서는 같다.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다시 완충되기까지를 1사이클(cycle)이라고 할 때...

    2025.05.03 09:00

  • 이 남자의 입을 빌려 위스키가 이야기를 쏟아낸다…‘위스키 스토리텔러’ 박병진의 집 방문기 [장기자 인더하우스]
    이 남자의 입을 빌려 위스키가 이야기를 쏟아낸다…‘위스키 스토리텔러’ 박병진의 집 방문기 [장기자 인더하우스]

    병에 독수리가 그려진 이글레어라는 버번위스키가 있다. 행사 때면 8만원대에 살 수 있다. 어느 날 남편이 이 술을 들고 온다. 밖에서 마시는 것도 모자라 감히 ‘양주’를 사들인다고? 시음용만큼 잔을 채운 남편이 말문을 연다. “스카치와 달리 숙성을 오래 하지 않는 버번치고는 꽤 고숙성이라 달콤함이 길고 날카로운 피니시가 매력적이지.” 여기서 그치면 하수다.“왜 미국 육·해·공군 대령 계급장에 독수리가 들어가는지 알아? 장교 중 가장 높은 대령, 그 위는 장군 ‘스타’잖아. 독수리가 날 수 있는 하늘과 천상의 별이 존재하는 우주는 공간 자체가 달라. 하지만 모두가 별이 될 수는 없잖아. 군대나 기업을 불문하고 높은 곳에서 빛나는 별은 그들을 받쳐주는 현실의 기둥이 있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하지…”(박병진의 인터뷰 및 칼럼 재구성)위스키 한 잔에 이 정도 스토리를 녹인다면, 기꺼이 시간과 공간을 내어줄 마음이 내키지 않을까. 덕분에 박병진 북스레브쿠헨·...

    2025.05.03 09:00

  • 정갈한 담음새, 알록달록 색감…‘SNS 각’이야! 양갱의 진화
    정갈한 담음새, 알록달록 색감…‘SNS 각’이야! 양갱의 진화

    팥앙금 또는 밤앙금을 굳혀 만든 고체형 디저트, ‘양갱’이 떠오르고 있다. 단단한 듯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과하지 않은 이 디저트는 요즘 카페 쇼케이스 한쪽에 ‘힙한 간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령층의 간식으로 여겨졌던 양갱은 어떻게 SNS를 달구는 K디저트로 부상하게 됐을까.■ 양갱, 양고기 스프에서 ‘국민 간식’으로많은 사람이 양갱을 한국 전통 디저트로 알고 있지만 기원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양(羊)’은 양고기를, ‘갱(羹)’은 국이나 탕을 뜻한다. 본래 중국에서 ‘양갱’은 양고기로 끓인 수프에 가까운 음식이었다. 이 음식이 일본으로 전해져 단팥이나 밤 등을 넣어 굳힌 디저트 형태로 변화했고, 다시 일제강점기 한국에 유입되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음식이 된 것이다.양갱이 국내에 대중화된 계기는 1945년 해태제과가 ‘연양갱’을 자사의 첫 제품으로 출시하면서부터다. 간식거리라고는 감자와 옥수수가 전부였던 시절 작은 은박지에 싸인 네모난 양갱은...

    2025.05.03 09:00

  • 순창의 빨간 맛, 변했다…가볍게, 힙하게…순창 고추장 변신은 무죄
    순창의 빨간 맛, 변했다…가볍게, 힙하게…순창 고추장 변신은 무죄

    ‘발효음식 1번지’로 통하는 전북 순창 전국구로 명성 떨치는 ‘고추장’ 활용 한식 넘어 술·디저트 등 다채로운 시도 방문객들에 ‘색다른 미식 여행’ 선사 전통 장문화 체험하는 ‘발효테마파크’ 작년 ‘떡볶이페스타’ 2만명 몰려 성황한식의 영혼이라 할 수 있는 발효음식, 김치와 장(간장, 된장, 고추장). 이 중 자연스럽게 지역 이름과 등치되는 음식은 고추장이다. 전라북도 순창이 지도상 어디쯤 있는지 모르는 이들도 순창 하면 고추장으로 유명한 건 안다. 한국을 오가는 국제선에서도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것이 이 고추장 아니던가.맛있는 고추장을 만드는 데 최적지인 순창은 발효음식 1번지로 통한다. 지난해 한국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을 계기로 순창은 더욱 존재감을 드러낼 발판을 얻었다. 밥상의 기본이 되는 장부터 술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이색적인 발효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2025.05.03 06:00

  • 그냥 보기만 하는 건 재미없잖아…‘썰’ 더해진 콘텐츠가 뜬다!
    그냥 보기만 하는 건 재미없잖아…‘썰’ 더해진 콘텐츠가 뜬다!

    “전 남친에게는 ‘여사친’이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은 둘이서 밥 먹고 카페에 가고 그런 친구였죠. 하루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는데 느낌이 ‘쎄’하더라고요? 네, 맞아요. 환승(연애)을 했더라고요.”에어쿠션을 두드리며 시작된 이야기는 아이라인을 그릴 즈음 절정에 이르고 입술 색을 채울 때까지 이어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얼굴, 드라마보다 자극적인 이야기, 공감과 분노가 휘몰아치는 댓글까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삼박자에 묘하게 빠져들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 즐겨본다는 ‘전 남친 썰 풀면서 하는 메이크업’ 편의 얘기다.■ ‘방구석 수다방’이 열렸다‘함께하는 외출 준비’를 콘셉트로 뷰티·패션 정보를 공유하며 2030 여성들 사이 인기를 끌어온 ‘겟 레디 위드 미(GRWM, Get Ready With Me)’가 진화하고 있다. 제품 브랜드 정보나 트렌디한 메이크업 팁에 초점을 맞춰온 기존 콘텐츠와 달리 굴욕 연애담, 면접 뒷이야기, 인간관계의 민낯 등 장르 불문 사연이 ...

    2025.05.03 06:00

  • Y2K 상징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부활…일본 하라주쿠 진출
    Y2K 상징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부활…일본 하라주쿠 진출

    캐주얼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MARITHÉ FRANÇOIS GIRBAUD)’가 지난 4월 26일 일본 도쿄 시부야구 하라주쿠에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브랜드는 국내 패션기업 레이어가 전개하고 있다.오픈 첫 주말에는 선착순 300명을 대상으로 한정판 오리지널 코스터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으며, 매장 앞에는 개장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등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틀간 약 1억 원(한화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일본 내 브랜드 인지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최근 공개된 2025년 봄·여름 시즌 캠페인에는 배우 차은우가 새 모델로 참여했다. 관련 화보에 등장한 주요 아이템들이 일본 매장에서 빠르게 품절되는 등, 국내에 이어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이번 매장 오픈을 기념해 브랜드는 일본 벚꽃에서 착안한 ‘사쿠라 컬러’를 적용한 현지 전용 상품도 함께 출시했다. 로고 티셔츠, 볼캡, 에코백...

    2025.04.30 13:01

  • 프랑스 치즈 만들고 싶은 사람 모여라
    프랑스 치즈 만들고 싶은 사람 모여라

    한적한 자연 속에서 프랑스 치즈를 만들며 글램핑을 즐기는 행사가 열린다.유럽연합과 프랑스 국립 낙농협의회가 후원하는 ‘프랑스 정통 치즈’ 캠페인은 다음달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경기 가평 마이다스 호텔에서 ‘치즈 이스케이프 :프랑스 치즈와 도심탈출’ 행사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프랑스 치즈의 문화와 정통성을 체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다양한 프랑스 치즈를 맛보고 장인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참가신청은 프랑스 치즈 홍보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하면 된다.

    2025.04.28 17:34